대상포진 환자 10명 중 6명은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받아야 할 정도로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상포진 환자는 2008~2012년 사이 약 40%가 늘었을 정도로 급증하고 있다.
대상포진은 수두를 일으키는 바리셀라 조스터 바이러스가 원인으로, 어릴 때 수두를 앓고 나면 이 바이러스가 신경세포에 잠복하게 되는데 신체 면역력이 떨어지면 활동을 재개해 신경 주변으로 퍼지면서 대상포진을 일으킨다. 붉은 물집들이 옹기종기 군집을 이뤄 띠 모양으로 나타나며, 타는 듯한 통증을 보이는 게 특징이다.
대한피부과학회는 지난해 전국 20개 대학병원을 찾은 대상포진 환자 1만9884명을 조사한 결과, 56.7%(1만1270명)가 마약성 진통제 처방이 필요했으며, 6.9%(1천368명)는 통증과 합병증으로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할 만큼 상태가 심각했다고 15일 밝혔다.
조사 대상 대상포진 환자 35.4%(7048명)의 환자가 치료 후에도 심각한 후유증으로 고통받고 있었다.
가장 많은 후유증은 전체의 90.9%(6409명)를 차지하는 '통증'이었다.
환자들은 대상포진 치료 3개월 후에도 치료약을 복용해야 할 정도였다. 통증의 정도는 매우 심각한 통증 38.3%(2456명), 최악이라 할 수 있는 고통 2.7%(174명) 등으로 나뉘었다.
다른 후유증으로는 △ 각결막염 등 안구손상 5.6%(392명) △ 청각이상 및 어지럼증 1.7%(118명) △ 대소변이상 1.2%(84명) △ 안면마비 0.6%(45명) 등이 있었다.
또 일반적으로 대상포진은 재발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지만 조사 결과 전체 환자 중 약 4%(822명) 정도가 재발환자로 확인됐다.
대상포진을 다른 질환으로 진단·치료해 문제를 더욱 키우는 일도 많았다. 실제로 이번 조사 결과 대상포진 환자를 다른 질환으로 오인했던 경우가 8.4%(1667명)나 됐다.
계영철 대한피부학회 이사장은 "대상포진은 피부과 입원 환자 중 2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많지만 초기 증상 발생 때 대수롭지 않게 여겨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대로 놔둘 경우 치명적 통증과 신경통 등의 후유증을 동반하는 만큼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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