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활동을 하다 다쳤다는 외래 환자들이 붐비고 있다. 몸을 제대로 풀지 않고 의욕만 앞세워 뛰다가 인대가 파열된 사람이 꽤 많다. 최근에도 18세 고교생이 축구를 하다 전방십자인대가 손상돼 찾아왔다. 점프 후 착지를 하다가 다리가 꺾이면서 우두둑 소리가 났는데, 그 후 무릎이 심하게 붓고 아팠다고 한다.
전방십자인대 손상은 스포츠 손상 중에서도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주로 점프 후 착지를 하다 다리가 돌아가거나, 달려가다가 급하게 방향을 바꿀 때, 갑자기 속력을 줄일 때 발생한다.
뼈와 뼈 사이를 연결하는 강인한 조직을 인대라고 한다. 무릎에는 전·후방십자인대, 내·외측부인대 등 총 4개의 인대가 있다.
전후방십자인대는 다른 인대들보다 질기고 튼튼하다. 파열될 때는 우두둑 하는 소리가 나기도 한다. 이 인대가 파열되면 운동이 불가능하다. 심지어 걷다가 무릎이 빠질 수도 있고 쉽게 넘어지기도 한다. 또 무릎 연골 파열로 이어져 관절염이 빨리 진행된다. 군대에서도 전방십자인대를 다치면 대개 제대해야 할 만큼 심각하고 완전히 회복하기 힘든 병이다.
하지만 전방십자인대 손상의 약 50∼80%는 준비운동으로 예방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주의를 기울이면 사고를 막을 수 있다는 얘기다.
우선 운동을 하기 전, 가벼운 걷기와 스트레칭을 하는 게 좋다. 제자리 뛰기를 통해 몸을 이완시키면 근육의 신축성이 좋아지고 심장과 혈관 모두 강한 충격에 버틸 준비를 하게 된다.
운동을 시작한 후에도 ‘테크닉’이 필요하다. 착지할 때는 다리를 오므리지 말고 두 무릎을 벌려야 충격의 부담을 덜 수 있다. 평소에는 균형을 잡는 운동을 해 무게가 한쪽으로 쏠리지 않게 한다. 몸이 피곤하면 반사 신경이 약해져 다칠 가능성도 커진다. 그러니 피곤할 때는 과격한 운동은 피한다.
환자가 젊고 활동적이라면 전방십자인대 손상을 수술로 치료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수술 이전의 컨디션을 완전히 회복하기는 어렵다. 다행히 최근엔 많은 연구가 진행돼 효과적인 수술 방법이 개발됐다. 수술을 제대로, 정확하게 끝내면 관절염을 많이 줄일 수 있다는 결과도 나오고 있다. 필자 역시 이중 다발 전방십자인대 재건술을 개발했고, 이 치료법의 장점을 국내외 학술지에 보고한 바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날씨가 따뜻할 때 많이 발생하는 전방십자인대 손상은 준비운동만으로도 발생 빈도를 줄일 수 있다. 손상이 발생하면 충분한 경험을 가진 전문의에게 치료를 받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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