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선 큐리오시티, 방사선량 분석 “1년내내 매주 CT 전신촬영하는 꼴”
NASA, 피폭량 줄이는 우주복 등 강구
올해 2월 말 전직 미국항공우주국(NASA) 엔지니어인 데니스 티토가 2018년까지 화성에 관광객을 보내겠다고 밝혀 이목을 집중시켰다. 화성은 제2의 지구라고 불리며 머지않은 미래에 인류가 정착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태양계 행성으로 꼽힌다. 실제로 NASA는 2030년대 중반까지 화성 궤도를 도는 유인 우주선을 보낸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러나 걸림돌이 생겼다. 지구에서 화성까지는 최소 6개월이 넘는 항해를 해야 하는데, 이 기간에 우주 방사선 노출량이 예상 밖으로 크다는 것. 화성까지 가기 위해서는 암 환자가 되는 것을 무릅써야 한다는 말이다.
최근 NASA는 화성으로 여행하는 우주인들은 662mSv(밀리시버트)에 달하는 우주 방사선에 노출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2011년 지구를 떠나 지난해 화성에 착륙한 화성 탐사선 큐리오시티가 화성으로 가는 동안 측정한 우주 방사선량을 처음으로 분석해 공개한 것이다.
mSv는 방사선 피폭량을 나타내는 단위로, 1Sv(시버트·1Sv는 1000mSv)가 늘어날 때마다 암에 걸릴 확률은 5%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NASA의 가이드라인은 우주인 암 발생률 제한치를 3%로 정하고 있는데, 이를 수치로 환산하면 600mSv 이상의 방사선량에 노출돼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그런데 이번에 공개한 662mSv의 방사선 노출량은 NASA의 가이드라인을 훌쩍 넘고 있다.
우주여행을 할 때 노출되는 방사선은 초신성 폭발이나 산발적인 흑점 폭발 활동에 따라 방출되는 태양에너지 입자에서 나온다. 지구에서는 지구 자기장이 이런 방사선을 차단해 주지만, 우주 환경에서는 고스란히 노출된다는 것. 국제우주정거장(ISS) 내부에 머무르는 승무원은 연간 약 200mSv의 방사선에 노출된다. 지구에서는 일반적으로 연간 3mSv의 방사선 노출에 그친다. 엑스레이 촬영을 할 때 노출되는 방사선량도 1.2mSv에 불과하다.
캐리 자이틀린 NASA 공동연구원은 “이번 결과는 1년에 5, 6일마다 한 번씩 전신 CT 촬영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발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화성까지 가는 시간을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이 나오지 않는 이상 노출 방사선량을 줄이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NASA 엔지니어들은 우주 방사선 피폭량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고려 중이다. 두꺼운 겨울 코트처럼 생긴 방사선 차폐 우주복이나 태양 폭발 활동이 활발할 때만 제한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차폐 피난처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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