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 의약]지속적 R&D로 제품군 넓히고 생산 늘려 ‘백신 주권’ 지킨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6일 03시 00분



최근 뇌수막염 백신과 일본 뇌염 백신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보건소 어린이 백신 접종에 차질이 생기는 등 국내 백신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우리나라 백신 산업이 자체 생산률이 낮고 해외 의존도가 높은 편이어서 생겨난 문제다.

SK케미칼은 2006년부터 백신 개발을 차세대 성장 사업 중 하나로 정했다. 2008년에는 국내 대표적 바이오벤처인 인투젠을 인수하는 등 영향력을 키워 나가고 있다.

현재 SK케미칼에서 다루는 백신은 총 11가지로 B형간염과 수두, DTP(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소아마비, MMR(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 Td(파상풍·디프테리아) 같은 국가 필수 예방접종 백신부터 뇌수막염, 독감 백신 같은 기본 백신까지 다양하다. 여기에 폐렴, 자궁경부암, 로타바이러스 백신 등 글로벌 제약사와 협력 관계를 맺고 최신 백신제도 들여왔다. 백신 생산은 경기 오산시 고현동에 있는 SK케미칼 오산 공장에서 담당하고 있다. 최근에는 독감 백신과 성인용 Td 백신, DPT 백신을 국내 최초로 주사기 안에 약물이 미리 채워진 형태(프리필드 시린지)로 발매했다.

글로벌 백신 회사들은 갑작스러운 백신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백신 생산과정을 세포 배양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유정란’을 이용하는 기존 방법 대신 포유류의 세포주(세포 배양을 통해 계속 분열하고 증식해 대를 이을 수 있는 배양 세포)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SK케미칼 관계자는 “갑작스럽게 인플루엔자가 유행할 때도 탄력적으로 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다”며 “균이 없는 환경에서 격리된 채 작업이 진행돼 불순물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고 비교적 짧은 기간인 2∼3개월 내에 백신을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SK케미칼은 2010년 경북 안동시 풍산읍에 있는 안동경북바이오단지 내에 산업통상자원부(옛 지식경제부) 광역경제권 연계협력사업인 ‘인플루엔자 등 백신원료 맞춤형 생산지원사업’의 지원을 통해 ‘세포 배양 방식의 인플루엔자백신 생산 설비’를 만들고 있다.

이 사업은 국민보건 증진을 위해 국가 필수 예방백신 등의 개발, 생산을 정부의 지원을 받아 하는 것이다. 6만3000m²(대지면적)의 공간에 연간 1억4000만 도즈(복용량)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원액 및 완제 생산시설부터 제품 검증 시설, 물류창고 등 모든 부대시설을 포함하고 있고 차세대 제품 개발에 필요한 실험 시설까지 들어갈 계획이다.

세포 배양 방식을 활용한 자체 백신 개발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7월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동물세포 배양 기술을 이용해 개발한 ‘세포배양 인플루엔자백신’의 임상 시험 계획을 승인 받았고 현재는 임상을 진행 중이다.

SK케미칼 관계자는 “그동안 우리나라 백신 사업은 중장기적인 투자 형태가 없고 해외 의존도가 높아 탄력적인 생산, 자체 백신 개발 등으로 ‘백신 주권’을 지키는 것이 과제였다”며 “제품군을 다양하게 넓히고 생산 시설을 만들고 연구개발(R&D)을 지속적으로 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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