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 의약]해외 제약 강세인 고혈압 치료 시장, 국내 신약으로 맞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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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제약은 1월 자사 고혈압 신약인 ‘카나브’에 대한 임상시험을 마쳤다. 총 1만4151명의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한 국내 최대 규모의 임상시험이었다. 보령제약 측은 임상시험 결과 자사 신약이 글로벌 메이저 고혈압 신약과 비교해 혈압을 내리는 효과뿐만 아니라 안전성 면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고 밝혔다.

카나브는 이번 임상시험에서 다른 약에 비해 20% 이상의 우수한 혈압 강하 효과를 보였다. 카나브를 복용한 고혈압 환자들의 수축기 혈압은 18.7bpm, 이완기 혈압은 9.7bpm, 맥박은 2.5bpm 정도 감소했다. 또 카나브의 복약순응도는 98%로 우수한 결과를 나타냈다. 복약순응도는 환자가 의사 처방대로 약을 복용하는지를 가리키는 용어다. 이번 결과는 1월 말 과학기술 논문 인용색인(SCI)급 저널에도 소개되며 국제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카나브는 보령제약이 2011년 3월 국내 최초로 개발한 고혈압 신약이다. 본격적인 개발 기간만 12년, 투자한 금액은 500억 원에 달했다. 카나브가 발매되기 이전까지만 해도 국내 고혈압 치료제 시장은 외국 제약회사들의 무대였다. 국내 제약회사가 개발한 고혈압 치료제가 단 한 종류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령제약은 고혈압 치료제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일찌감치 준비를 해 왔다. 1992년부터 신약 개발을 위한 준비를 시작해 1998년부터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했다.

이처럼 글로벌 제약회사들이 장악한 고혈압 치료제 시장에 뛰어든 건 고혈압 치료제 시장이 의약품 시장 가운데 가장 크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고혈압 환자는 40세 이상 성인의 30%인 660만 명으로 추정된다. 카나브와 같은 ARB계열의 고혈압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12년 기준 6500억 원대로 매년 10% 이상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카나브는 발매 첫해인 2011년 100억 원, 지난해엔 205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국내 신약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리는 약으로 자리매김했다. 보령제약은 올해 안으로 기존 제품에 이뇨 작용을 더해 효능을 높인 ‘카나브 이뇨복합제’를 발매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보령제약은 올해 5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카나브의 해외 진출도 순조롭게 출발했다. 2011년 멕시코를 포함한 중남미 13개국에 2300만 달러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을 한 이후 브라질, 러시아에도 진출하며 지금까지 총 8860만 달러의 기술 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지난해 말 보령제약은 해외 진출을 위한 전담조직도 신설했다. 올해는 중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미국, 유럽 등과 수출 계약을 진행 중이다.

보령제약은 2015년까지 국내 고혈압 치료제의 시장 점유율 10% 이상을 확보해 매출 1000억 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내년에도 새로운 기능을 더한 복합제를 추가로 발매할 예정이다.

보령제약 최태홍 사장은 “카나브는 한국 제약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제품이 될 것이다”고 자신하며 “지금까지 한국에서 나온 신약 가운데 발매 1년 만에 매출 200억 원을 돌파하고 2년 만에 500억 원을 바라보는 신약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카나브는 기존 국내 신약들이 보였던 시장성의 한계를 뛰어넘고 있을 뿐 아니라 약효의 안전성까지 입증된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김호경 기자 whalefish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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