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희 신임 서울대병원장(60·순화기내과·사진)이 최근 취임 뒤 첫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포부다. 오 원장은 “의료계도 창조경제의 한 축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 뒤 “창조 의료를 펼치기 위해서는 융복합형 교육과 연구를 위한 인프라 구축이 절실하다. 관악캠퍼스 내에 융복합 연구병원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융복합연구병원은 일반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병원이 아니다. 맞춤 치료로 가기 위한 신약 임상시험 등 연구를 중심으로 하는 병원이다. 생명과학 관련 학과가 밀집된 관악캠퍼스를 병원 예정 용지로 지목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융복합연구병원은 400병상 이상 규모로 1500억 원 이상의 재원이 투입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병원은 현재 예비 타당성 조사를 하고 있다. 오 원장은 “필요 재원의 70%는 서울대병원이 자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열심히 발로 뛰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급격한 노인 인구 증가에 대비한 의료 패러다임 전환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초고령사회가 도래하는 만큼 만성질환 의료비가 급증할 텐데 재정의 고갈과 의료 질 하락이 예상된다”며 “진단과 치료 중심의 현 의료 모델로는 감당이 안 된다. 병이 생기기 전에 예방하는 프로그램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원장은 공감을 통한 국민과 소통 강화, 혁신을 통한 창조적 변화 등을 약속했다. 그는 “미래 의학을 책임질 첨단의료기술을 개발하는 병원, 그 기술을 따뜻하게 전달할 수 있는 병원, 정보를 공유하고 국민과 소통하는 병원을 서울대병원의 브랜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제16대 서울대병원장인 그는 고혈압, 심부전 분야의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특히 2005년부터 국내 연구진으로는 최초로 ‘글로벌 최초 신약 등록을 위한 다국가 제3상 임상시험’ 총괄연구책임자를 지내기도 했다. 200편 이상의 과학인용색인(SCI)급 논문을 공저했다. 1994년 3월 국내 최초 원거리 심장이식에 성공해 심장이식 프로그램 활성화에도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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