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닉 리포트]턱 아프거나 소리나면 치과부터 찾아오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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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55세 여성 환자가 치과를 찾았다. 약 1년간 한의원과 정형외과, 이비인후과까지 안 다녀본 곳이 없다며 잔뜩 찌푸린 얼굴이었다. 최근 스트레스와 통증이 심해지면서 몸무게가 많이 줄었고 기운도 없으며 우울증까지 왔다고 했다. 병명은 턱관절 장애였다.

치과에서 진료를 하다 보면 아직도 많은 환자가 턱관절에서 소리가 나거나 통증이 생기면 어디서 치료를 받아야 할지 몰라 이곳저곳을 전전하다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걸 본다. 이뿐 아니라 잘못된 치료법으로 오히려 증상이 악화된 사례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대한치과교정학회에 따르면 전체인구의 70%가 턱관절 질환을 잠재적으로 갖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턱에서 소리가 나거나 아프면 대부분 이비인후과나 신경과 통증의학과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심지어 한의원을 거치고 나서야 치과를 찾는다.

류재준 고려대 안암병원 치과 교수
류재준 고려대 안암병원 치과 교수
많은 사람이 치과는 치아만 치료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치과의사는 구강뿐만 아니라 주변 근육과 관절 등 안면부 전체를 다루는 전문가다. 턱관절 치료는 치과에서 받는 게 바람직하다. 그렇다면 턱관절 치료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가장 중요한 건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다. 구강 검진을 통해 보철물과 교합을 확인하고 음식을 씹는 근육 검사와 X-레이 사진을 통해 관절 부위의 뼈 변화나 형태를 알 수 있다. 이런 종합적인 검사와 결과에 대한 판독은 치과의사만이 할 수 있다.

검사를 통해 딱딱한 음식 위주의 식습관이나 엎드려 자기, 이갈이, 이 악물기 등 잘못된 생활 습관이 있다고 확인되면 습관을 고치는 동시에 이를 효과적으로 돕는 ‘교합안정장치’를 착용하는 게 권장된다. 짧게는 3∼6개월간 착용하면 된다. 통증 경감 효과가 크고 이갈이나 이 악물기 등 나쁜 습관으로부터 치아를 보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주기적으로 치과 검진을 받고 치과의사에게 장치 조절을 받아야 하는 건 필수다. 이와 함께 온찜질, 냉찜질, 경피신경 전기자극 요법, 레이저 요법, 개구운동 등의 물리치료 요법을 병행하면 더욱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매우 극심한 통증이 동반된다면 상황에 따라서는 치과용 국소마취제 등의 주사용액을 사용해 통증을 줄여 주는 방법이 있다. 그 외에 보톡스와 같은 약제로 씹기 근육에 주사해 근육통을 없앨 수도 있다. 또 근육의 활성도를 낮춰 구강의 나쁜 습관을 줄이는 효과와 함께 심미적으로 얼굴이 갸름해 보이는 시너지 효과도 볼 수 있다.

이런 치과 영역에서의 턱관절 질환 치료법은 보존적인 방법으로 치료법의 효과뿐만 아니라 안정성 또한 오랜 시간에 걸쳐 입증된 것이다. 턱관절 질환이 있는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마음의 상처까지 입지 않도록 치과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기를 권한다.

류재준 고려대 안암병원 치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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