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호 한국원자력연구원장 “사용후핵연료 처리문제 빨리 풀어야… 원전비리로 시급함 가려져 안타까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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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비리 때문에 사용후핵연료 문제같이 원자력계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가 가려지는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우리나라 원자력 연구개발(R&D) 중심지를 이끌고 있는 한국원자력연구원 정연호 원장(사진)은 “원자력계의 잘못된 부분을 철저히 밝혀내는 것은 당연하지만 자칫 원자력계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에너지 안보가 위협받아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원자력계의 뜨거운 감자인 사용후핵연료 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한미 원자력협정의 만기가 2년 연장된 만큼 사용후핵연료 재활용 기술을 열심히 연구해 우리의 순수한 의도를 보여줄 겁니다. 정부와 산업계도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핵 비확산’이라는 협정의 취지에 어긋나지 않으면서도 원자력 5대 강국에 걸맞은 개정을 이뤄낼 수 있겠죠.”

2016년이면 국내 4개 원전 지역 수조에 임시 저장되는 사용후핵연료가 포화에 이른다. 정 원장은 “경주 방사성물질폐기장(방폐장) 설립 당시를 교훈 삼아 국민과 진솔하고 투명한 대화를 이어간다면 고준위 방폐장 설립 문제도 풀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부 국가에서 원전 폐쇄를 결정한 것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원전을 일방적으로 키우면서 국론 분열을 초래한 측면이 있어요. 이제는 호흡 조절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다만 석유 같은 화석연료가 고갈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2030년까지 원전 150기가 추가로 건설될 것이라 전망한 것도 눈여겨봐야 하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 원자력과 신재생 에너지가 함께 갈 수밖에 없다는 것 아니겠어요.”

한편 출연연 공동기술지주회사 설립준비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 원장은 “참여 의사를 밝힌 17개 출연연은 각자 보유한 기술을 사업화하기 위해 총 자본금 530억 원 규모의 회사를 연말까지 설립할 계획”이라며 “민간이 하기 힘든 기술을 개발한다는 출연연의 소명을 충실히 수행하는 동시에, 기술 사업화로 창조경제 구현에도 이바지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정부출연연구기관 기관장들에게 연구원의 속사정에 대해 듣는 ‘원장이 말하는 출연연 톡톡(Talk Talk)’ 인터뷰 전문은 인터넷 ‘동아사이언스 포털(www.dongascience.com)’이나 스마트폰 ‘동아사이언스’ 앱을 통해 볼 수 있다.

대전=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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