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스(Reverse)로 리버스(Rebirth) 노리는 IT 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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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7월 26일 20시 00분


최근 IT 업계는 이미 많은 발전을 거듭해, 더 이상 성장하기 어려운 성숙 시장(Mature Market)에 접어들었다. 이에 많은 기업들이 ‘관점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기술 완성과 시장 포화가 정점을 찍었다는 통념을 깨고, 기존 패러다임을 완전히 뒤집은 신기술로 시장 판도 재편을 노리고 있는 것.

치열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업들은 제 살 깎아먹기 식의 마진 축소 경쟁을 벌이지만, 이미 포화된 시장에서 단순한 가격 경쟁은 본질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이러한 시장 상황에 기업들은 새로운 수요 창출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도, 신흥 시장 개척에 수반되는 많은 위험 요소와 비용에는 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따라서 많은 IT 기업들이 관점의 전환과 기술적 한계 극복을 통해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이미 시장이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평가되는 잉크젯 프린터, 디지털 카메라, 디스플레이 등 IT 제품 생산업체들은 반전(Reverse)의 관점과 획기적인 신기술로 새로운 시장 질서를 구축하며, 화려한 부활(Rebirth)을 준비하고 있다.

레이저 프린터 시장에 도전장 던진 잉크젯 프린터, ‘HP 오피스젯 프로 X 시리즈’


불과 몇 년 전까지 가정용 데스크탑 PC 옆에는 불변의 공식처럼 잉크젯 프린터가 놓여 있었다. 잉크젯 프린터는 출력 속도는 느리지만 소모품 비용이 저렴하고 전력 소모가 낮다는 장점으로 오랜 시간 가정용 프린터 시장을 장악해 왔다. 하지만, 최근 종이 문서의 비중이 낮아지고 가정용 프린터의 수요가 줄어드는 추세가 이어지면서, 지난 30년 간 꾸준히 유지되어 온 잉크젯 프린터 시장은 전에 없던 위기에 봉착했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한국HP는 새로운 프린터 헤드를 적용한 잉크젯 프린터 ‘HP 오피스젯 프로 X 시리즈(HP OfficeJet Pro X Series)’를 발표했다. 오피스젯 프로 X 시리즈는 레이저 프린터 대비 2배 빠른 인쇄 속도와 2배 저렴한 출력 비용을 자랑하며, 그 동안 가정용으로만 국한됐던 잉크젯 프린터 시장을 기업용으로 확장했다.

HP 오피스젯 프로 X 시리즈가 레이저 프린터를 능가하는 빠른 출력 속도를 구현할 수 있는 비결은 이 제품군에 최초로 탑재된 ‘HP 페이지와이드 기술(HP PageWide Technology)’에 있다. 종이와 동일한 크기의 고정형 프린터 헤드를 채택해 프린터 헤드의 움직임 없이 빠르게 인쇄를 할 수 있게 됐다. 이에 HP 오피스젯 프로 X 시리즈는 분당 70매의 빠른 출력 속도를 제공해, ‘세계에서 가장 빠른 데스크탑 프린터’로 세계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그 동안 작은 크기의 프린터 헤드가 왔다갔다하는 출력 방식을 고수했던 기존 잉크젯 프린터의 패러다임과 한계를 뒤엎은 것이다.

이 제품을 이용하면 최대 15명의 사용자가 월 7만 5,000 페이지를 인쇄할 수 있고, 흑백 카트리지 하나로 최대 9,200장을 인쇄할 수 있다. 또한 잉크젯 제품군 중에서는 이례적으로 통합 문서 관리 솔루션(MPS)를 제공해, 그 동안 중소기업에만 한정되었던 기업용 잉크젯 프린터의 영역을 중견기업 및 대기업 부서까지 확대했다.

더 작아지기 위해 셔터를 버렸다, ‘캐논 파워샷 N’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의 경쟁력은 손쉬운 사용법과 작은 크기에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 카메라의 기능이 강화되고, DSLR이 점점 작고 가벼워지면서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진퇴양난의 시장 상황 속에서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적용한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로 승부수를 띄웠다. 바로 프리스타일 콤팩트 카메라로 기획된 ‘캐논 파워샷 N’이다.

캐논 파워샷 N은 ‘사진은 셔터를 눌러서 찍어야 한다’는 기존의 관점에서 탈피해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 새로운 해법을 제시했다. 캐논 파워샷 N은 언제나 카메라 상단에 있어야 한다고 여겨졌던 셔터와 줌 레버를 렌즈 뒤편으로 숨기고, 그 대신 ‘셔터링’과 ‘줌링’을 적용했다. 렌즈 경통 주위에 있는 셔터링을 아래 방향으로 살짝 누르기만 하면 사진 촬영을 할 수 있으며, 줌 링을 좌우로 돌리는 것으로 손쉽게 줌 인, 줌 아웃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셔터와 줌 레버를 없애고 버튼을 최소화한 만큼, 제품의 크기는 획기적으로 작아졌다. 가로가 긴 디자인을 고수했던 기존 제품들과 달리, 캐논 파워샷 N은 가로 8cm, 세로 6cm로 거의 정사각형에 가까운 디자인을 채택했다. 카메라의 두께도 3cm에 불과하다.

캐논 파워샷 N은 1210만 화소와 고감도 CMOS 등을 갖춰 기본기에도 충실하다. 이 외에도 독특한 컨셉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크리에이티프샷’, 스마트폰과 손쉽게 연동할 수 있는 ‘원터치 스마트폰 버튼’, 와이파이 기능 등을 지원한다.

평면의 틀을 깬 꿈의 디스플레이, ‘LG전자 곡면 OLED TV’


LG전자는 최근 곡면 OLED TV의 양산 및 소비자 배송에 돌입했다. 지금까지 다양한 디스플레이 생산 업체들이 곡면 OLED TV의 출시 소식을 알렸지만, 양산까지 한 것은 LG전자가 세계 최초다. LG전자의 곡면 OLED TV는 한동안 ‘두께’에만 치중되었던 디스플레이 기술의 화두를 ‘커브(Cruve)’로 전환했다.

LG전자의 곡면 OLED TV는 아이맥스 영화관처럼 화면이 시청자 쪽으로 오목하게 휘어진 것이 특징이다. 인간의 눈과 유사한 형태의 곡면을 TV 화면에 구현해 시청자의 눈에 인지되는 화면 면적을 증가시켰다. 또한 시청자의 눈부터 화면 중심부와 측면까지의 각 거리를 동일하게 해서 화면 몰입도를 높였다. 세계 최초로 필름 형태의 ‘투명 클리어 스피커’도 적용해 임장감을 높였다.

곡면 OLED TV의 비밀은 ‘고강도 초경량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CFRP)’에 있다. 이전의 평면 OLED 는 유리 패널을 사용했지만, 곡면 OLED는 플라스틱 패널을 적용해 유연성을 높였다. 특히 LG 곡면 OLED TV는 RGB 방식에 백색(White)광을 덧댄 ‘WRGB’ 방식을 적용해, 보다 정확하고 깊은 색상을 재현한다. 여기에 높은 수율(투입량 대비 완성품 비율)을 자랑해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했다.

평면 LCD 디스플레이가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던 시장 체제에서 ‘유연성’을 내세운 곡면 OLED TV가 어떤 반향을 야기할지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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