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규 동군산병원 이사장은 지방 병원이 생존하려면 지역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군산병원 제공
수도권과 지방의 의료수준 격차는 심각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그러다 보니 서울에서 멀리 살아도 일단 병에 걸리면 가까운 지역 병원을 놔두고 서울까지 와서 진료를 받는 일이 다반사다. 환자의 시간적, 금전적 부담은 자연히 커질 수밖에 없다.
의료부문의 서울 쏠림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지방 병원의 경쟁력을 키워 환자를 유치하는 일이 급선무다. 전북 군산시에 있는 동군산병원은 지역의료 수준을 높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모범사례 중 한 곳이다.
동군산병원은 1995년 ‘이성규신경외과의원’으로 시작한 뒤 종합병원이 된 지금까지 꾸준한 실적을 유지해 오고 있다. 우선 군산 인근 지역에서 매우 취약한 심야시간대 응급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급성 심장질환·뇌혈관 환자에게 응급 스텐트 삽입술을 즉시 실시할 수 있는 24시간 응급 콜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동군산병원은 지역 내 병원 최초로 대한뇌혈관내수술학회로부터 뇌혈관내수술 인증기관 및 인증의 지정병원으로 선정됐다. 또 보건복지부 응급의료기관평가에서도 상위등급(상위 40% 이내)을 받는 성과를 이뤄내기도 했다.
동군산병원은 우수한 의료진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전국 지방 병원들이 공통적으로 의사 수급에 문제를 겪는 만큼 이 병원은 수년 전부터 의료진 확보에 힘을 썼다. 그 결과 서울 지역 유수 병원에서 실무를 닦은 내과 외과 응급의학과 신경과 산부인과 비뇨기과 치과 재활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의 30여 명을 확보했다.
또 지리적으로 농어촌이 가까운 만큼 소외계층과 노인을 돕는 공공의료 실천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매년 홀몸노인 가정방문간호, 농촌 일손돕기, 소년가장 장학금 지원, 사회복지시설 후원금 지원을 꾸준히 실시한다. 병원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기금으로 운영되는 ‘동군산병원사랑나눔 후원회’에서는 저소득층을 위해 심장수술, 척추관절수술 비용도 지원한다.
동군산병원은 현재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더 나은 지역 의료기관으로 성장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내년부터 현재 운영하고 있는 수술실과 심뇌혈관센터를 확장, 리모델링해 인근 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로 운영할 계획이다. 또 검사부터 결과까지 당일에 확인이 가능한 원스톱 시스템을 갖춘 종합검진센터를 지하 1층, 지상 4층, 총면적 7600m² 규모로 착공한다.
검진센터에는 기본적인 검사시스템 외에도 대학병원급 시설에서나 볼 수 있었던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장치, 양전자방출 단층촬영장치(PET-CT)를 갖출 예정이다. 또 이 센터에는 그간 국내 건강검진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검진 후 사후관리가 미비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전담 간호사제’를 도입하고 지속적으로 전체 생애관리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성규 동군산병원 이사장은 “지방병원의 생존은 서울에 못지않은 최신 장비와 전문성 있는 의료진을 갖춰야만 가능하다”면서 “지역에 특화된 공공의료 서비스, 친절 마인드를 바탕으로 서해안 권역 최고의 병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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