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30일, 삼성전자가 새로운 PC 제품군 ‘아티브(ATIV)’ 시리즈 2종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한 제품은 ‘아티브북9 라이트’와 ‘아티브원5 스타일’로 각각 노트북과 올인원PC다.
노트북 아티브북9 라이트는 한번 충전으로 최대 8시간 30분 동안 사용할 수 있으며, SSD를 탑재해 부팅 시간이 빠르고(약 8초), 2초 내 대기/작업 모드로 전환할 수 있다. 올인원PC 아티브원5 스타일은 마치 갤럭시S4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을 적용했으며, 멀티미디어 기능을 강화했다. 또한, HDMI 연결을 통해 게임기, 카메라, 셋톱박스 등 다양한 기기와 쉽게 연결할 수 있다. 제품 가격은 터치스크린 지원 아티브북9 라이트 모델이 109만 원, 미지원 모델이 124만 원이며, 아티브원5 스타일은 사양별로 100만~108만 원이다.
삼성전자는 두 제품의 특징으로 ‘삼성 사이드싱크(Samsung SideSync)'와 ‘홈싱크 라이트(HomeSync Lite)’를 내세웠다. 사이드싱크는 유무선 랜으로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와 연결해 듀얼 모니터를 사용하는 듯한 기능으로, 스마트폰을 PC로 조작할 수 있고, PC의 키보드를 이용해 문자입력과 스마트폰 메신저를 사용할 수 있다. 홈싱크 라이트는 집안 또는 밖에서 모바일 기기에 저장한 동영상, 사진, 문서 등의 자료를 저장하고 불러올 수 있는 클라우드 스토리지 기능이다.
AMD APU를 탑재한 아티브 시리즈
이번에 새롭게 발표한 삼성 아티브 시리즈에서 주목할 점은 AMD의 APU를 탑재했다는 점이다. 현재 삼성전자 ATIV 공식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노트북 아티브북9 라이트의 프로세서는 ‘AMD Quad-Core Processor Customized for Samsung’이다. 최대 동작속도는 1.4GHz로 그 이상의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래픽은 ‘AMD 라데온 HD 8250’으로 일반적인 내장 그래픽보다 성능이 높다(이 그래픽 성능을 통해 코드명 테마쉬 제품이 아닌가 유추할 뿐이다). AMD가 인텔의 코어 i3, 펜티엄, 셀러론과 경쟁하기 위해 내놓은 제품이다.
아티브원5 스타일의 프로세서는 AMD A6-5200 APU로, 아티브북9 라이트에 탑재한 코드명 카비니 제품군 중 최상위 제품이다. 그래픽은 ‘AMD 라데온 HD 8400’으로 얼마 전, AMD가 이 APU를 탑재한 PC로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리그오브레전드(LOL)’의 국내 대회를 치루기도 했다.
AMD 카비니 APU는 전력소모를 줄이고, 그래픽 성능을 높이는데 집중한 제품이다. 타겟 제품 자체가 터치형 노트북 또는 슬림형 올인원PC. 전력소모가 적은 만큼 발열이 적어 제품을 얇고 가볍게 만들 수 있으며, 배터리로 오랜 시간 사용할 수 있다. 때문에 노트북 또는 올인원PC 제조사가 제품을 디자인하는데 유용하다.
특히, 카비니는 세계 최초 28nm 쿼드코어 X86 SoC(System on Chip, 여러가지 반도체 부품을 하나로 집적하는 기술 또는 제품)다. 때문에, 제조사가 좀더 쉽게 노트북 또는 올인원PC를 만들 수 있으며, 디자인도 얇고 가볍게 제작할 수 있다. 앞서 아티브북9 라이트의 프로세서 정보에 적혀있는 ‘Customized for Samsung’ 부분 역시 삼성이 자사의 제품에 맞게 해당 AMD APU를 디자인했다는 것을 뜻한다.
삼성과 AMD,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다
아티브 시리즈에 AMD APU가 탑재한 것은 서로의 이해 관계가 잘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AMD는 줄곧 노트북 또는 올인원PC 등의 성능이 지나치게 높다고 주장했다. 이미 프로세서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프로그램이나 인기 게임 등을 충분히 실행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다는 것. AMD는 충분할 정도로 높은 성능의 CPU 보다 GPU 즉, 그래픽 성능을 높이는데 주력했다. 이 같은 AMD의 전략은 삼성전자라는 국내 대형 PC 제조사를 끌어안을 수 있었다.
삼성전자가 얻을 수 있는 것은 가격 경쟁력과 제조공정의 단순화다. 또한, 향후 AMD와 삼성전자간 협업도 무시 못한다. 사실 국내 시장에서 삼성이라는 브랜드 파워는 내부에 탑재한 프로세서 제조사가 어디인지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사람들은 조립 PC 시장이 아닌 완제품 노트북 또는 올인원PC를 구매할 때 대부분 브랜드를 살핀다. HP, 레노버, 에이수스 등 세계 시장에서 업계 1, 2위를 다투는 기업이 국내 시장에서 이렇다 할 힘을 못쓰는 이유 중 하나다.
삼성전자가 AMD 프로세서를 공식적으로 탑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업체의 첫 만남이 앞으로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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