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한 20대 후반 여성이 양쪽 손목이 아프다며 병원을 찾아왔다. 어렵게 회사에 취직해 6개월 동안 열심히 일한 ‘영광의 상처’라고 설명했다. 이 열혈 여성의 주 업무는 장시간 앉아서 컴퓨터로 작업하는 사무직이었다. 자판뿐만 아니라 마우스를 손에 달고 살다시피 해야 했다. 6개월 만에 손목에 이상신호가 온 이유였다.
이 여성처럼 손목 통증을 호소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그동안 주부들이 주로 걸리던 손목터널증후군에 걸리는 직장인들도 적지 않다. 컴퓨터로 작업하는 자세를 자세히 살펴보면 직장인들에게 왜 손목 통증이 생기기 쉬운지를 알 수 있다.
컴퓨터 작업을 하면 팔꿈치는 언제나 구부러진 상태로 있게 된다. 이런 상태가 5시간 이상 이어지면 구부러진 팔꿈치 관절 안쪽을 통과하는 척골신경이 자극을 받는다. 이렇게 되면 네 번째와 다섯 번째 손가락의 감각이 떨어지기 쉽다. 전기에 감전될 때처럼 저린 느낌을 받기도 한다.
손목 관절을 지나치게 편 상태를 지속하는 것도 문제다. 팔꿈치 주위 근육의 긴장도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가 이어지면 팔꿈치 안쪽이나 바깥쪽에 염증이 생길 수도 있다. 한번 염증이 생기면 손목을 폈다 구부렸다 할 때마다 아플 수 있다. 심해지면 엄지손가락에까지 염증이 확대되기도 한다.
어떻게 하면 컴퓨터 사용을 하면서도 손목 통증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할 수 있을까?
일하는 중간중간 스트레칭을 자주 해 근육의 긴장을 충분히 풀어줘야 한다. 2시간 이상 연속으로 컴퓨터 작업을 해야 한다면 한 시간 단위로 어깨, 팔꿈치, 손목을 폈다 구부렸다 하기를 반복하면 좋다.
또 자판과 마우스를 책상 끝에서 12cm 이상 안쪽으로 떨어진 곳에 놓고 작업하면 손목이 경직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손목 받침대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지지대는 손목이 지나치게 펴지는 것을 막아 근육의 긴장을 낮춰준다.
자주 자가진단을 해보는 것도 손목 통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손목의 중앙 부위를 가볍게 때려서 손끝에 저린 증상이 발생하는지, 손목을 1분 정도 구부릴 때 이상 감각이 나타나는지 확인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통증이 3주 이상 계속되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초기엔 간단한 약물이나 물리치료 같은 보존적 치료로도 충분히 통증을 해소할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심해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이거나 통증이 10개월 이상 계속되고 지속적인 무감각과 근육 위축이 있다면 수술을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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