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비켜" 무손실 음원 시대 LG G2가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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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8월 8일 18시 49분


LG전자의 최신 스마트폰 LG G2(이하 G2)는 기존 스마트폰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한 기능을 내장했다. 그 가운데 유독 눈에 띄는 기능이 있다. 바로 'Hi-Fi 사운드(무손실 음원) 재생'이다. LG전자 관계자는 G2 발표회에서 "무손실 음원을 재생하기 위해 24bit, 192kHz를 지원하는 사운드 칩셋을 G2에 탑재했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G2는 MP3뿐만 아니라 무손실 음원인 FLAC을 재생할 수 있다. 국내에 발매된 스마트폰 가운데 처음이다. 무손실 음원 재생이란 대체 어떤 기능일까. 좀 더 자세하게 이야기해보자.


음원(음악 파일)을 생성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손실압축 방식과 무손실 압축 방식이다. 손실 압축이란 음질 유지보다 파일 용량을 줄이는 데 더 주력한 방식이다. 사람의 귀로 들을 수 없는 주파수 영역의 음을 잘라내 파일 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인다. 대표적인 손실 음원이 바로 'MP3'다.
무손실 압축이란 음질을 고스란히 유지하면서 파일 용량을 줄이는 방식이다. 사실 음질을 유지하다 보니 파일 용량이 줄어드는 폭은 그리 크지 않다. 3분짜리 음악 파일 하나가 100MB를 넘는 경우가 허다하다. 대표적인 무손실 음원이 바로 'FLAC'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문뜩 의문이 생긴다. "나는 CD로 들으나 MP3로 들으나 별 차이 없던데…" 당연하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MP3를 제작할 때 192kbps(비트 전송률, 음 1초 당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품고 있는지 여부) 이상으로 생성하면 CD와 MP3 음질을 구분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게다가 CD와 MP3는 둘 다 담겨있는 음악의 주파수 영역이 동일하다. CD속 음악의 주파수 영역은 44kHz다. MP3 역시 CD속 음악을 추출해 제작하는 게 대다수라 주파수 영역이 44kHz이거나, 이보다 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스튜디오에서 제대로 제작돼서 나온 FLAC은 CD, MP3와 주파수 영역부터 다르다. FLAC은 주파수 영역을 44kHz보다 높게 지정할 수 있다. 최대 192kHz까지 가능하다. 담겨있는 음이 CD, MP3보다 훨씬 풍부하다는 뜻이다.

FLAC 파일은 클래식 애호가들이 선호한다. 신시사이저 위주로 제작하는 대중음악보다 음이 깊고 풍부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G2 속에 빈소년 합창단의 노래가 담겨있는 이유다. 빈소년 합창단의 고음은 MP3로 제대로 재현할 수 없고, FLAC으로만 재현할 수 있다는 것. 실제로 뉴욕 G2 발표 행사장에서 LG전자는 빈소년 합창단의 노래를 실제로 들려준 후 G2 속에 담겨있는 음과 실제 음은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자신했다.
무손실 음원은 무의미하다는 주장도 있다. 사람의 귀로 들을 수 있는 음역의 한계는 22kHz인데, 그 이상은 어차피 듣지 못한다는 것.

그럼에도 무손실 음원 시장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거치형 오디오 시장뿐만 아니라 포터블 시장에도 무손실 음원의 열풍이 불어 닥치고 있다. 얼마 전 아이리버가 선보인 무손실 음원 재생기 'AK시리즈'가 그 좋은 사례다. 국내외적으로 큰 호평을 받았고, 아이리버 실적 개선에도 큰 보탬이 됐다.

스마트폰도 무손실 음원 열풍의 예외가 될 수 없다. 언제 어디서나 고음질로 음악을 감상하길 원하는 애호가가 있기 마련. G2는 이런 사용자를 공략하기 위한 LG전자의 첨병이다.

또, LG전자는 G2의 음악 재생능력을 강조하기 위해 저음역 재생 능력을 강화한 신형 번들 헤드폰 '쿼드비트2'를 G2와 함께 제공한다. 고급 헤드폰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지만, 번들 헤드폰 가운데 최고 수준의 음질을 들려 줄 수 있을 전망이다.


LG전자 - 퀄컴, 무손실 음원 재생을 지원하기 위해 협력

무손실 음원을 재생하려면, 이를 지원하는 사운드 칩셋을 탑재해야 한다. 이 분야는 울프슨의 독무대였다. 무손실 음원을 재생할 수 있는 기기 대부분이 울프슨의 사운드 칩셋을 탑재하는 것이 현실.

여기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 퀄컴이다. 퀄컴은 작년 스냅드래곤 SoC의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그래픽 프로세서, 통신 칩셋 뿐만 아니라 사운드 칩셋도 하나로 뭉친 진정한 원칩을 구현하겠다고 자신했다.

G2의 무손실 음원 재생을 통해 이러한 퀄컴의 행보가 드러났다. G2에 내장된 스냅드래곤800은 타사에 제공된 스냅드래곤800과 달리 무손실 음원 재생을 지원하는 퀄컴 사운드 칩셋까지 포함돼 있다.

또, LG전자가 무손실 음원 재생을 위한 여러 가지 준비를 더했다. 대용량 파일 재생을 위해 메모리 관리 기능을 손봤고, 헤드폰 단자를 특별 설계했다.

울프슨, 시러스 로직이 강세를 나타내는 스마트폰 고급 사운드 칩셋 시장에 퀄컴이 도전장을 던졌다. 만약 G2가 크게 성공한다면, 이러한 퀄컴의 도전에 크게 힘을 실어주게 될 전망이다.

무손실 음원은 어디서 구하나

제아무리 G2가 무손실 음원 재생을 지원해도, 무손실 음원을 구할 수 없다면 말짱 도루묵이다. 다행히 국내에서도 무손실 음원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추세다. 멜론, 벅스, 그루버스 등 음원 제공 업체들이 무손실 음원을 구매할 수 있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무손실 음원을 구매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하나 있다. 바로 CD에서 추출한 무손실 음원이다. 앞에서도 설명했지만, CD로 제작되면서 주파수 영역이 44kHz로 고정됐기 때문에 무손실 음원으로 듣는 의미가 없어진다. 스튜디오에서 바로 제작돼서 나온 192kHz 음원을 구매해야 한다. 음원을 구매할 때 주파수 영역을 꼭 확인하는 편이 좋겠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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