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진화했기 때문일까. 예전에는 사진을 앨범 속에 모았지만, 최근에는 페이스북, 싸이월드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리는 게 추세다.
사진을 SNS에 올리게 됨에 따라 추억을 손쉽게 남들과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각광 받고 있지만, 해당 서비스가 중단 될 경우 속절 없이 사진, 글 등이 증발해버리는 문제가 있다. SNS는 아니지만, 지난 2월 서비스를 중단한 프리챌 등이 그 사례다. 서비스가 중단되기 전에 내려받으면 된다지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SNS에 올린 사진, 글 등을 손쉽게 한데 모아 저장할 수는 없을까. 사용자들의 이러한 아쉬움을 달래줄 서비스가 얼마 전 국내에 출시됐다. 페이스북, 트위터, 싸이월드 등 SNS에 올린 추억을 저장해주는 서비스, 바로 커빙(Cubbying)이다.
커빙을 서비스하는 내일비 임준원 대표이사를 만나 커빙은 어떤 서비스이고,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물어봤다.
“쉽게 말해 인생을 기록하는 서비스입니다. 인터넷 여기저기에 흩어진 추억을 한데 모아주는 거에요. 이름부터 그러한 의미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커빙은 Cubbyhole(작은 방)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내 흔적을 모아 놓은 작은 방이라는 뜻입니다 ”
문득 궁금한 점이 생겼다. SNS에 올려 놓은 사진, 글을 한데 모아 볼 수 있는 서비스는 예전에도 존재하지 않았나?
“기존의 다른 서비스는 해당 SNS에서 사진, 글을 단순히 링크 형태로 끌고 오는 것에 불과합니다. 일종의 관리 프로그램입니다. 하지만 커빙은 달라요. 먼저 사용자의 사진, 글을 끌고와서 커빙에 저장한 후 이를 순서대로 보여주는 겁니다”
“커빙은 기존 SNS와 전혀 별개의 서비스입니다. 예를 들어 해당 SNS에서 사진, 글을 삭제하더라도 커빙에 저장해놓은 사진, 글은 그대로 존재합니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에요. 타인에게 보여주기 싫어 사진, 글을 삭제하더라도, 나만 볼 수 있는 추억은 커빙에 그대로 남는 겁니다. 설령 해당 SNS가 서비스를 중단하더라도, 추억은 커빙에 고스란히 보관돼 있습니다”
“저장된 사진, 글은 언제든지 커빙에서 열람할 수 있습니다. 특정 시간대의 추억을 재빠르게 찾는 것도 가능합니다. ‘나만의 온라인 앨범’이라는 뜻입니다”
얼마 전 싸이월드에 올려놓은 사진, 글을 저장할 수 있게 됐다고 발표한 것으로 알고 있다. 커빙은 어떤 서비스를 지원하나?
“페이스북, 트위터, 싸이월드에 올려놓은 사진, 글을 저장할 수 있습니다. 앞에서 밝혔듯이 게시물 삭제는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커빙을 통해 해당 SNS에 사진, 글을 올리는 것은 가능합니다”
“현재 유튜브, 미투데이, 인스타그램에 올려놓은 사진, 글을 저장할 수 있게 개발 중이고, 카카오스토리 상의 사진, 글도 내려받을 수 있게 카카오와 협력 중입니다. 카카오톡으로 주고받은 메시지도 저장할 수 있게 되면 좋을텐데 이 부분은 아직 협의 단계라 조금 아쉽네요”
유튜브를 지원한다는 것은 동영상도 저장할 수 있게 지원한다는 뜻인가? 사진, 글 뿐만 아니라 동영상까지 저장하려면 서버의 부담이 크지 않을까.
“트래픽에 대한 부담은 크지 않습니다. 생각보다 스토리지 관련 비용이 저렴하니까요. 서버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윈도 애저를 사용 중입니다. 가입자는 현재 1만 명을 돌파한 상태입니다. 베타 서비스를 개시하고 10일 만에 거둔 성과에요. 싸이월드를 지원한 후 가입자가 600% 증가했습니다. 가입자가 좀 더 폭발적으로 늘어나 어서 MS가 서버 비용을 더 지불하라고 닦달했으면 좋겠네요(웃음)”
서비스가 기틀을 잡으려면 안정적인 수익 모델이 필수다. 커빙은 어떤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나?
“지금은 크게 두 가지 모델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개인을 대상으로 한 프리미엄 회원제와 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업 회원제입니다. 무료로 제공하는 기본 저장공간에 아쉬움을 느낀 사용자는 비용을 지불하고 추가 저장공간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무료 사용자를 차별하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무료 사용자도 전체 기능의 90%를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기업용 회원제는 기업을 위한 특별한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보다 강력한 백업, 관리 기능 등 입니다. 현재 CJ E&M과 계약을 맺고 홈페이지에 커빙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향후 CJ E&M에게 제공한 서비스를 오픈 API 형태로 다른 회사에도 제공할 예정입니다”
“광고는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추억을 저장해 놓은 소중한 공간에 광고가 덕지덕지 붙어있으면 눈살이 찌푸려지잖아요. 앞으로 1년 동안 광고를 추가할 계획은 없습니다”
웹 브라우저 기반 서비스가 기본인 것으로 알고 있다. 모바일 지원은 어떻게 해나갈 계획인가.
“얼마 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했습니다. 이를 통해 웹에서 할 수 있는 작업을 동일하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또, 윈도8 태블릿PC 사용자를 위해 윈도8용 앱도 개발 중입니다. 국내 사용자가 많은 순으로 개발 중이다 보니 iOS용 앱 개발은 조금 늦어지고 있네요”
마지막으로 커빙이 추구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설명해 달라.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물어보는 말이 있습니다. 5년 전 휴가는 어디로 가셨나요. 만약 기억 나신다면 그 때 찍은 사진을 보여주실 수 있나요. 대부분이 어디로 갔는지 잘 기억도 못할 뿐더러, 사진은 보관하고 계신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여기서 아쉬움을 느끼고 커빙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과거에는 싸이월드가 인기를 끌었고, 지금은 페이스북이 대세입니다. 미래에는 어떤 SNS가 대세일지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커빙은 그 어떤 SNS를 사용해도 계속 추억을 모아둘 수 있습니다. ‘추억 공유는 SNS에서, 추억 저장은 커빙에’라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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