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시장이 하락세라고는 하지만 그 중에 나름 선방하고 있는 분야도 있다, 바로 울트라북(Ultrabook) 제품군이다. 울트라북은 두께가 얇고 무게가 가벼운 슬림형 노트북의 일종이다. 휴대성이 높을 뿐 아니라 인텔의 저전력 프로세서(CPU)를 탑재해 배터리 유지시간이 긴 것도 특징이다.
시장조사 기관인 IDC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울트라북 시장은 전세계 시장에서 지난 2012년에 190%, 올해 1분기엔 135%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더불어 제조사들도 많은 울트라북 제품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2012년 동안 국내에 팔린 노트북 중 울트라북이 25% 가량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단순히 얇은 노트북이면 모두 울트라북?
다만 이렇게 울트라북이 인기를 끌다 보니 단순히 두께가 얇은 노트북이라 하여 울트라북을 칭하는 경우도 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울트라북 규격을 내놓은 인텔의 규정에는 제품 두께뿐 아니라 탑재되는 프로세서의 종류, 배터리 유지시간, 그리고 부가기능 등이 정해져 있다. 이 조건을 만족해야 ‘진짜’ 울트라북이다.
그리고 이러한 울트라북의 기준은 인텔이 매년 새로운 프로세서를 내놓을 때마다 조금씩 상향 조정된다. 예를 들어 2012년 기준의 울트라북은 3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코드명 아이비브릿지, 이하 3세대 코어)를 탑재하고 5시간의 배터리 사용시간을 유지하며, 대기모드에서 전원버튼을 눌렀을 때 7초 이내로 복귀해야 한다는 기준이 있었다.
하지만 2013년에 4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코드명 하스웰, 이하 4세대 코어)이 출시되면서 울트라북의 기준도 바뀌었다. 신형 울트라북은 4세대 코어를 탑재해 성능이 향상된 것 외에 배터리 유지 시간은 구형의 5시간에서 HD동영상 재생시 6시간, 유휴 상태에서는 8시간으로 늘어났으며, 대기모드에서의 복귀 시간도 7초에서 3초로 빨라졌다. 그리고 예전에는 화면 크기에 따라 제품의 두께 기준을 다르게 규정했지만, 신형 울트라북의 경우 화면 크기와 상관 없이 두께가 23mm를 넘지 않아야 한다.
외형 같은 신형과 구형이 시장에 공존하는 현실
다만, 현재 PC시장에는 구형과 신형 울트라북이 공존하고 있으며, 일부 제조사의 경우, 외부 디자인은 그대로 두고 내부 사양만 변경한 신형 울트라북을 출시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제대로 확인하지 않으면 엄연히 신형 제품이 존재하는데도 같은 외형의 구형을 사게 될 수도 있다. 특히 일부 판매점의 경우,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일부러 구형을 추천하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예를 들어 LG전자 13인치급 울트라북의 경우, 3세대 코어를 탑재한 ‘Z360’ 시리즈와 4세대 코어를 탑재한 ‘13Z930’ 시리즈가 시장에 공존하고 있다. 두 제품은 내부 사양에 차이가 있지만 외형은 거의 동일하다. 언뜻 봐선 같은 제품으로 착각할 정도다.
외형으로는 구분 어려워… 내부 사양에 ‘주목’
따라서 구형과 신형 울트라북을 구별하려면 외형보다는 내부적인 사양을 유심히 봐야 한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프로세서다. 4세대 코어를 탑재하는 것이 신형 울트라북의 필수조건이기 때문이다. 현재 인텔에서는 코어 시리즈의 브랜드명을 보급형인 ‘코어 i3’, 중급형인 ‘코어 i5’, 그리고 고급형인 ‘코어 i7’으로 구분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법칙은 2008년에 처음 출시된 1세대 코어부터 적용되고 있다는 점에 유의하자. 같은 코어 i7이라도 세대가 다를 수 있다는 의미다. 당연히 나중에 나온 것이 더 고성능이다.
이 때는 프로세서의 브랜드명 외에도 모델번호까지 유심히 봐야 한다. 인텔 코어 시리즈의 제품명은 ‘코어 i7-4770’과 같은 형식인데, 브랜드명 뒤에 붙는 모델 번호의 4xxx로 시작한다면 이 프로세서가 4세대 코어임을 의미한다. 3세대 코어라면 3xxx, 2세대 코어라면 2xxx 모델번호가 붙으며, 1세대 코어의 경우, ‘코어 i7-920’과 같이 세자리 수의 모델번호가 붙는다.
다만, 그렇다고 하여 4세대 코어를 탑재한 두께 23mm 이하의 얇은 노트북이라 하여 모두 신형 울트라북인 것은 아니다. 여러 4세대코어 중에서도 울트라북을 위해 개발된 모델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울트라북용 4세대 코어는 ‘코어 i7-4500U’와 같이 모델번호 뒤에 ‘U’가 붙는다. 이는 ULT(Ultra Low TDP) 시리즈라 하여 전력소모를 크게 낮춘 저전력 프로세서를 의미한다.
터치스크린까지 달려야 진정한 신형 울트라북?
참고로, 신형 울트라북에 추가된 기준 중에는 성능이나 저전력 외에 부가기능에 관한 것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화면을 직접 만지며 조작할 수 있는 터치스크린의 탑재 여부다. 이는 기존 울트라북의 기준에는 없던 것으로, 엄격하게 적용하자면 4세대 코어의 저전력 모델을 탑재한 23mm 이하의 제품이라 하더라도 터치스크린이 없다면 울트라북이 아니라는 의미도 된다.
다만, 2013년 8월 현재까지 나온 저전력 4세대 코어 기반의 얇은 노트북 중에는 터치스크린이 없는 모델이 더 많다. 터치스크린을 달지 않으면 그만큼 생산단가를 낮출 수 있는데다 터치스크린을 원하지 않는 소비자도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편의상 이런 제품도 신형 울트라북의 범주에 넣기도 한다. 제조사들 역시 그렇게 홍보를 하는 경우가 많다.
정리하자면, 현재 노트북 시장을 이끌고 있는 것은 울트라북 제품군이며, 신형과 구형 규격의 제품이 공존하고 있다. 하지만 외형상으로는 신형과 구형을 구분하기 어려우며, 디자인이 완전히 같은 모델도 있을 정도다. 이 때는 내부적인 사양, 특히 4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저전력 모델을 탑재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기억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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