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허리통증 잡았더니 ‘숨은 키’도 찾았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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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척추환자 재활운동법

중학생 시절까지 쇼트트랙 선수였던 고등학생 김모 군(18)은 운동을 그만둔 뒤에도 허리와 엉덩이 통증이 사라지지 않았다. 쇼트트랙의 특성상 왼쪽으로만 돌면서 골반이 틀어졌기 때문이다. 양쪽 다리 길이도 3cm나 차이가 났다. 가만히 서 있어도 체중이 왼쪽 다리로만 쏠리는 현상도 계속됐다. 공부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가까운 정형외과에 다니던 김 군은 의사의 권유로 운동 치료를 병행하기로 했다. 일주일에 2회씩 전문 트레이너에게 척추 교정운동을 배웠다. 운동 3개월 만에 좌우 균형이 아주 좋아졌다. 다리 길이 차이도 1cm로 줄었다. 김 군은 “이제야 공부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밝게 웃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게임에 몰두하던 중학생 성모 군(16)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성 군은 하루에 6시간 이상 스마트폰 게임에 몰두하면서 두통과 어깨 통증이 심해졌다. 급기야 일명 거북목이라고 불리는 일자목 현상이 왔다. 성 군은 거북목 교정운동을 배운 뒤 증상이 나아졌다. 목 근육 강화 스트레칭, 탄력밴드를 이용한 교정법 등 자세 교정운동을 3개월간 지속한 덕분이었다.

어린이 척추환자 증가세


목 허리 골반 등에 문제를 겪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늘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이 청소년들에게도 필수품이 되면서 이런 추세를 심화시키고 있다.

어린이 척추 질환은 성인들과 많은 차이를 보인다. 일단 발생 원인이 다르다. 성인들은 염좌나 근육경직으로 오는 요통이 많다. 반면 청소년들은 원인 불명이거나 척추분리증에 따른 요통이 많다. 자세 이상과 비만 등도 주요 원인이다. 책상에 앉아 생활하는 시간과 컴퓨터 사용 시간이 길어지는 반면에 적절한 운동을 못해 생기는 현상이다. 학업 스트레스 등 심리적 요인도 관련이 있다.

척추측만증은 대표적인 청소년 질환이다. 척추가 옆으로 휘어지는 병이다. 일반적으로 10도 이상 척추가 휘어지는 것을 뜻한다. 정상적인 척추의 옆선은 자연스러운 S자 곡선을 보인다. 척추측만증이 있으면 C자형으로 바뀌게 된다.

서승우 고려대 구로병원 정형외과 교수팀이 지난해 서울·경기지역 초중고교생 10만7854명(남 5만5546명, 여 5만2308명)을 대상으로 검사한 결과 전체의 6.8%(남 4.7%, 여 9.1%)가 척추측만증을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전인 2007년보다 1.5배, 10년 전인 2002년에 비해서는 5배 증가했다. 여자 청소년이 남자 청소년보다 2배가량 많다.

특히 척추측만증은 외형적 변화보다는 요통이 주로 문제가 된다. 허리가 기울어지면서 척추신경의 통로가 좁아지는 신경공 협착증도 발생할 수 있다. 협착증이 나타나면 대체로 엉덩이부터 다리까지 땅긴다. 종아리가 터질 것 같고 발바닥까지 무감각해진다. 증상만으로 보면 추간판 탈출증(디스크)으로 오인될 수도 있다.

청소년기에 척추측만증이 발생하면 잘못 성장한 척추가 신경계통에도 이상을 일으켜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거북목은 머리가 거북이처럼 앞으로 나와 목이 일자로 변하는 증상이다. 목 어깨 허리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뒤통수 아래 신경을 자극해 두통이 생길 수 있다.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무직 직장인들에게 많이 나타났지만 최근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청소년 환자도 늘고 있다.

골반 틀어짐은 1년에 10cm 이상 자라는 급성장기 때 자세를 바르게 하지 않으면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성장에 맞춰 적당한 의자, 책상을 제공하지 않아 문제가 생기는 때도 많다.

운동치료 병행하면 재활효과 높아

척추 질환 치료에는 약물, 비수술적 시술, 수술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초기에 발견하면 대부분 수술 없이 운동이나 교정 치료만으로도 완쾌가 가능하다.

성장기 청소년이라면 운동요법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성장판을 자극하면서 치료를 병행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척추 정렬을 바로잡아서 곧은 자세로 만들어주는 것만으로도 1∼3cm의 숨은 키를 찾아낼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척추 골반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교정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최호준 맥스 퍼스널 트레이닝 스튜디오 대표는 “청소년기에는 척추 질환으로 인한 신체 불균형이 어른보다 심각할 수 있다. 반대로 운동을 통해 조금만 교정하면 효과를 더 크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통상 디스크가 있으면 운동을 금기시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통증이 조금 완화되면 복근과 허리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할 필요가 있다. 정성수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수영과 같은 전신 유산소운동은 디스크 환자의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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