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세계신경외과학회 학술대회’의 또 다른 이름이다. 전 세계 신경외과 권위자들이 4년마다 모여 최첨단 뇌·심장 의료기술의 향연을 펼치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1957년 벨기에 브뤼셀 대회 후 이번이 벌써 15번째다. 이번 서울대회는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 전 세계 110개국에서 4500여 명의 신경외과 전문가들이 최신 의료기술을 체험하기 위해 몰려든다. 내용 면으로도 최고 수준의 대회가 예상된다. 8∼13일 뇌혈관 질환, 신경종양 및 두개저 수술, 척추수술, 소아신경외과, 방사선 수술, 수두증 등 다양한 분야에 약 3300 개의 논문 발표 또는 기조 강연이 예정돼 있다.
두융광(杜永光) 대만 타이베이국립대 신경외과 교수는 ‘뇌 동맥류 치료 전략’을 강연한다. 뇌혈관 수술은 크게 머리를 열고 혈관을 치료하는 방식과 머리를 열지 않고 카테터를 삽입하는 방법으로 나뉜다. 하지만 두 교수는 거대 동맥류에 문제가 있는 환자는 다른 기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바로 ‘우회술’이다. 두 교수는 “문제가 있는 혈관을 막으면 정상 혈관으로 가는 길까지 차단될 수 있다. 정상 혈관으로 가는 우회로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폴커 자이페르트 독일 프랑크푸르트 볼프강 괴테대학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뇌 아래 부분에 생기는 수막종의 치료에 대해 강연한다. 과거 수막종 치료는 위험 부위라도 일단 종양을 제거하는 방식이 대세를 이뤘다. 하지만 최근에는 안전 부위라면 종양을 완전히 제거하지만 위험 부위일 땐 부분 제거와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는 방식이 사용되고 있다. 폴커 교수는 “나이가 많거나 심한 합병증이 있으면 방사선 치료를 고려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희원 대회 조직위원장(전 서울대병원장)은 “뇌 구조는 굉장히 복잡하기 때문에 3차원으로 보지 않으면 수술 과정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며 “대가들의 수술 장면을 3차원으로 볼 수 있다는 건 의학도들에게 대단한 기회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길수 서울대 명예교수(사진)는 8일 개막식에서 한국인 최초로 명예훈장을 수상했다. 최 명예교수는 뇌종양과 뇌혈관 질환 분야의 권위자로 1969년 서울대 의대 전임강사로 교직을 시작해 2000년 정년퇴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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