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가방에 쏙, 옵토마 X304M 비즈니스 프로젝터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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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9월 12일 18시 39분




비즈니스맨에게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능력은 상대방을 얼마나 잘 설득할 수 있느냐의 여부다. 그런데 세상이 참으로 불공평한 것이, 호감이 가는 인상을 가지고 있거나 선천적으로 뛰어난 화술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라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한층 쉽게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만약 이런 조건을 가지지 못한 비즈니스맨이라면 보다 효과적인 프레젠테이션을 위한 도구라도 충실하게 갖춰야 할 것이다. 그리고 프레젠테이션 도구의 정점에 있는 것이 바로 프로젝터다.

다만, 비즈니스맨이라면 여기저기 이동하는 일이 잦은데 프로젝터라는 것을 가지고 다닌다는 것이 쉽지 않다. 무게가 대개 3kg 이상인데다 크기는 ‘007가방’ 만큼이나 큰 것들이 많다. 요즘 모바일 프로젝터라 하여 손바닥만한 제품이 나오고는 있지만 이런 것들은 밝기가 심히 부족하고 연결할 수 있는 장비의 종류도 한정되어서 본격적인 비즈니스용으로 쓰기엔 부족함이 있다.

최근 옵토마(Optoma)에서 내놓은 ‘X304M’은 이동이 잦은 비즈니스맨을 겨냥한 소형 DLP 프로젝터로, 작은 크기는 물론 무게도 부담이 없는 것이 장점이다. 그렇다고 프로젝터로서의 성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초경량 휴대용 비즈니스 프로젝터를 지향하고 있는 옵토마 X304M의 면모를 살펴보자.

평범한 디자인, 범상치 않은 휴대성

옵토마 X304M을 사진으로만 보면 그다지 감흥이 없다. 전반적인 형태는 전형적인 프로젝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만져보고 들어보면 확연히 다른 느낌이 들 것이다. 일단 크기가 사전이나 법전 한 권 정도 수준으로 작은데다 무게도 1.6kg밖에 되지 않는다. 1.6kg이면 11~12인치급의 화면을 갖춘 소형 노트북과 비슷한 수준이다. 노트북 한대 더 장만했다는 느낌으로 가방에 넣고 다니면 딱 좋다.


제품 하단을 살펴보면 프로젝터의 투사 높이를 조절할 때 요긴하게 쓰이는 스탠드가 달려있으며, 바닥 뒤쪽의 고무 발 1개는 돌려서 프로젝터의 좌우 각도를 보정할 수 있다. 평평하지 못한 곳에 두고 쓸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생각지도 않았던 중형 프로젝터 수준의 고광량

옵토마 X304M의 밝기는 3,000 안시루멘이다. 요즘 팔리고 있는 모바일 프로젝터가 기껏해야 수십 안시루멘 수준이며, 강당용 대형 프로젝터가 4,000안시루멘 정도라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옵토마 X304M이 상당히 고광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광도가 높으면 주변이 밝은 곳에서 사용할 때도 선명한 화면을 볼 수 있어 편리하다.


화면의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을 구분하는 능력을 나타내는 명암비도 1만:1로 양호하다. 이런 높은 명암비는 DLP 방식 프로젝터 고유의 특징이긴 하지만, 옵토마 X304M 정도의 소형 제품에서도 이를 손색 없이 구현했다는 점을 주목할만하다.

편의성 높은 다양한 입력 인터페이스

각종 기기가 연결되는 제품 후면을 살펴보면 소형 제품치고는 다양한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영상 입력 포트의 경우, PC를 연결할 때 주로 쓰는 D-Sub(VGA) 포트 및 블루레이플레이어나 콘솔게임기를 연결할 때 요긴한 HDMI 포트, 그리고 VCR을 비롯한 다양한 아날로그 방식의 AV기기와 호환되는 컴포지트(Video / RCA) 포트가 눈에 띈다.


참고로 옵토마 X304M의 HDMI 포트는 3D 입체영상의 전송이 가능한 HDMI 1.4a 규격이며, 프로젝터 내부적으로도 3D 기능을 지원한다. 물론, 가격이 제법 나가는 셔터글래스 방식의 3D 안경을 따로 사야 하는데다 옵토마 X304M 자체가 비즈니스용을 지향하는 터라 이 제품을 이용해 3D영화를 감상하려는 사용자는 별로 없을 것이다. 그래도 지원을 하는 것이 그렇지 않은 것 보다는 훨씬 낫다.

그리고 DVD플레이어에서 주로 쓰는 컴포넌트 포트는 기본적으로 달려있지 않지만 별도로 판매되는 D-Sub – 컴포넌트 변환 어댑터를 쓰면 입력이 가능하다. 컴포넌트는 4개나 되는 포트를 연결하기 때문에 이런 소형 기기에 기본 탑재하기가 쉽지 않다.

그 외에 눈에 띄는 인터페이스라면 USB-B 포트다. 이를 PC의 USB-A 포트와 케이블로 연결하면 옵토마 X304M의 리모컨으로 PC의 마우스를 움직일 수 있고 키보드의 페이지 업, 페이지 다운 키도 조작할 수 있게 된다. 리모컨의 방향키로 마우스 커서를 움직이는 기능은 감도가 좋지 않아 활용도가 낮지만 페이지 업, 페이지 다운 키 조작 기능은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대단히 유용하다.


제품과 함께 제공되는 전용 리모컨은 프로젝터의 기본적인 기능을 제어하는 것 외에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PC의 마우스 커서 및 키보드의 일부 키를 조작하는 용도로도 쓸 수 있다. 그리고 레이저 포인터 투사 기능도 갖추고 있어 프레젠테이션용으로 특화된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써보니 밝은 곳에서도 ‘선명’

제품의 전반적인 특징을 살펴봤으니 이젠 제품을 직접 써볼 차례다. HP의 엔비x2 노트북과 옵토마 X304M를 HDMI로 연결, 파워포인트 문서 및 동영상, 웹 브라우저 등 다양한 콘텐츠를 구동하며 제품의 성능을 체험해봤다.


옵토마 X304M를 사용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주변이 밝은 곳에서 투사하더라도 상당히 선명한 화면을 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휴대성을 강조한 소형 프로젝터 중에서는 주변 조명을 완전히 차단하지 않으면 화면을 거의 알아보기 힘든 제품이 많았는데, 옵토마 X304M이라면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참고로 옵토마 X304M의 기본 해상도는 1,024 x 768이다. HD급이나 풀HD급의 해상도를 갖춘 홈씨어터용 프로젝터도 많이 나오는 요즘 상황에서 다소 부족해 보이긴 하나 프레젠테이션이 주 용도인 비즈니스용 프로젝터라면 이해 못할 건 없다. 참고로 옵토마 X304M에 1,920 x 1,080의 풀HD급 해상도의 영상을 입력하면 선명도가 다소 떨어지지만 표시 자체는 가능하다.

전반적인 만족도 높지만 초점거리는 평범

투사 거리의 경우, 2미터 정도의 거리에서 55인치 정도의 화면을 표시할 수 있었다. 휴대성을 강조하는 프로젝터인데 초점거리가 평범한 수준이라는 것이 다소 아쉽다. 물론 넉넉한 공간이 있다면 이야기는 다르다. 4.2미터 정도의 거리에서는 약 125인치 크기의 큰 화면을 표시할 수 있는 것을 확인했다.


옵토마 X304M는 자체적으로 스피커를 갖추고 있어 음성입력 포트나 HDMI를 통해 입력된 음성을 자체적으로 재생할 수 있다. 스테레오가 아닌 모노 방식의 스피커라 멀티미디어 감상을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모니터링 정도의 용도로 쓰기엔 큰 문제가 없다.

프로젝터는 열이 많이 나는 기기이기 때문에 사용 후 충분히 냉각을 하지 않고 바로 전원을 차단해버리면 고장날수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프로젝터는 전원 OFF 후에도 한동안 냉각팬을 돌려 열을 식힌 후에 전원이 차단되도록 설계되어 있는데 이 냉각시간이 너무 길어서 불편을 주는 경우도 있다. 이에 비해 옵토마 X304M의 경우 전원 OFF 후 냉각 시간이 짧은 편이다. 2~3시간을 구동한 후 전원을 OFF 했는데도 불과 15초만에 냉각을 끝내고 전원이 차단되는 것을 확인했다.

초소형과 고광량의 절묘한 조화

옵토마 X304M는 크기가 아주 작으면서도 프로젝터로서의 기본기가 충실한 제품이다. 몇몇 휴대용 프로젝터의 경우, 작은 크기만 강조하느라 정작 중요한 영상 투사능력이 부실한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옵토마 X304M는 그렇지 않다. 특히 작은 크기에 비해 풍부한 광량을 갖추고 있어 밝은 곳에서도 문제없이 사용 가능한 점이 장점이다.


해상도가 평범한 수준이고 특별한 부가기능(이를테면 USB 콘텐츠 재생 기능)이 별로 없는 점에 아쉬움을 느끼는 소비자도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실제로 제품을 써보며 휴대성과 우수한 밝기를 체험해 보면 그런 점은 그다지 신경 쓰이지 않는다. 초점거리가 좀 더 짧았으면 하는 생각도 들고 100만 원 남짓의 가격도 다소 부담스럽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매력적인 제품임은 분명하다. 초소형과 고광량을 이 정도로 동시에 실현한 제품은 별로 없기 때문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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