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1월 세상에 나온 과학동아 1호부터 지난달 나온 333호까지 27년 9개월간 한 번도 빼지 않고 모은 강영호 창원과학고 교감(53)의 말이다. 이달 14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자택에서 그를 만났다.
강 교감이 교단에 처음 선 것은 과학동아가 창간된 1986년. 과학교사로서 그의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과학 수업을 재미있게 할까?’였다. 그러다 만난 것이 바로 과학동아.
“예전 교과서는 지금과는 달리 시각적 자료가 부족했어요. 학생들이 과학을 쉽고 재미있게 이해하려면 사진과 그림이 많이 필요한데, 과학동아가 큰 도움이 됐죠.”
강 교감에게 과학동아는 ‘이론-체험-창의성 3박자’를 갖춘 융합형 교과서였다. 그는 수업 준비를 할 때 자신이 보관하고 있는 과학동아를 총동원한다. 예를 들어 풍선 실험의 교안을 만들어야 하면, 풍선 실험 기사와 최근에 나온 탄성체 기사 등을 엮는 식이다. 요즘도 경남대 영재교육원에서 과학동아를 활용한 교안으로 강의하고 있다. 강 교감은 교재를 만들면 두 자녀들에게 먼저 가르쳤다. 교사의 의도와 학생들이 받아들이는 것이 다를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먼저 받은 영재교육 덕분일까, 두 자녀는 각각 의학전문대학원과 치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했다.
333호를 모으는 동안 가장 기억나는 기사는 뭐였을까.
강 교감은 “창간 특집으로 소개된 ‘한국의 자연과 인간’ 시리즈”라고 말했다. 한국인은 누구고, 한반도는 어떤 땅이며, 어떤 동식물이 사는지 알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을 융합한 교육을 할 수 있었단다.
꼼꼼한 성격의 강 교감이지만, 한 번도 빠지지 않고 과학동아를 구입하고 보관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강 교감은 “양이 많아져 이사할 때 보관하기 어렵지만, 이제는 이사할 때 가장 먼저 과학동아를 포장한다”며 웃었다.
과학고에서 오래 교편을 잡았던 강 교감에게는 대학이나 연구소에 있는 과학자 제자가 많다. 그는 “이공계는 전공 특성상 보는 시야가 좁아질 수 있는데, 과학도를 꿈꾸는 학생이나 연구자들은 과학동아를 통해 다른 분야를 보는 눈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강 교감은 “예전 독일을 여행했을 때 100년 전 과학 잡지를 구한 적이 있는데, 과학동아도 우리나라 과학과 함께 오랫동안 장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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