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속 의학]위밴드 20대女 사망사건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30일 03시 00분


유산소운동 동반해야 올바른 다이어트
특정식 편식-간헐적 단식은 옳지않아

《 한 케이블TV 프로그램에 비만녀로 소개돼 출연한 뒤 위 크기를 줄이는 수술을 받고 몸무게를 131kg에서 70kg 넘게 감량해온 2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수술 등으로 무리하게 몸무게를 줄인 부작용으로 사망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본보 9월 24일자 A13면 참조). 잊을 만하면 ‘다이어트 사망’ 사건이 발생한다. 지나친 비만은 육체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병들게 하는 원인이다. 그러니 살을 빼려는 욕구를 비난할 순 없다. 하지만 무리한 다이어트는 해답이 될 수 없다. 제대로 알고 제대로 실천해야 한다. 》

○ 조기 감량에 현혹되지 마라

다이어트에는 왕도가 없다. 비법도 없다. 하지만 살을 빼려는 사람들의 마음은 조급하다. 그 때문에 새로운 다이어트 비법이 쏟아지는 것이다. 이런 다이어트에는 시선을 확 끄는 문구가 등장한다. 이를테면 ‘3주에 10kg 감량을 보장한다!’는 식이다. 물론 불가능하지는 않다. 무조건 굶는다면 1, 2주일 만에도 10kg을 뺄 수 있다.

이렇게 하면 건강에 아주 해롭다. 하루에 400∼500Cal의 열량만 보충하도록 한다. 당연히 초기 감량 효과가 좋다. 하지만 인체가 달라진 환경에 적응한다. 아주 적은 열량이 흡수되니 에너지도 덜 쓴다. 시간이 갈수록 이 다이어트의 효과는 적어진다. 게다가 열량을 급격히 제한했기 때문에 근육이 훼손될 우려가 크다. 원래 체중으로 돌아가는 요요 현상도 심해진다.

○ 원 푸드 다이어트의 함정


‘이 음식만 먹으면 다이어트 해결!’이란 문구가 있는 다이어트도 피하자. 한 종류의 음식만 먹으면서 체중을 조절하는 원 푸드 다이어트다. 사과 분유 두부 계란 바나나 등 ‘특정 음식’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어떤 다이어트는 탄수화물 섭취를 무조건 제한하기도 한다.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가 들어 있는 식품들을 살이 찐다는 이유로 먹지 말라고 한다. 이런 방법을 동원하면 신통하게도 처음에 체중이 빠진다. 하지만 효과는 오래 가지 않는다. 요요현상이 생기고 영양 불균형으로 다른 질병에 걸리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심경원 이대목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원 푸드 다이어트를 하면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과 같은 필수영양소 섭취량이 줄어들어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다. 탈모 생리불순 피부 노화 등이 대표적이다”고 말했다.

○ 간헐적 단식과 부분 다이어트의 허점

최근 일주일에 1, 2회 24시간 내내 굶는 간헐적 단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대해 지재환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 교수는 “질병 치료 목적이 아니라면 좋은 방법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가령 직장인이 공복 상태로 업무를 하게 되면 집중력이 떨어진다. 하루 굶었다가 다음 날에는 폭식할 확률도 높다. 오히려 체중은 더 늘어날 수 있다. 단식에 따른 신체 변화를 항상 체크해야 하지만 전문가가 아니면 쉽지 않다. 지 교수는 “성장기 청소년이 간헐적 단식을 하면 자칫 성장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여성은 골밀도가 떨어져 뼈엉성증(골다공증)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정 부위의 지방을 제거하는 부분 다이어트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후한 점수를 주지 않는다. 지방분해 주사나 흡입술, 위 수술 같은 방법이다. 이런 시술을 받고 나면 해당 부위가 날씬해진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체력은 전혀 좋아지지 않는다. 비만이 원인이 돼 생기는 질병의 위험도 여전히 높다. 때에 따라서는 부분 다이어트 이후 신체의 불균형 정도가 더 심해진다.

○ 다이어트는 노력의 산물이다

그렇다면 올바른 다이어트는 어떤 것일까. 우선 반드시 운동을 동반해야 한다. 1주일에 3∼5회, 매회 30∼60분씩 유산소운동을 해야 한다. 비만 정도가 심하다면 횟수를 1주일에 6, 7회로 늘린다. 운동 강도는 좀 낮추되 시간을 60분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

필요한 또 하나의 요소가 식이요법이다. 음식의 열량을 일일이 체크해 하루에 1500Cal 정도만 섭취한다. 끼니는 거르지 않고 폭식을 하지 않는다. 식사를 할 때는 열량이 낮은 과일이나 채소부터 먹고 열량이 높은 육류는 나중에 먹는다. 이런 방법을 통해 2주에 1∼1.5kg 정도씩 체중을 줄이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이런 원칙을 지킬 때 건강한 다이어트가 가능하다. 다이어트는 시간과 정성이 들어가는 노력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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