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란, 올해 초 레노버가 발표한 전략이다. PC 시장을 바탕으로 태블릿PC, 스마트폰 등 모바일 시장으로 점차 영역을 넓혀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PC+ 시대를 선언한 이후 실제로 레노버는 스마트폰 ‘아이디어폰 시리즈’, 태블릿PC ‘아이디어탭 시리즈’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성과도 나쁘지 않았다. 2013년 초 데스크탑, 노트북뿐만 아니라 태블릿PC와 스마트폰을 포함한 전세계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의 뒤를 이은 3위를 차지했다. 매년 성장률도 60%에 달하며, 15분기 연속 성장하고 있다.
참고로 레노버는 지난 2013년 2분기 전세계 PC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시장조사기관 IDC와 가트너에 따르면 레노버의 PC 시장 점유율을 각각 16.5%, 16.7%이다. 모바일 기기(태블릿PC, 스마트폰 등)가 보급되면서 기존 PC 업체가 대부분 하락한 영향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레노버는 PC 시장의 하락세에도 불구, 계속 성장했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이번에 리뷰한 제품은 레노버가 올해 초 ‘MWC 2013’에서 발표한 안드로이드 태블릿PC 3종 중 ‘아이디어탭 A3000(이하 A3000)’이다. 지난 6월 국내에 선보인 ‘아이디어탭 A1000’보다 한 단계 성능을 높인 제품이다. 쿼드 코어와 7인치 크기, 23만 원 대의 저렴한 가격을 장점으로 내세운 A3000을 살펴보자.
휴대성을 선택한다면 7인치
태블릿PC 시장은 애플의 독무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티브 잡스가 들고 나타난 9.7인치 크기의 아이패드는 태블릿PC라는 새로운 제품군을 탄생시켰다. 이후 다양한 제조사가 아이패드와 비슷한 10인치 크기의 안드로이드 태블릿PC를 선보였지만, 그들이 받은 성적은 신통찮았다. iOS의 빠른 반응 속도와 터치감, 그리고 사용자 인터페이스(UI)에 미처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 잠시 주춤하던 안드로이드 태블릿PC 시장은 7인치라는 돌파구를 찾았다. 10인치 크기에서 7인치로 줄이면서 덩달아 가격을 낮췄고, 구글이 직접 넥서스7을 출시한 뒤부터 빠르게 세를 불렸다.
A3000 화면 크기도 7인치다. 제품 두께는 11mm이며, 제품 가로 길이는 194mm, 세로 길이는 120mm다. 전체 크기는 여타 7인치 안드로이드 태블릿PC와 유사하지만, 다소 두께가 조금 두꺼운 편이다(넥서스7 2세대: 8.6mm). 분명 얇다고 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막상 손에 쥐었을 때의 느낌은 썩 나쁘지 않다. 얇은 만화책 한 권을 쥐었을 때와 비슷했다. 오히려 너무 얇은 두께보다 이정도 ‘잡힌다’라는 느낌의 두께가 사용하기에 더 편할 수 있다.
무게는 약 340g. 무게 역시 다른 7인치 안드로이드 태블릿PC와 비교해 비슷하다(넥서스7 2세대: 310g). 한 손으로 잠깐 들고 사용하기에 부담은 없다. 다만, 30분 정도 넘게 한 손으로 들고서 영화나 책을 감상하기엔 다소 버겁다. 1시간 정도 걸리는 출퇴근 지하철 안에서 비교적 짧은 미드를 보고 나면 살짝 팔이 뻐근했다. 물론, 이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그리고 다른 안드로이드 7인치 태블릿PC 무게도 비슷비슷해 다른 대안이 많지 않다.
평소 (노트북 때문에) 백팩을 즐겨 사용하기에 7인치 크기에 불과한 A3000은 들고 다니는데 불편하지 않았다. 한 쪽 어깨로 매는 손가방에도 잘 들어간다. 약 열흘간 휴대하면서 사용한 느낌은 만화책 1~2권 정도를 가방에 넣고 다니는 느낌 정도였다.
쿼드코어 프로세서 탑재, 다만…
A3000에 탑재한 프로세서는 미디어텍의 MTK 8125다. 동작속도는 1.2GHz로 쿼드 코어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MTK 8125의 성능은 (고성능 스마트폰 또는 태블릿PC에 주로 탑재하는) 퀄컴의 최신 스냅드래곤 프로세서만큼 높지 않다. 안드로이드 모바일 기기 성능을 테스트하는 안투투(Antutu) 벤치마크 프로그램으로 여러 번 테스트한 결과는 평균 1만 4,000점. 이 결과값은 갤럭시S2 보다 높고 HTC One X보다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벤치마크 프로그램의 결과일 뿐이다. 테스트 결과는 상황 또는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기억하자.
실제 사용한 느낌은 나쁘지 않았다. 동시에 2~3가지 작업을 실행해도 속도가 느려지거나 화면이 끊기지 않았다. 마이크로SD 카드에 mkv 동영상 파일을 담아 ‘DicePlayer’로 재생하며, 메모를 작성하거나 인터넷을 검색해도 원활하다. 동영상을 감상하는 동시에 실시간 인터넷 영상을 재생해도 마찬가지 잘 된다.
고사양 모바일 게임 ‘피파14’, ‘슈퍼배드 미니언 러쉬’ 등도 원활하게 즐길 수 있었다. (당연한 얘기지만) 두 게임보다 요구사양이 낮은 카카오톡 모바일 게임들(‘진격 1492’, ‘몬스터 길들이기’, ‘돼지러너: 족발의 시작’, ‘모두의 마블’ 등)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A3000의 화면 해상도는 1024 x 600. 가로, 세로로 화면을 바꿔 가며 네이버나 다음 등으로 뉴스를 보거나 검색을 하는데 크게 불편하지 않다. 터치감도 꽤 만족스러웠다. A3000은 5군데 멀티 터치를 지원한다. 터치 반응도 빠르며 원하는 위치에 잘 반응한다. 인터넷 검색 중 터치하는 메뉴가 작아도 터치하면 자동으로 해당 부분을 확대하기 때문에 잘못 누르는 일도 거의 없다. 화면 확대/축소도 빠르게 반응하는 편.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버전은 4.2.2 젤리빈이다. 전체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순정 젤리빈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젤리빈은 이전 4.0버전 아이스크림 샌드위치와 비교해 한글 음성 인식, 전반적인 실행 속도 등이 향상됐다.
저장공간은 16GB이며, 마이크로SD 카드(최대 32GB)를 꽂아 확장할 수 있다(16+32=48GB). 뒷면 커버를 열면 왼쪽 상단에 마이크로SD 카드 슬롯과 아래에 3,500mAh 용량 배터리가 있다. 배터리는 교체형이 아닌 일체형이다. 레노버측에 따르면 최대 7시간 동안 인터넷 검색을 할 수 있다. 2시간이 조금 넘는 HD급 동영상을 감상한 뒤 확인한 배터리는 약 60% 정도였다.
이외에 뒷면 하단에 돌비 사운드 기술을 지원하는 내장 스피커를, 제품 상단에 마이크로 USB 포트, 3.5mm 오디오잭을 탑재했다. 내장 마이크, GPS, 자이로, 주변 광 센서 등도 탑재했다. 우측면에는 음량 조절 버튼이 달려 있다. 마이크로USB 포트에 일반 USB-마이크로USB 젠더를 이용하면 USB 메모리 등도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500만 화소 후면 카메라(오토 포커스), 30만 화소 전면 카메라도 갖췄다.
레노버는 A3000 전용 커버도 함께 증정한다. A3000 전용 커버는 뒷면 커버를 빼고 그 자리에 끼워 넣는 방식이다. 일체형 배터리 디자인이지만, A3000 뒷면 커버가 열리는 이유다. 전용 커버는 바깥 부분을 가죽으로 처리했으며, A3000 디스플레이와 맞닿는 부분은 부드럽게 처리해 충격 등으로부터 보호한다.
높낮이 기능도 있다. 커버를 3단으로 접으면 아래 사진처럼 높게 세우거나 낮게 눕혀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아이패드 스마트커버처럼 화면을 자동으로 켜거나 끄는 기능은 없다.
20만 원 초반대의 저렴한 가격
7인치 안드로이드 태블릿PC는 여러 제조사에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인 만큼 선택의 폭이 넓다. 때문에 요즘 친한 지인이 “쓸만한 태블릿PC가 무엇이냐”라고 물어도 선뜻 특정 제품을 추천하기가 어렵다. 이럴 때 기준으로 삼는 것이 가격이다. 사실 기능이나 성능, 활용 방법 등은 각 제품마다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가격이 비싼 고성능 제품은 그만큼의 값어치를 한다. 하지만, 금전적인 문제가 꼭 걸림돌로 나타난다.
레노버 A3000 가격은 23만 9,000원이다. 7인치 안드로이드 태블릿PC의 공통적인 장점 중 하나가 저렴한 가격이라지만, A3000 가격은 생각보다 저렴한 편. 확실히 부담 없는 가격임에 틀림 없다. 참고로 레노버는 국내에 A3000을 쇼핑몰 G마켓을 통해서만 선보인다. 9월 30일부터 G마켓과 공동 마케팅을 기념하며 1,000대 한정으로 샌디스크 32GB 마이크로SD 카드와 액정보호필름, A3000 전용 커버를 증정하기 마음을 정했다면 빨리 구매하는 것이 좋을 듯. PC+ 시대를 선언한 레노버가 국내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을지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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