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일상 속 주변의 모든 사물이 인터넷과 연결되는 ‘사물 인터넷’ 시대가 곧 도래할 겁니다. 이런 시대에는 기기 자체보다는 기기들을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엮어줄 소프트웨어에 더 큰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드웨어를 중심으로 발전해온 한국의 산업 전략도 변화가 필요합니다.”
7일부터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리는 전자정보통신산업대전 참석차 6일 방한한 패트릭 딕슨 글로벌체인지 회장(사진)은 동아일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영국의 저명 미래학자이기도 한 그는 ‘창조경제, 국민행복, 그리고 ICT’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한다.
딕슨 회장은 인터뷰에서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산업과 한국의 미래를 조망하며 ‘통합’과 ‘모바일’ ‘소프트웨어’를 강조했다. 먼저 글로벌 ICT 산업의 미래에 대해 “정보와 통신, 금융과 통신 등 이종(異種) 간 융합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앞으로 이런 변화는 특히 금융 영역에서 더 많이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노키아의 만남, 구글과 모토로라의 만남처럼 모바일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여러 영역에서 통신과 결합하는 일이 많아질 것이라는 얘기였다. 그는 “특히 모바일 금융의 경우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성장이 일어나고 있다”며 “기업들은 이 고객들을 잡기 위해 공짜 단말기, 공짜 인터넷, 공짜 콘텐츠, 공짜 전화를 패키지로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딕슨 회장은 모바일 시대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사물 인터넷 시대도 미리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사물 인터넷이란 수조 개에 이르는 우리 일상 속 주변의 모든 기기가 인터넷과 연결돼 서로 교신하고 정보를 저장하는 것을 말한다. 그는 “사물 인터넷은 사람들이 어디서, 누구와, 무슨 기기를 쓰고 무엇을 하는지 다 알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특히 마케팅과 고객관리 영역이 빅데이터 기술과 결합해 엄청난 혁신을 일궈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사물 인터넷 시대에선 무엇보다 소프트웨어가 중요하다고 딕슨 회장은 강조했다. 그는 “수많은 기기의 가능성을 최대한 끌어내고 연결해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이게 만드는 것은 소프트웨어”라며 “미래의 큰 기회는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에 있다”고 말했다. 딕슨 회장은 “한국은 그동안 하드웨어에 집중해 국내총생산(GDP)의 30∼40%를 ICT에서 얻을 정도로 성공적인 산업을 일궈왔지만 미래의 가능성은 기기 자체보다는 소프트웨어에 있다”며 사물 인터넷 시대에 소프트웨어 산업을 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7일부터 10일까지 킨텍스에서 열리는 ‘2013 전자정보통신산업대전’에서는 20개국 800여 개 회사가 참가해 ICT 산업의 미래를 선보인다. 스마트 융합을 모티브로 한 인터릴레이티드(Interrelated), 최첨단 정보기술(IT) 제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인터내셔널(International), 3차원(3D) 실사 프린팅과 스마트시티 등을 체험하는 인터레스팅(Interesting), 양방향 제어기술을 선보이는 인터랙티브(Interactive) 등의 테마로 나뉘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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