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물리학상 ‘신의 입자’ 힉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9일 03시 00분


우주탄생의 열쇠 49년전 첫 예측
메커니즘 밝힌 앙글레르 공동 수상

올해 노벨 물리학상의 영예는 ‘신의 입자’로 불리던 힉스 입자의 존재를 예측한 피터 힉스 영국 에든버러대 교수(84)와 모든 물질에 질량이 생기는 과정인 ‘힉스 메커니즘’을 제안한 프랑수아 앙글레르 벨기에 브뤼셀자유대 교수(81)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노벨상위원회는 8일(현지 시간) 우주 만물에 존재하는 기본입자에 질량을 부여하는 메커니즘을 이론적으로 예측한 공로를 기려 두 사람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힉스 교수는 1964년 ‘힉스’로 불리는 입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힉스 입자는 자연계를 이루는 기본입자 12개(쿼크 6개, 렙톤 6개)와 이들 사이의 힘을 매개하는 입자(게이지 입자) 4개에 질량을 부여하는 역할을 하는 17번째 입자를 말한다. 2012년 6월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가 거대강입자가속기(LHC)를 이용한 양성자 충돌 실험을 하면서 그 존재가 비로소 입증됐다. 힉스 입자의 발견으로 마침내 현대물리학의 가장 정교한 이론인 표준모형이 완성됐다. 힉스 입자라는 용어는 재미 물리학자인 고 이휘소 박사가 1972년 미국에서 열린 고에너지물리학회에서 처음 사용했다.

앙글레르 교수는 1964년 유명 물리학 저널인 ‘피지컬리뷰레터스’에 ‘자발적 대칭성 깨짐’이라는 과정을 통해 질량이 부여되는 과정을 이론화한 논문을 발표했다. 고병원 고등과학원 물리학과 교수는 “힉스 입자 및 물질에 질량이 부여되는 힉스 메커니즘의 발견으로 입자물리학의 표준모형이 완성됐다”며 “표준모형은 우주의 물질이 어떻게 존재하게 됐고 상호 작용하는지 설명해 주는 것으로 우주가 어떻게 생겼는지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 단위인 원자, 원자핵, 전자, 핵반응 등 입자물리 연구 결과를 빠짐없이 잘 설명하고 있는 표준모형 이론은 셸던 글래쇼 등이 확립해 1979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그렇다고 표준모형이 우주 생성의 모든 원리를 설명해주는 마지막 관문은 아니다. 힉스 입자와 힉스 메커니즘으로 완성된 표준모형은 눈에 보이는 물질(우주를 구성하는 물질의 20%)에 대해서만 설명해 주기 때문이다.

고 교수는 “우주는 30%의 물질과 70%의 에너지로 구성돼 있다”며 “표준모형이 설명하는 우주 물질은 5∼6%에 지나지 않아 나머지 24∼25%에 해당하는 암흑물질의 질량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밝히는 것이 앞으로 물리학계의 중요 과제”라고 말했다.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는 총 800만 크로나(약 13억 원)의 상금과 메달, 상장을 받는다.

이우상 동아사이언스 기자 idol@donga.com

#노벨물리학상#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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