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大 미래과학 콘서트]‘꿈’을 만난 과학영재들 “세상 바꾸는 과학자 될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21일 03시 00분


토크콘서트 참여 꿈나무 3명

미래과학 콘서트에 참가하는 과학 꿈나무 이종환 군, 이소영 양, 김민선 양(왼쪽부터). 이들은 28일, 29일 이틀에 걸쳐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열리는 미래과학 콘서트 패널로 참석해 노벨상 수상자 등 강연자들과 토론을 할 예정이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미래과학 콘서트에 참가하는 과학 꿈나무 이종환 군, 이소영 양, 김민선 양(왼쪽부터). 이들은 28일, 29일 이틀에 걸쳐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열리는 미래과학 콘서트 패널로 참석해 노벨상 수상자 등 강연자들과 토론을 할 예정이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당신의 아이가 넋 놓고 밤하늘만 올려다보고 발명품이랍시고 이상한 것만 만든다면 혼내는 대신 그 호기심을 키워주세요. 누가 아나요, 당신의 아이가 노벨상의 주인공이 될지.”

TV 광고처럼 무궁무진한 호기심을 지닌 아이들이 ‘과학’에 푹 빠져 있다. 경기 동화고 이종환(17), 서울 과학고 이소영(16·여), 한국외대부속 용인외국어고 김민선(16·여). 이들은 10월 28, 29일 열리는 미래과학 콘서트에 토크콘서트 패널로 참석한다. 콘서트에선 강연자와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미래의 노벨상 주인공들이 현재의 노벨상 수상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

서울 안암동 고려대 중앙광장에서 13일 만난 소년, 소녀들은 첫 만남에 서로 어색해하다 ‘토크콘서트’ 이야기가 나오자 금세 시끌벅적해졌다. 이들은 행사에 지원하게 된 동기에 대해 묻자 “노벨상 수상자가 온다는데 이보다 더 큰 이유가 있냐”고 반문했다.

종환 군은 “초등학교 때부터 과학자를 꿈꿔왔다. 금전보다 인류의 발전을 위해 살아가는 과학자들의 삶이 어떨지 궁금하다”며 “지금의 삶에 만족하시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소영 양과 민선 양은 토크콘서트를 ‘운명’이라고 답했다. 소영 양은 “평소에 노벨상 수상자들을 존경하고 관련 기사들을 챙겨 봤다”며 “이번에 노벨상 수상자와 토론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 것을 보고 ‘하늘이 준 기회구나’ 싶어 지원했다”고 말했다.

민선 양은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멘토 ‘리처드 로버츠’(1993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가 미래과학 콘서트에 참석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운명’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흥분이 돼 잠을 못 이뤘다.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끈 사람들이 강연자로 나오는데 그분들과 대화를 나누다니 놀라울 뿐”이라며 “새로운 것을 제시했을 때 비난 받진 않았는지, 어떻게 인정을 받게 됐는지 물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과학을 좋아하는 이유는 단순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학교에 실험반을 만든 종환 군은 “과학은 재밌고 알면 알수록 더 관심이 가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일반고라 실험과 관련된 시설이나 지원이 열악했지만 무턱대고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장마철 비가 그친 후 비닐하우스에 고인 물이 햇빛을 반사시켜 고추를 태웠다’는 내용의 뉴스를 보고 엉뚱한(?) 발상을 했다. 제3세계 가난한 나라 사람들을 위해 ‘태양열 조리기’를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철물점에서 철사를 사고 비닐을 구해 학교 운동장 한가운데 ‘작은 비닐하우스’를 만들었다. 그는 “진짜 웃겼어요. 막상 만들었는데 기다리다 비가 안 와서 결국 생수를 부었는데 비닐이 늘어지기도 하고 한여름이 아니어서 고도도 안 맞고 실패했죠”라고 그때 기억을 떠올리며 웃었다.

과학고에 다니는 소영 양은 과학을 세상에 빗댔다. 그는 “분자에 열을 가하면 ‘열분해’가 일어나 분자의 본래 성질을 잃어버린다”며 “사람도 지나친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면 ‘사람이 변한다’고 하지 않느냐. 과학에는 이런 소소한 재미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고 말했다. 어렸을 때 국제변호사를 꿈꾸던 소영 양은 초등학교 시절 한 대학교에서 과학영재 교육반을 수강하고 과학의 매력에 푹 빠졌다. 과학고에 진학한 이후 하루의 절반 이상을 과학 공부로 보낸다. 요즘은 화학 올림피아드를 준비 중이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고아원 등에서 봉사활동을 해오던 민선 양은 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중 한 남자 아이가 인공 와우(蝸牛·귀 안에 있는 기관)를 달아 들을 수 있게 된 것을 보고 의공학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단발머리의 민선 양은 “순수과학에 관심이 있었는데 공학 쪽을 접하면서 점점 의공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공학을 연구하는 의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수줍은 듯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더니 야무지게 말을 이어나갔다. “저는 운이 좋아 건강하게 태어났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다”며 “인공장기에 관심이 많은데 언젠가 내가 배우고 공부한 것들로 인공장기를 만들어 새 생명을 안겨주고 싶다”고 말했다.

‘과학은 상상을 현실화시키는 것.’ 이들은 지금과 많이 다른 미래를 꿈꾼다. 종환 군은 아직 뚜렷한 꿈은 없지만 과학이 세상을 바꾼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는 “물리적 이동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순간이동을 말하는 것이냐’고 되묻자 “상상은 자유 아닌가, 제가 하고 싶은 건 상상을 현실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화학자를 꿈꾸는 소영 양은 ‘치매 특효약’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그는 “앞으로 고령화 시대가 더 심각해 질 텐데 누군가 ‘치매’를 막을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선 양은 “국내에 순수과학이나 임상과학 전문가는 많지만 융합과학 전문가는 드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의공학자가 돼서 ‘아이언맨’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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