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일아트 일을 하는 허태경 씨는 늘 고개를 숙이고 일하기 때문인지 몇 년 전부터 목과 어깨가 뻐근하고 아팠다. 최근에는 통증을 견디기 어려워 병원에 갔더니 목 디스크가 심각한 상태라며 수술을 권했다. 권유대로 수술을 받았지만, 통증은 여전했다.
● MRI는 수술 결정의 절대적 기준이 아니다
이처럼 척추 수술 이후에도 통증이 지속되는 상태를 ‘척추수술후 통증증후군’이라 한다. 척추 수술을 받은 환자의 약 10∼40%에서 발생한다. 만성 요통이나 경추부 통증으로 고생한 분들 가운데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로 수술을 결정하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수술을 잘못하면 통증이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척추수술후 통증증후군이 생길 수 있으므로 신중을 기해야 한다.
척추 수술을 결정할 때 가장 많이 참조하는 것 중 하나가 MRI 결과이다. 하지만 MRI는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절대적 기준이 될 수 없다. 허리나 다리 통증이 전혀 없는 무증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MRI 촬영을 하면 60세 이하 성인에서는 4명 중 1명, 60세 이상은 3명 중 1명꼴로 허리 디스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또한 60세 이상의 경우 5명 중 1명꼴로 척추관 협착증 소견을 보인다.
● 척추수술후 통증증후군, 예방이 더 중요하다
척추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습관과 운동습관이 중요하다. 디스크로 인해서 혹은 척추 협착증으로 인해 신경이 압박되고 있다 하더라도 전혀 통증 없이 지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허태경 씨처럼 고개를 숙이고 일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거나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일을 한다면 낮 시간 동안에도 주기적인 스트레칭은 필수이다.
평소 생활 속에서 척추를 건강하게 유지하려는 노력은 MRI 촬영 결과 수술을 고려할 정도로 심한 디스크나 협착증이 나타난다 하더라도 우리 몸에 아무런 증상을 일으키지 않도록 해준다. 보통 MRI 결과 디스크가 터져 흘러나왔다고 하면 덜컥 겁을 먹고 수술을 결정하는 환자들이 많다. 하지만 흘러나온 디스크는 자연히 몸에서 흡수되어 없어지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MRI 사진에 대해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수술 전에는 먼저 자신의 생활습관, 수술이 아닌 방법으로 통증을 치료하려는 노력이 충분했는지 등을 돌아보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한경림 교수|現 기찬통증클리닉 원장·만성통증환자의 고난위 척추중재술 300,000례 달성 저서 ‘좋은 통증 나쁜 통증’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