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 CAFE]완치 안되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 예방이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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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1월 4일 07시 00분


대상포진은 면역력이 약한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에서 많이 나타난다. 한경림 교수는 “대상포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면역력을 높이고 항바이러스제 복용 등 사전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제공|기찬통증클리닉
대상포진은 면역력이 약한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에서 많이 나타난다. 한경림 교수는 “대상포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면역력을 높이고 항바이러스제 복용 등 사전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제공|기찬통증클리닉
■ 기찬통증클리닉 한경림 교수가 말하는 ‘대상포진’

면역저하 환자엔 신경주사치료 중요
각종 후유증 유발…초기에 치료해야
피부발진 없으면 대상포진 아닐수도


대상포진이 급증하는 계절이다. 최근엔 개그우먼 안영미 씨가 대상포진에 걸려 각종 프로그램에서 하차해 관심을 끌기도 했다. 대상포진은 ‘누구나 한 번쯤 앓을 수 있는 병’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환자에겐 큰 고통을 준다. 또 자칫하면 후유증 때문에 제2의 고통을 유발할 수 있는 무서운 질병이다.

기찬통증클리닉 한경림 교수는 ‘통증박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한 교수는 ‘통증’만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치료해온 통증계의 고수. 한 교수로부터 대상포진의 원인과 경과 및 예방법을 들어봤다.

- 최근 대상포진이 관심을 끌고 있다. 대상포진이 어떤 병인가.

“대상포진은 신경 자체에 염증이 생겨 손상되었을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신경인성 통증(neurogenic pain)’이다. 신경뿌리에서 시작해 피부까지 연결된 신경의 주행경로를 따라 신경에 염증과 손상을 일으킨다. 환자들은 대부분 바늘로 찌르는 것같이 따끔거리거나 전기에 감전된 것처럼 저릿저릿하고, 살갗이 벗겨지는 것처럼 화끈거리고 쓰라린 통증을 호소한다.”

- 앞에서 말한 통증이 나타난다면 대상포진이라 볼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신경뿌리의 손상과 염증으로 시작되는 대상포진은 원인이 무엇이든 신경뿌리의 염증과 손상에 의해서 발생하는 다른 질환과 유사하다. 이 때문에 피부 발진없이 통증만 있다면 다른 원인들과 정확한 감별이 중요하다. 대상포진은 피부 발진이 동반되어야 확진되기 때문에 신경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생각되는 통증만 있다고 대상포진이라는 진단을 내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 대상포진은 주로 어떤 증상을 보이는가.

“피부 발진이 발생하기 전에 전구증상이 나타난다. 전구 증상이 시작되고 어느 신경에 대상포진이 생기는가에 따라서 몸의 특정 부위에서 통증이 발생한다. 따라서 목 신경에 대상포진이 발생하면 목 디스크나 경추협착증 등의 경추 퇴행성 질환과 감별해야 하고, 허리신경의 경우에는 허리 디스크나 협착증과 감별해야 한다. 등 척추신경의 가슴통증이나 복부통증이 생기기 때문에 심장이나 폐질환, 담낭염, 맹장, 신장결석 등 내과 질환과 감별해야 한다. 또한 흉추신경의 경우에는 힘든 일을 많이 하는 분들이나 나쁜 자세를 오래 취하는 경우 척추와 늑골에서의 퇴행성 변화로 신경을 자극하게 되면서 대상포진과 같은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 대상포진은 수두를 앓았던 사람만 걸리는 병으로 알려져 있는데.

“사실이다. 수두와 대상포진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동일하기 때문이다. 수두는 한 번 앓고 나면 평생 면역력이 생겨 다시 걸리지 않지만 수두 바이러스는 우리 몸의 신경뿌리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약해진 틈을 타 다시 활성화되어 염증을 일으키고 신경을 손상시킨다. 이것이 바로 대상포진이다. 수두 백신을 맞았거나 면역력이 강하면 수두 바이러스에 감염이 되어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지만 면역력이 약해지면 언제라도 대상포진이 나타날 수 있다.”

- 후유증이나 합병증은 없는가.

“대상포진은 아무리 심해도 건강하고 젊거나 면역력이 좋은 사람은 심한 감기처럼 1∼2주만 앓으면 거뜬히 낫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50세 이상 또는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피부는 나아져도 발진이 있었던 부위의 통증 때문에 괴로워하고, 일부 환자는 평생 대상포진 후의 만성적인 통증으로 고통 받는다. 이것이 바로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다. 피부 발진이 치유된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완치가 안 되기 때문에 예방이 중요하다. 특히 50세 이상 환자, 암·결핵과 같은 면역저하 관련 질환자, 면역억제제 복용자, 뇌신경 발병 환자, 피부 발진이 심한 환자는 피부 발진 확인 후 항바이러스제 복용과 더불어 대상포진이 발생한 신경뿌리의 신경염증을 없애는 신경주사치료를 초기부터 받는 것이 중요하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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