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 데스크톱은 잊어라, 게이밍 노트북 기가바이트 P27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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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1월 5일 21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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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노트북 시장은 11~13인치 크기에 성능은 기존 노트북과 비슷하면서도, 태블릿PC처럼 가볍고 배터리 사용시간이 긴, 이른바 ‘울트라북’이 대세다. 이들은 휴대성과 업무 생산성을 동시에 만족시킨 제품이다. 특히 4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하스웰’의 등장은 이런 현상을 더 빠르게 만들고 있다.

한편으로는 크고 무겁지만. 넓은 화면과 높은 성능의 노트북에 대한 수요도 여전히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그래픽 작업/동영상 편집 등 전문직 종사자와 하드코어 게이머(Hardcore Gamer)다. 이들은 쾌적한 환경에서 업무를 처리하거나 게임을 즐기기 위해 더 넓은 화면과 높은 성능을 요구한다. 이런 이들을 위해 일부 제조사는 여전히 ‘게이밍 노트북’을 생산한다.

게이밍 노트북은 왜 필요할까? 어떤 이들은 게이밍 노트북을 쓸 바에 데스크톱을 쓰는 것이 좋지 않느냐고 말한다. 하지만, 게이밍 노트북은 데스크톱 수준의 성능을 갖췄으면서도 그 부피가 훨씬 적으며, 필요에 따라 휴대도 할 수 있다. 문제는 가격이다. 비슷한 사양의 조립PC보다 2배 정도 비싸며, 브랜드 PC(데스크톱)보다는 1.5배 정도 비싼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필자가 지금부터 소개하려는 제품은 적당한 가격대의 17인치 게이밍 노트북, ‘기가바이트 P27’이다. 기가바이트는 사실 PC보다는 그래픽카드나 메인보드 등의 PC 부품으로 더 유명한 기업이다.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우수한 성능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일 수 있는 것이다.


훌륭한 기본사양

이 제품은 인텔 4세대 코어 i7-4700MQ를 장착했다. 메모리는 기본 8GB며, 그래픽카드는 인텔 내장 그래픽(HD 4600)과 엔비디아 지포스 765M을 장착했다. 저장장치로는 128GB SSD와 1TB HDD를 모두 갖췄다. 운영체제는 SSD 부분에 설치돼 있어, 부팅속도 및 각종 프로그램 실행속도가 빠르며, 추가로 설치된 1TB HDD에는 사진, 동영상, 음악 등을 넉넉하게 저장할 수 있다.


노트북에 RAID 0을 구성한다?

이 제품은 기본 저장장치 슬롯 외에도 2.5인치 베이(bay)를 하나 더 갖췄다. 여기에 SSD나 HDD를 추가로 장착하면 RAID 0을 구성할 수 있다. RAID 0은 저장장치 2개를 활용해 성능을 극대화하는 조합이다. 예를 들어 1TB HDD 두 개를 하나로 묶어 총 2TB를 단일 드라이브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구성하면 데이터 하나를 절반씩 각 HDD에 나눠 저장하게 되는데, 이론상 데이터 전송속도가 2배로 빨라진다. 하지만 HDD 한쪽에 문제가 생기면 모든 데이터를 쓸 수 없게 된다. 데이터 정보의 절반만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RAID 0은 성능을 극한으로 올리는 대신 안정성을 중시하는 조합이다. 사실 HDD 한 대를 이용하다 문제가 생기면 데이터를 쓸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이니, 극한의 성능을 원하는 사용자라면 RAID 0을 구성해 쓰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엔비디아 옵티머스로 전력 소비를 줄인다

이 제품이 갖춘 또 다른 기능은 엔비디아 옵티머스다. 엔비디아 옵티머스는 노트북 내장 그래픽과 외장 그래픽을 PC가 자동으로 선택해 사용하는 기술이다. 그래픽 성능이 거의 필요 없는 웹 서핑이나 문서 작업 시에는 내장 그래픽(이 제품의 경우 인텔 HD 4600)을 사용해 소모 전력을 낮추며, 게임이나 동영상 편집 등 고성능 작업 시에는 외장 그래픽(GTX 765M)을 사용해 성능을 높인다.

다만 이 기술에는 약간 문제가 있다. 그래픽 카드를 자동으로 선택하기 때문에 일부 저사양 게임이나 흔하지 않은 게임 등에서는 그래픽 카드를 변경하지 않고 내장 그래픽만으로 구동한다. 필자도 이 제품 초기 사용 시 내장 그래픽이 적용된 줄 모르고 게임을 구동하다 fps(초당 화면 표시 수, 높을수록 게임 화면이 부드러움)가 한 자리 정도로 낮아 의아했다. 이 기능이 필요 없다면 엔비디아 제어판에서 외장 그래픽만 사용하게 설정할 수 있으니 참고하자.


내장 그래픽과 외장 그래픽 중 어떤 것을 사용 중인지는 제품 키보드 오른쪽에 있는 LED 표시등으로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위에 있는 VGA버튼은 UMA 모드와 옵티머스 모드를 선택하는 버튼이다 주황색은 옵티머스 모드가 가동중인 상태이며, 녹색은 UMA 모드가 가동중인 상태다.

17인치 풀HD 화면과 성능 좋은 스피커

화면은 17인치 풀HD 디스플레이를 갖췄으며, 해상도는 풀HD(1,920x1,080)다. 터치스크린은 지원하지 않는다. 화면 패널은 TN 패널을 적용했다. 이 패널은 IPS 패널보다 시야각이 좁지만, 반응 속도가 빨라 FPS(First Person Shooting)처럼 화면이 빠르게 움직이는 게임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화면 아래에는 2와트 스피커 2개가 좌우로 있다. 스피커 간격이 넓어 입체 음향이 잘 구분되는 편이다. 스피커 성능도 나쁘지 않다. 중저음이 묵직하지는 않지만, 소리를 잘 표현하는 편이며 고음도 제법 깔끔하다. 특히 음량을 최대로 키워도 찢어지는 소리나 울리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일부 저가 제품 스피커에서는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 실제로 음량을 최대로 키워 ‘월드 오브 탱크’를 실행해봤다. 대포를 쏠때 나는 굉음을 어떻게 들려주는지 실험하기 위해서다. 포를 쏠 때 ‘쿵’하는 소리가 고급 헤드폰을 사용한 것처럼 깊이 있게 들렸으며, 소리가 찢어지는 일도 없었다.


이밖에 음장기슬로 Sound Blaster Cinema를 적용해 음악, 영화, 게임에 맞는 설정(중저음 강화, 입체감, 음성 강조 등)을 선택할 수 있다.


넓은 키보드… 키 감은 조금 가벼워

키보드는 숫자패드를 포함한 대형 키보드를 갖췄다. 아이솔레이트 방식이라 키보드 청소가 간편하며, 오타가 적다. 하지만 키 감은 조금 가볍다. 제품이 두꺼운 만큼 좀 더 묵직한 키 감을 원했지만, 생각보다 키를 눌렀을 때 들어가는 깊이가 얕았다. 또한, 숫자패드가 너무 가까이 있어 백스패이스, 엔터, 우측 방향 키 등을 입력할 때 숫자버튼을 잘못 누르는 일도 잦았다. 이 부분은 조금 아쉽다.


키보드에는 후방 조명이 탑재돼 있어 어두운 곳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주변이 어두워지면 백라이트가 자동으로 작동하는 기능은 없지만, 펑션 키 조합(Fn+F12)으로 간편하게 켜고 끌 수 있다.


다양한 I/O 단자로 확장성 높아

제품 우측에는 USB 3.0 단자 2개, e-SATA/USB 겸용 단자, HDMI 단자, 유선 랜 단자, SD카드 슬롯 등을 갖췄다. 제품 후면에는 전원 단자와 D-SUB 단자를 갖췄다. HDMI뿐만 아니라 활용성 높은 D-SUB 단자를 갖추고 있어 외부 화면 출력기기(프로젝터 및 구형 모니터)를 연결하기 좋다. 좌측에는 USB 2.0단자, 음성 입/출력 단자, 헤드폰 단자, BD-ROM(블루레이 디스크) 등을 갖췄다.


실제 사용 성능은?

배틀필드3

실제 게임 구동 시 성능은 어떨까? 먼저 배틀필드 3을 실행해봤다. 배틀필드 3의 그래픽 설정을 해상도 풀HD, 텍스처 품질, 지형 품질, 특수 효과 품질 등을 Ultra(가장 높음) 로 설정하면 fps는 28~35정도로 표시된다(Fraps로 측정). 해상도를 유지하고 그래픽 설정을 한 단계 낮추면(High, 높음)으로 설정하면 45~50 fps로 쾌적하게 즐길 수 있었다. 폭탄이 터지거나 총을 쏘는 효과가 잘 표현됐으며, 플레이 중 주인공이 총을 맞았을 때 나타나는 화면 효과도 생생했다.


월드 오브 탱크

다음으로 월드 오브 탱크를 최고 사양으로 실행해봤다. 수면 품질 및 수풀 묘사, 광원 효과 등을 모두 최고로 설정하고 실행했더니 40~50fps 정도로 나타났다(중전차 운용 시). 중형 전차나 경전차 등 이동 속도가 빠른 전차 기동하면 fps는 조금 떨어진다. 일반 지형에서는 최대 45fps 정도며 수풀이나 나무 등 지형지물이 많은 곳에서는 32fps 정도로 나타났다. 이 정도면 큰 무리 없이 최고사양으로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최고사양에서 볼 수 있는 그래픽 효과도 훌륭하다. 궤도 자국은 물론, 기동 시 먼지가 날리는 모습, 포격 시 불꽃 및 열기(주변이 열기 때문에 일렁이는 모습) 등이 잘 표현되며, 그림자 효과 및 수풀의 나뭇잎 하나까지 잘 나타난다. 가슴 아프지만 자신의 전차가 격파된 뒤 전차에 불이 붙은 모습이나 연기도 세밀하게 묘사된다.


테라

다음으로 온라인 게임 테라를 실행해봤다. 테라 역시 모든 그래픽 설정을 가장 높은 6단계로 맞추고 실행했다. fps는 45~50 정도로 게임 화면이 아주 부드럽게 나타났으며, 무기를 휘두르는 효과, 공격 효과 등이 잘 나타났다. 배경도 반짝이는 효과나 광원 효과가 부드럽게 표현됐다.


킹덤 온라인

현재 클로즈드 베타 테스트중인 킹덤 온라인도 실행해봤다. 이 게임은 대규모 전쟁을 지원하는 게임이라 제법 사양도 높다. 킹덤 온라인은 25~30 fps 정도로 낮게 나타났다. 아마도 최적화가 덜 된 모양이다. fps는 낮지만, 광원 효과나 각종 타격 이펙트는 재대로 표현됐다. 참고로 킹덤 온라인 CBT는 오는 11월 4일까지 진행된다.


리그 오브 레전드

마지막으로 실행해본 게임은 리그 오브 레전드다. 이 게임은 그래픽 성능과 어느 정도 타협한다면 출시된지 3~4년된 구형 PC에서도 원활하게 즐길 수 있다. 하지만 게임을 구동하기 위한 최소사양과 모든 그래픽 효과를 볼 수 있는 최고사양은 다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게임은 최고 사양으로 구동하는 것이 개발자에 대한 예의다. 게다가 리그 오브 레전드는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은 사용자가 즐기는 게임이니, 최고사양을 보여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게임 구동 시 fps는 60으로, 아주 쾌적하게 구동할 수 있었다. 소규모 전투인 ‘라인전’은 물론, 모든 플레이어가 한 자리에서 싸우는 ‘한타’ 시에도 fps가 떨어지지 않았으며, 필자가 선택했던 ‘직스’ 캐릭터로 ‘지옥 화염 폭탄’ 등 화려한 기술을 사용할 때도 fps는 60으로 유지됐다.

프리미어 프로 CC

게임 이외에 그래픽 성능이 필요한 프로그램은 또 무엇이 있을까? 동영상 편집이 대표적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프리미어 프로 CC를 사용해 성능을 실험해봤다. 프리미어 프로 CC는 64비트 운영체제에 메모리 8GB를 필요로 하며, 경우에 따라 그래픽 가속(머큐리 플레이백 엔진)을 지원하는 GPU(쿠다, 오픈CL 등)가 필요하다.


이 제품에서 DSLR로 촬영한 풀HD 동영상을 편집하고, 인코딩까지 했다. 편집 작업 중 동영상 속도가 떨어지거나, 각종 효과를 적용한 뒤 미리보기 시에도 느려지지 않았다. 렌더링 및 인코딩도 (워크스테이션보다는 느리지만…)일반 PC 이상으로 빨랐다.

가격도 합리적

제품 가격은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158만 4,000원이다. 비슷한 성능의 게이밍 노트북이 200만 원 대인 것을 생각하면 상당히 합리적인 가격이다. D-SUB, HDMI 등 확장성도 높아서 기존 구형 PC를 사용하던 사람이라면, 이 제품에 모니터를 추가로 연결해 기존 데스크톱을 대체할 수도 있다.


비슷한 성능의 데스크톱 PC보다 비싼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성능을 노트북 하나에 모두 압축해 놓았기 때문에 책상 공간을 더 넓게 활용할 수 있으며, 필요에 따라 휴대할 수도 있다. 이 제품은 고성능 게임을 즐기 하드코어 게이머, 사무실에서 하던 작업을 그대로 집으로 가져와 하려는 그래픽/영상 관련 전직 종사자 등에게 추천할 만하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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