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업에 종사하는 김민철 씨(42)는 최근 야근과 술자리가 특히 잦았다. 스트레스가 쌓이면서 불면증이 나타났다. 몸은 피곤하지만 밤새 잠을 자지 못했다. 다들 잠에 빠졌을 때, 그는 거실에 멍하니 앉아 있기 일쑤였다. 새벽에 간신히 잠이 들었다가 아침에 일어나면 몸이 개운하지 않았다.
그러던 김 씨는 우연히 휴양림으로 여행을 떠났다. 그곳에서 오랜만에 ‘꿀잠’을 잤다. 이후 피로가 쌓일 때마다 휴양림과 같은 자연을 찾아 하루나 이틀씩 지내고 왔다.
현대인은 괴롭다. 1년 내내.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 피로, 우울증이 현대인을 더 지치게 한다. 주말만 되면 무언가에 이끌리듯 여행 가방을 들쳐 메고 산으로, 들로, 바다로 떠나는 이유는 그곳에 ‘해답’이 있어서다.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자연으로 돌아가 심호흡을 하면 어느새 머리가 맑아진다. 에너지가 다시 충전되는 느낌. 자연의 기운이 몸을 정화시키는 셈이다.
나무가 울창한 숲 속이나 계곡에 갔을 때 기분이 상쾌해지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음이온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음이온이 많은 공기는 피를 맑게 하고 피로를 풀어주며 식욕을 북돋을 뿐 아니라 집중력까지 높여준다. 야외에서는 밥맛이 좋다거나, 휴양림에서 숙면을 취했다는 경험담도 음이온과 관련이 있다.
음이온은 어떤 원리로 숙면을 가능하게 할까. 전문가들에 따르면 잠을 잘 때 음이온 전자는 감각기관이 덜 산화되도록 한다. 그러면 뇌 안에 감각기관에 필요한 신경 전달 물질을 많이 저장할 수 있어 숙면이 가능해진다. 음이온이 혈액을 개선하고 부교감 신경이 활성화되어 전신의 피로를 해소시키는 것도 숙면을 가능하게 하는 이유다.
세연통증클리닉 최봉춘 원장은 “음이온은 엔도르핀의 생성을 촉진시켜주는 세로토닌의 농도를 조절한다. 불안감과 긴장감을 줄어들게 한다. 스트레스가 해소되면서 자율신경이 안정돼 혈압과 맥박이 정상화되고 몸의 면역력과 자연치유력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의 연구팀은 이런 사실을 논문으로 입증했다. 매일 15분씩 25일 동안 음이온에 노출된 남성의 경우 건강·식욕·수면상태가 모두 크게 좋아졌다. 작업 능력이 9일 만에 50% 증가했다. 25일째 되는 날에는 이 능력이 87%까지 올랐다. 또 박테리아를 음이온에 노출했을 때 세균은 6시간 내에 50%로 줄었고, 24시간 내에 70%까지로 줄었다.
인체가 하루에 필요로 하는 음이온의 양은 공기 1cc당 700개로 알려져 있다. 도시의 경우 음이온의 양은 20∼150개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만큼 공기가 오염됐다는 얘기다. 반면 폭포나 숲에서는 음이온의 양이 800∼2000개에 이른다.
도시에 살수록 음이온을 접하기 어려운 이유는 또 있다. 보통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거나 몸이 극도로 피곤해지면 양이온이 방출된다. 양이온이 많아지면 상대적으로 음이온은 더욱 줄어든다. 이런 이유로 인해 도시인에게는 음이온이 항상 부족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숲과 폭포, 산과 같은 자연이 더욱 각광을 받는다. 음이온을 찾아 도시를 떠나는 사람이 많아지는 이유다. 특히 건강에 신경을 쓰는 사람일수록 이런 경향이 강하다. 음이온이 풍부한 자연에서 충분히 쉬고, 피로가 풀리는 숙면을 얻을 수 있다. 주말만 되면 캠핑을 떠나는 이른바 ‘캠핑족’이 200만 명을 넘어선 게 이와 무관하지 않다. 여름 성수기에는 휴양림에 가고 싶어도 이미 예약이 끝나 포기하는 사람이 많을 정도.
음이온 제품을 개발해 시장에 내놓는 기업이 늘어나는 중이다. 자연으로 떠나지 못하고 도시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 도시에서 음이온을 충분히 경험하도록 하자는 취지다.
이런 기업 가운데 하나가 친환경섬유기업 ‘웰크론’이다. 이 회사는 최근 음이온 원단을 사용한 음이온침구 ‘세사(SESA) 웰리온’과 ‘세사리빙(SESA Living) 숲이온’을 개발하고 제품 테스트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웰크론 연구소 관계자는 “공인시험기관에 의뢰해 제품을 테스트한 결과, 산과 들이 있는 교외에서 방출되는 음이온 수치와 비슷한 결과를 얻었다”면서 “오염된 공기와 스트레스 때문에 만성 피로를 느끼는 현대인이라면 음이온 침구의 효과를 체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