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는 자타가 공인하는 PC용 CPU 업계의 2인자다. 물론 1위 업체인 인텔이 시장의 90%에 달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기에 2인자라는 입장이 무색하게 보일 때도 있지만, 그나마 소비자들에게 또 하나의 선택권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AMD의 존재는 소중하다. 이런 AMD에게 있어 최근 모바일 컴퓨터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은 위기이자 기회다. 이런 흐름을 잘 탄다면 한층 점유율을 높일 수 있겠지만 자칫 잘못하다간 지금의 자리도 위태로울 수 있다.
지난 12일, AMD코리아는 국내 취재진을 상대로 본사 임원진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콜 브리핑을 열고 향후 모바일 컴퓨터 시장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날 브리핑을 진행한 AMD 고객 마케팅 이사 게이브 그래브닝(Gabe Gravning)은 “앞으로의 IT 시장은 데스크탑과 노트북과 같이 콘텐츠의 생산에 특화된 시스템과 태블릿PC나 스마트폰과 같이 콘텐츠의 소비에 적합한 시스템이 공존하는 환경이 일반화될 것”이라며 “AMD는 이 모두를 아우르는 ‘서라운드 컴퓨팅’을 지향한다”고 강조했다.
그래브닝 이사의 설명에 따르면, 2014년에 출시될 신형 APU(CPU와 GPU를 합친 통합 프로세서)를 소개하며 향후 AMD가 노트북뿐 아니라 태블릿PC, 2-in-1(노트북과 태블릿PC의 형태를 오가는 제품) 등의 다양한 제품에 APU가 탑재될 것이라고 밝혔다.
2014년 AMD의 핵심 전략 제품은 ‘비마’와 ‘멀린스’
2014년에 출시될 AMD의 모바일용 APU는 성능을 강조한 코드명 ‘카베리(Kaveri)’, 그리고 성능과 저전력의 균형을 추구하는 코드명 ‘비마(Beema)’, 초저전력 APU인 코드명 멀린스(Mullins)’다. 이들 신형 APU는 모두 28nm 공정으로 생산될 예정이다.
이들 중 AMD가 특히 기대가 큰 것은 비마와 멀린스다. 태블릿PC와 2-in-1와 같이 휴대성을 강조하는 모바일 컴퓨터에 주로 탑재될 예정인 이 모델은 성능이 향상된 라데온 GPU를 포함할 뿐 아니라 전원과 네트워크를 비롯한 다양한 신호를 하나의 케이블로 전달하는 AMD 독 포트(DockPort) 기능을 지원하는 등 편의성도 높인 것이 특징이다.
ARM 기반 보조프로세서도 내장한 신형 APU
비마와 멀린스의 또 다른 특징이라면 기본적으로 X86 아키텍처 기반의 프로세서이면서도 내부에 ARM 아키텍처를 일부 도입했다는 점이다. 비마와 멀린스는 ARM 코어텍스-A5 기반의 보조 프로세서를 내장, 이를 데이터 보안기능을 구동하는데 활용한다. 물론 주 프로세서는 여전히 X86 기반이지만, 서로 다른 아키텍처의 두 프로세서가 하나의 칩에 탑재된 것만으로도 의의가 있다고 AMD는 강조했다.
윈도8.1과의 ‘궁합’ 강조, 삼성 등의 제조사들도 관심 보일 것
최근 출시된 최신 운용체제인 윈도8.1과의 ‘궁합’도 좋아졌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이라면 윈도8.1에 새로 적용된 미라캐스트(Miracast, 와이파이를 이용해 PC나 태블릿의 화면을 TV나 외부 모니터로 공유) 기능을 활용한 AMD 무선 디스플레이(Wireless Display) 기술이다.
또한, 윈도8.1에 탑재된 인터넷익스플로러11에서 지원하는 웹GL(WebGL) 가속 기능 덕분에 AMD의 GPU와 APU를 탑재한 기기를 이용하면 한층 쾌적한 웹 서핑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그래브닝 이사는 밝혔다. 그 외에 윈도 8.1의 인스턴트고(InstantGo) 기능도 지원, 배터리 구동 상태에서도 14일 동안 대기모드를 유지, 그 동안에 각종 온라인 업데이트가 가능하고 일반모드로 빠르게 복귀가 가능하다는 정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래브닝 이사는 2013년에는 삼성, HP, 에이서, 도시바, MSI를 비롯한 다양한 제조사들이 AMD APU 기반의 태블릿PC 및 노트북을 출시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2014년형 APU 역시 많은 제조사들의 관심을 끌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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