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엔 있고 토성엔 없다? 생명체 가능성, 생각과 다르네

인도가 5일 쏘아올린 화성탐사선 ‘망갈리안’의 콘셉트 이미지. 내년 9월 화성에 도착하면 본격적으로 생명체의 단초인 메탄을 찾아 나설 예정이다. 위키미디어 제공

물의 존재만으로 생명체가 있었을 거라는 기대를 갖게 했던 화성.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대기 환경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여겨졌던 토성.

그러나 최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 탐사선들은 이런 생각과 반대되는 분석 결과를 내놓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8월 화성에 착륙한 화상 탐사 로봇 ‘큐리오시티’가 1년 넘게 화성 대기를 분석한 결과 생물체 존재를 입증하는 메탄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NASA가 최근 공식 발표했다. 반면 1997년 10월 발사돼 7년 만인 2004년 토성 궤도에 진입한 ‘카시니’는 토성의 위성 타이탄에서 프로필렌을 검출했다는 소식을 알려 왔다.

이런 상황에서 NASA는 이달 18일 화성에서 대기와 물이 사라진 이유를 찾기 위해 화성 대기탐사선 ‘메이븐’을 발사했고, 이에 앞서 이달 5일 인도는 화성 탐사선 ‘망갈리안’을 발사해 우주 생명체 탐사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 화성엔 없고, 토성에는 있다?

큐리오시티가 1년 넘게 조사해 분석한 결과 화성에서 메탄 성분을 찾지 못함에 따라 생명체 존재 가능성에 물음표가 붙었다. 분자 기호 CH₄인 메탄은 생명체 활동을 입증해 주는 가장 강력한 물질이다.

충남대 화학공학과 이창수 교수는 “생명체가 있으려면 화학적으로 탄소와 수소가 있어야 하는데 탄소와 수소가 자연 상태에서 결합해 가장 안정적인 형태로 있는 물질이 바로 메탄”이라며 “메탄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은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하지 않을 확률이 95%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결과만으로 화성에 생명체가 없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의견도 많다. 큐리오시티가 화성 전체를 탐사하지는 않기 때문에 큐리오시티의 주요 활동 무대인 게일 분화구 근처에서 메탄을 찾지 못했다고 해서 화성에 생명체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토성의 위성 타이탄에서는 프로필렌이 검출됐다. 토성 탐사선 카시니호가 이번에 발견한 프로필렌 농도는 2∼3ppb(1ppb는 1000분의 1ppm)로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프로필렌이 생길 정도의 복잡한 화학 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이라면 토성에도 생명체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 교수는 “프로필렌이 있다고 생명체가 존재했다고 얘기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다만 플라스틱의 기본 단위인 프로필렌이 있다는 것은 토성에 고분자 화합물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일반적으로 생명체는 고분자의 집합체이기 때문에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생명체도 존재할 수 있는 화학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고 볼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 진일보하는 기술, 우주 생명체 탐사 새 국면

NASA는 화성 대기탐사선 ‘메이븐’을 발사한 것 외에도 우주 생명체를 직접 식별할 수 있는 ‘랩온어칩(Lab-on-a-chip)’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랩온어칩은 작은 칩 하나로 우주인의 의료 정보부터 수질 모니터링 등과 다양한 생명 현상에 대한 실험이 가능한 장비다. 올해 초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우주정거장 표면 미생물과 박테리아를 식별하는 테스트를 진행했다. NASA는 이 기술을 진일보시켜 화성, 토성 등 태양계 행성 탐사에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달 초 인도가 화성탐사선 망갈리안을 발사하는 데 성공하면서 세계에서 네 번째로 화성 탐사선을 보냈다. 망갈리안은 내년 9월 화성에 착륙한 후 화성의 대기와 토양을 분석해 큐리오시티가 찾아내지 못한 메탄의 흔적을 먼저 발견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하고 있다.

김민수 동아사이언스 기자 mins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