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생체모방로봇센터 문열어
국방과학硏과 10년간 156억 투입… 새-곤충 본떠 최첨단 로봇 개발
모기와 꼭 닮은 초소형 로봇이 ‘윙’ 소리를 내며 폐가(廢家) 안으로 날아든다. 허공을 이리저리 살피더니 구석에 숨어 있는 주인공을 발견하고 벽에 착지한다. 이어 밖에서 주인공을 찾아다니는 악당로봇에게 위치를 전송한다. 정보를 전달받은 악당로봇은 폐가를 공격한다. 2009년 개봉한 할리우드 공상과학영화 ‘트랜스포머2’의 한 장면이다. 서울대가 이 같은 초소형 국방용 정찰 로봇 개발에 나섰다. 영화보다 더 진화해 스텔스 기능도 갖출 예정이다.
서울대는 국방과학연구소, 방위사업청과 손잡고 국방생체모방자율로봇 특화연구센터를 26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공과대 내에 개소했다. 올해부터 2022년까지 10년간 총 156억 원이 투입된다.
서울대가 개발할 생체모방로봇은 새나 곤충 등 생물체의 구조와 기능을 본떠 만든다. 이미 세계 각국은 개발 경쟁에 나섰다. 미국은 2011년 초소형 정찰용 ‘나노벌새’ 로봇을 만들었다. 영국은 손바닥 크기의 ‘검은말벌’ 로봇을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투입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개발된 로봇에는 한계가 있다. 사람이 무선으로 직접 모든 행동을 조종해야 하며 기거나 비행하는 동작 중 한 가지만 할 수 있다.
서울대는 훨씬 진화한 로봇을 개발할 예정이다. 센터장을 맡은 서울대 공대 전기정보공학부 조동일 교수는 “세계 최초로 스스로 주변 상황을 인식해 판단하고 행동하는 자율판단형 로봇을 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무만 입력시키면 로봇이 스스로 주변 상황과 돌발변수를 파악하고 대처해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다. 실제 곤충처럼 날아간 뒤 벽이나 바닥에 붙어 걸어가는 등 여러 가지 동작도 할 수 있게 만든다. 여러 로봇이 서로 정보를 송수신하며 임무를 분담해 협업도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세계 처음으로 스텔스 기능과 주변 물체 색깔에 맞춰 몸 색깔을 변화시키는 위장 기능도 탑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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