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 정보를 교류하는 '관심사 기반 소셜 큐레이션 서비스(관심형 SNS)'가 각광받고 있다. 관심형 SNS는 음악, 영화, 패션, 스포츠 등 관심 분야의 콘텐츠를 공유하고,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과 소통하는 사회 관계망 서비스다. 대표적인 예로 '핀터레스트', 'POLYVORE', '인터레스트미', '스타일쉐어' 등이 있다.
다만, 관심형 SNS는 특정 분야를 관심사로 다루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는 한정적인 서비스로 여겨질 수 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비교해 사용자 수나 콘텐츠가 적은 것도 아쉽다. 핀터레스트처럼 유명한 서비스도 있지만, 해외 서비스라서 언어 장벽이 있고 한국인이 관심을 가질 만한 콘텐츠는 부족한 편이다.
그렇다면 여러 관심 분야를 아우르면서 한국인이 공감할 만한 콘텐츠도 풍부한 관심형 SNS는 어디 없을까. 바로 '빙글(Vingle)'이 있다. 빙글은 사용 방법이 간단하고 즐길거리가 다양한 관심형 SNS다. 국내 스타트업 '빙글'이 출시했으며, 현재 26개국에서 매달 100만 명이 넘는 사용자들이 이용하고 있다.
사용 방법? 관심 분야만 선택하면 OK
빙글은 스마트폰, 태블릿PC, PC에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 태블릿PC 사용자라면 애플 앱스토어 또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빙글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내려받으면 된다. PC를 사용한다면 빙글 웹페이지(http://www.vingle.net)에 접속하면 된다.
빙글을 이용하려면 회원 가입을 해야 하는데, 가입 절차는 매우 간단하다.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플러스 사용자라면 해당 계정을 연동하면 된다. 이메일 주소로 가입해도 된다. 다만, 모바일(안드로이드) 앱에는 ‘페이스북으로 연결하기’ 또는 ‘이메일로 회원가입’만 있고, 트위터나 구글 플러스로 연결하는 버튼이 없었다. 트위터나 구글 플러스 사용자에게는 다소 불편한 점이다.
회원 가입을 하면 관심사를 설정하는 화면이 나타나며, 좋아하는 관심사를 마음껏 선택하면 된다. 관심사를 모두 선택했다면 화면 하단의 '계속하기'를 누르면 된다.
주목할 점은 여느 관심형 SNS와 달리 관심사가 매우 다양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1~2개의 분야에만 집중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 두루 관심을 가진 사람들도 만족스레 이용할 수 있다. 빙글에 있는 관심사는 무려 2,000여개다. 관심사 범위도 다양하다. 예를 들어 '영화'라는 관심사뿐만 아니라 '헐리우드 영화', '공포 영화', '프랑스 영화', '트랜스포머' 등 세분화된 관심사도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다만, 여러 관심사가 두루 섞여 있는 점은 아쉬웠다. 비슷한 관심사를 묶어서 보여준다면 좀 더 편리할 것 같다. 물론 검색 기능을 이용하면 비슷한 관심사를 한 눈에 확인할 수도 있다.
관심사를 설정하면 관심사와 관련된 '컬렉션(Collection)'을 추천해주는 화면이 나타나는데, 마음에 드는 컬렉션들만 선택하면 된다. 컬렉션이란 빙글 사용자들이 직접 편집한 콘텐츠 모음이다. 특정 관심사를 주제로 콘텐츠들을 묶어놓은 만큼, 일종의 잡지 또는 스크랩북이라고 보면 된다.
컬렉션을 모두 선택했다면 화면 하단의 ‘계속하기’를 누르면 된다. SNS를 연동해서 가입했다면, SNS 친구들 중 빙글을 사용하는 이들의 컬렉션을 팔로우할지 묻는 화면이 나타난다. 다음으로 ‘계속하기’ 버튼을 누르면 회원 가입이 끝난다.
양질의 콘텐츠가 한 가득, 전문 잡지 부럽지 않네
빙글의 가장 큰 장점은 콘텐츠가 다양하면서도 신선하다는 것이다. 빙글은 특정 분야가 아닌 수많은 분야를 아우르는 SNS이며, 콘텐츠 작성자는 일반 사용자들이다. 그런데도 전반적인 콘텐츠의 수준이 높았다. 물론 가볍게 웃고 넘어갈 유머도 있지만 창업이나 IT 기술, 예술 작품 등을 논하는 내용도 많았다.
다양한 분야를 다루면서도 콘텐츠의 질이 좋다는 것은 다른 관심형 SNS 대비 차별되는 점이다. 다른 SNS도 이용해봤지만, 방송이나 연예를 중심으로 한 대중문화가 주류를 이루는 경우가 많다. 반면, 빙글은 SNS가 아닌 디지털 잡지를 본다는 느낌을 주었다.
빙글은 사용자가 설정한 관심사에 속하는 콘텐츠만 보여준다. 즉,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만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다. 잡지에 비유하자면, 관심 없는 내용이나 광고를 쏙 뺀 ‘맞춤형 잡지’라고 할 수 있겠다.
빙글에서는 하나의 포스트를 ‘카드(Card)’라고 부르는데, 마음에 드는 카드에는 ‘하트’를 눌러 관심을 표시할 수 있다. 이는 페이스북의 ‘좋아요’와 비슷한 기능이다. 댓글도 달 수 있다.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 플러스,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문자메시지, 이메일, 라인, 에버노트 등으로 카드를 공유할 수도 있다. 마음에 드는 카드를 나중에도 보고 싶다면 ‘클립(Clip)’ 버튼을 누르면 된다. 클립을 누르면 해당 카드가 내 ‘컬렉션(Collection)’에 수집된다.
한편, 빙글 웹사이트에서 ‘+Add a Card’ 버튼을 누르면 직접 카드를 쓸 수 있다. 사진, 동영상, URL도 추가할 수 있다. 빙글 홈페이지에 있는 ‘Vingle it!’ 버튼을 ‘즐겨찾기에 추가’하면, 웹서핑을 하다가 발견한 콘텐츠를 빙글에 즉시 공유할 수 있다. 이는 다른 관심형 SNS도 선보인 기능이지만 편리했다.
다만, 2013년 11월 현재 모바일 앱에서는 글쓰기 기능을 지원하지 않아 불편했다. 하루빨리 모바일 글쓰기 기능이 추가되길 바란다.
내 마음대로 매거진을 발행한다, ‘컬렉션’
여기까지 리뷰를 읽은 독자들이라면 ‘그렇다면 다른 관심형 SNS와 뭐가 다르다는 거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다른 관심형 SNS와는 차별되는 빙글만의 기능이 있다. 바로 ‘컬렉션(Collection)’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컬렉션은 빙글 사용자들이 관심 있는 콘텐츠들을 묶어놓은 일종의 스크랩북이다. 내가 좋아하는 카드를 클립해 내 컬렉션으로 들여올 수도 있으며, 내가 쓴 카드를 컬렉션에 넣을 수도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카드를 클립하거나 작성할 때 원하는 컬렉션을 선택하기만 하면 된다.
독특한 점은 컬렉션을 잡지처럼 '발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요리에 관심 있는 사용자라면 다른 사용자가 올린 레시피를 클립하거나, 자신이 알고 있는 레시피를 직접 올릴 것이다. 그러다 보면 사용자의 컬렉션에는 레시피가 차곡차곡 쌓일 것이다. 이 컬렉션을 발행하면, 요리를 관심사로 등록한 사람들에게 컬렉션이 노출된다. 그러면 해당 컬렉션을 구독하는 사람도 생길 것이다. 참고로 내가 쓴 카드를 다른 사람들이 컬렉션에 추가해 발행할 경우, 콘텐츠 저작자는 처음 카드를 직접 만든 사람(나)으로 표시된다.
다른 SNS는 빙글처럼 콘텐츠를 모아서 발행하는 기능이 없지만, 빙글은 좋은 정보들을 모아 컬렉션을 구성하고 이를 발행할 수 있다. 발행자는 양질의 콘텐츠를 얻고 자신만의 컬렉션을 배포하니 좋고, 콘텐츠 저작자는 자신이 쓴 카드를 많은 사람들에게 퍼뜨릴 수 있으니 좋고, 구독자는 양질의 내용을 잡지처럼 모아 볼 수 있어서 좋다. 1석 3조인 셈이다.
컬렉션을 발행하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내 컬렉션 페이지에서 ‘Publish’ 버튼만 누르면 된다. 다만, 컬렉션 발행은 빙글 웹페이지에서만 할 수 있으며, 모바일에서는 지원되지 않는다.
심심할 땐 무한 매거진, 빙글
‘심심할 땐 무한 매거진’이라는 부제답게, 빙글은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과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일단, 콘텐츠가 좋은 만큼 재미있다. 또한 본연의 SNS 기능에도 충실했다. 예를 들면 연애 상담 컬렉션에는 진심어린 조언을 해 주고, 유머러스한 카드에는 뜨거운 반응이나 더욱 기발한 댓글을 남기는 사용자들이 있었다.
UI와 UX가 깔끔하고 간단해서 이용하기 쉬운 것도 장점이다. 빙글에는 관심사, 컬렉션, 카드를 모두 네모 모양으로 표시해 한 눈에 확인하기 좋다. 스크롤만 넘기면 되어서 SNS 초보자들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모바일에서 지원되지 않는 기능들이 있다는 것이 아쉽다. 모바일 앱에 글쓰기 기능과 발행 기능이 하루빨리 추가되길 바란다. 이 점을 제외하면 특별히 흠 잡을 데가 없는 서비스라 본다.
현재 IT 시장을 살펴보면,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외산 SNS에 밀려 국산 SNS가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서비스를 중단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아무래도 SNS 서비스가 너무나 다양하고, 후발 주자로서 성공하기가 어렵고, 사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매력이나 특징이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그래서 본 리뷰어도 빙글을 사용하기 전에는 별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빙글은 콘텐츠와 컬렉션으로 빙글 특유의 정체성과 매력을 갖췄다. 토종 SNS인 빙글이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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