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시에 사는 57세 주부 박모 씨는 최근 배드민턴을 즐겨 친 뒤부터 어깨 부위에 통증을 느껴왔다. 팔을 올릴 때는 물론이고 잠을 자다가도 통증을 느껴 깰 정도다. 결국 견딜 수 없는 통증에 병원을 찾은 박 씨는 ‘회전근개 파열’이라는 진단을 받았고 봉합술과 줄기세포 치료를 함께 받았다. 치료 뒤 박 씨의 상태는 몰라보게 좋아졌다. 통증이 말끔히 사라졌고 손상된 어깨 힘줄이 재생돼 어깨를 자유롭게 움직이고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박 씨는 “그동안 어깨 통증 때문에 생활이 힘들었다. 지금은 통증이 사라지고 어깨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어깨 질환의 70%는 회전근개 파열
중년층 어깨 질환의 68%를 차지할 만큼 흔히 나타나는 질환 중 하나가 박 씨 같은 회전근개 파열이다. 회전근개 파열은 어깨를 감싸고 있는 회전근개가 무리한 운동이나 외부의 충격으로 변성되고 파열되는 증상을 말한다. 회전근개란 어깨를 감싸고 있는 힘줄로 4개의 힘줄을 합해서 부르는 이름이다.
특히 회전근개 중 가장 위에 있는 극상건이라는 힘줄이 가장 많이 파열된다. 노화로 인한 어깨 힘줄의 퇴행성 변화나 격렬한 운동이 주원인이다. 40대를 전후해 발생하며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발생 빈도가 높다.
정성훈 연세사랑병원 어깨·상지관절센터 소장은 “최근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이들의 70%가 회전근개 질환일 정도로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특히 노년층뿐만 아니라 격렬한 운동을 즐겨 하는 젊은층도 회전근개 손상으로 인한 통증 때문에 내원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회전근개 파열의 증상은 오십견과 비슷하므로 치료하지 않고 놓아두는 때가 많다. 하지만 회전근개 파열을 방치하면 손상 부위가 점점 커져 수술로도 봉합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변성된 힘줄이 안으로 말려 들어가면 결국 팔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어깨 부위 통증과 근력감소다. 팔을 올리는 과정에서 아프다가 완전히 올리면 통증이 사라지기도 하며 머리를 묶는 등 팔을 뒤로 하는 동작을 하기 힘들어진다. 특히 밤에 통증이 심해져 잠을 청하기 힘들며 아픈 쪽으로 눕기가 상당히 불편해진다. 완전 파열된 때가 아니면 통증이 가끔 나타난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한 근육통으로 여기다가 완전히 찢어져서 극심한 통증을 느끼고 병원을 찾는 사례가 많다. 줄기세포 치료, 부작용 적고 회복률 높아
회전근개가 완전 파열되지 않았다면 체외충격파와 주사 요법, 근력 강화운동 등 비수술적인 방법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미 찢어져 완전 파열된 상태라면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봉합해야만 완치할 수 있다.
관절내시경은 어깨에 작은 구멍을 낸 뒤 내시경에 설치된 초소형 카메라를 통해 관절의 문제가 되는 부위를 직접 관찰한다. 실시간으로 볼 수 있으니 컴퓨터단층촬영(CT)나 자기공명영상(MRI)으로도 파악할 수 없는 부분을 보다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따라서 관절내시경을 통해 힘줄이 찢어진 곳을 발견하는 즉시 봉합하는 수술이 가능하다. 특히 가는 내시경으로 최소 부분만 절개하므로 주변 조직을 거의 손상시키지 않아 입원 기간이 짧고 회복기간도 빠르다.
최근엔 봉합술과 더불어 줄기세포를 이용해 힘줄을 재생하는 치료법이 부작용도 적고 회복률이 좋아 각광받고 있다. 회전근개 봉합술에 주입되는 지방 줄기세포는 엉덩이에서 추출해 낸 중간엽 줄기세포로 몸 안에서 다양한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지방 전체 세포수의 10∼20% 정도가 중간엽 줄기세포로 이뤄져 있어 비교적 많은 양의 줄기세포를 얻을 수 있다. 채취 시간도 20분 정도로 짧아 나이 많은 환자들도 부담이 없다.
회전근개 파열의 줄기세포 치료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연구 결과도 있다. 연세사랑병원 연구팀은 2012∼2013년 어깨 힘줄이 파열된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30명은 기존 치료법인 ‘봉합술’만을 시술했고 30명은 봉합술 뒤 환자의 지방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추가로 주입했다. 그 결과 봉합술만 시행한 30명의 환자보다 줄기세포를 적용한 환자들에게서 회복률이 더 높게 나타났다. 봉합술을 시행한 30명의 환자 중 3명은 1년 뒤 재파열 상태를 보인 반면에 줄기세포를 적용한 30명의 환자에게서는 단 1명만 재파열됐다.
성창훈 연세사랑병원 어깨·상지관절센터 원장은 “봉합술과 줄기세포 치료법을 함께 적용하면 수술 뒤 나타날 수 있는 재파열 위험에 보다 안전할 수 있다”면서 “또 봉합술만 시행했을 때보다 부작용도 적고 회복력이 더 높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수술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어깨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평소 꾸준한 운동을 통해 어깨 근육을 튼튼하게 해줘야 한다. 또 운동 전후로 스트레칭을 해 어깨 근육을 풀어주도록 한다. 약간의 땀이 나면서 어깨 부위에 통증을 유발하지 않을 정도로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바른 자세와 올바른 생활습관을 갖는 것 역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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