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생화학분자생물학회와 한국생화학분자생물학회는 2010년 생화학분자생물학회로 통합됐다. 여기서 발간하는 ‘실험 및 분자의학(EMM)’은 국내 학술지로는 처음으로 ‘네이처출판그룹(NPG)’에서 출판하게 됐다.
한국물리학회가 발간하는 학술지인 ‘첨단 및 응용물리(CAP)’는 ‘셀’의 논문을 서비스하는 세계적 출판사 엘스비어와 출판 협약을 맺었다. 이처럼 최근 국내 학술지들은 ‘NCS(네이처, 셀, 사이언스)’와 경쟁할 수 있는 학술지로 성장하기 위해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세계적인 학술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세분화된 학회를 통합하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인식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학회에서 발행하는 ‘학회지’ 중심인 국내 학술지 시장 규모는 매우 영세하다. 현재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에 등록된 이공계 분야 학회는 371개이고 이들이 발간하는 학회지는 445개에 이른다. 학회와 학회지가 난립하다 보니 개별 학회의 인원도 적고, 논문 투고자도 많지 않아 발행이 미뤄지는 경우도 다반사다. NCS 등 국제 유명 학술지는 논문 온라인 투고, 동료 평가인 ‘피어리뷰’, 편집, 마케팅, 유통망까지 갖추고 있지만 국내 학회지는 이런 제대로 된 학술지 출판 노하우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
한국과학학술지편집인협의회 회장인 진정일 고려대 KU-KIST 융합대학원 석좌교수는 “EMM이나 CAP의 경우 세계 최고 수준인 출판사들의 편집·마케팅 노하우를 이용할 기회를 얻었지만 대부분 학술지의 경우 여전히 발행 역량이나 기반이 부족하다”라며 “외국 유명 학술지 게재가 연구자 평가의 주요 기준이기 때문에 우수 논문이 국내 학회지로 유입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실용성을 강조하는 사이언스, 자매지 네트워크가 강한 네이처, 심층적 전문성을 강조하는 셀처럼 국내 학술지가 세계적인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는 우선 학회 간의 통합이나 국제 협력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학회를 통합해 규모를 키움으로써 연구 역량을 집중시키는 것이 여전히 주요 과제란 말이다. 더 나아가 과학 전 분야를 아우를 수 있도록 여러 분야를 통합해 사이언스나 네이처 같은 전문 학술지를 만들자는 의견도 있다.
국제 협력을 추진해 NCS 학술지 체제에 대항할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김승환 포스텍 물리학과 교수는 “미국과 유럽의 거대 출판사들과 경쟁하려면 중국이나 일본과 협력해 아시아권의 역량을 통합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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