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의료시장으로 ‘퀀텀점프’ 기회 열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13일 03시 00분


비행기로 2시간 거리 상하이 100% 외국투자병원 허용
최근 5년간 매년 18%씩 성장
의료계 블루오션… 투자 서둘러야

홍성범 BK성형외과 대표 원장
홍성범 BK성형외과 대표 원장
중국은 지난해 10월 상하이(上海) 자유무역시험구(FTZ) 내 100% 외국투자 병원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비록 지역 제한은 있지만 모든 나라에 전면 개방하는 것이다. 상하이 FTZ엔 법인세 인하, 무관세 등의 혜택도 주어진다.

중국에는 “점선면 전략”이라는 것이 있다. 덩샤오핑(鄧小平)이 1978년 개혁개방을 선언하며 쓰던 말이다. 선전(深(수,천)), 하이난(海南)을 비롯한 5개 도시를 점으로 시작해 톈진(天津)과 다롄(大連) 등 14개 동부 연안 도시를 잇는 선이다. 그리고 이를 창장(長江) 삼각주, 주장(珠江) 삼각주 등 면으로 확대시킨 전략을 지칭한다. 이번 상하이 시험운영을 마치면 중국 전역으로 확산시킬 것이다. 이미 톈진, 샤먼(廈門), 광저우(廣州), 충칭(重慶), 선전 등 10여 개 인근 대규모 도시가 중앙정부에 FTZ 지정을 신청했다.

필자는 10년간 상하이와 청두(成都)에 진료를 겸해 100여 차례 다녀왔다. 중국 의료시장에 관심이 많았고, 양국 의료발전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다소 막연한 생각에서다. 지난해엔 상하이 시로부터 성형병원 설립허가를 받았다. 자본금 3000만 위안(약 52억5000만 원)으로 한국에서 70% 투자했다. 3월 개원한다. 중국에서 유일한 중외합작 성형병원이다.

지금은 또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있다. 상하이 FTZ에 독자 한국 병원을 짓는 프로젝트다. 성공하면 ‘중국 최초 독자 외국 병원’이라는 타이틀을 한국이 가져간다. 이는 중국 전역으로 확산될 FTZ 내 검진센터 설립의 우선권과도 같다. 상하이 시에서 먼저 필자에게 제안을 했다. 고급 건강검진센터로 100억 원 정도 투자해야 한다. 주변의 우려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실패로 인한 개인의 손해보다 이 기회를 놓치면 한국 의료가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을 영원히 놓치고 말 것 같은 안타까움이 나를 재촉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12년 한국을 찾은 외국인 환자의 20.4%가 중국인으로 매년 1위다. 또 현재 해외로 진출한 111개 의료기관 가운데 중국이 38개로 가장 많다. 하지만 정식 투자가 이뤄진 병원은 하나도 없다. 싱가포르는 어떤가. 전체 외국인 환자 수의 50%가 인도네시아 환자다. 병원도 인도네시아에 가장 많이 진출했고 대부분 직접투자다. 해외 환자 유치와 의료수출 성공의 중요 열쇠는 ‘거리’다. 우리가 중국에 집중해야 할 이유다. 또 이왕 하려면 제대로 투자해야 한다.

필자는 최근 청두에서 경기 성남시 분당만 한 신도시를 2년 만에 완성하고, 짓는 동안 분양을 완료하는 현장을 봤다. 수요가 따라준 결과다. 지금 중국 의료가 그렇다. 중국 의료서비스 시장은 최근 5년간 매년 18%씩 성장해왔다. 폭발적인 수요 증가가 예측된다. 중국의 인민병원마다 로비엔 환자로 넘쳐난다. 중국 정부는 의료서비스의 양적 확대와 질적 상승을 위해 당분간 외국 병원의 중국 진출에 매우 호의적일 것이다.

그러나 이 또한 오래가진 않을 것이다. 적어도 10년 이내에 윈도가 닫힐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며칠 전 기자회견에서 의료서비스를 유망 서비스업종으로 선정하고 과감한 정책 지원 의지를 밝혔다. 의료수출이야말로 창조경제의 핵심이다. 2시간 비행거리의 상하이 FTZ. 지금이 중국 진출의 절호의 기회이다.

홍성범 BK성형외과 대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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