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 고민이던 회사원 김모 씨(55)는 며칠 전부터 위가 허하고 신물이 자주 올라왔다. 위쪽 배에 심한 통증이 두 시간 넘게 지속되는 날도 있었다. 초음파 검사를 받아 보니 김 씨의 담낭 안에선 엄지손톱 크기의 담석이 여럿 발견됐다.
김 씨처럼 간이나 담도, 담낭 안에 돌이 생기는 담석증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7∼2012년 담석증 환자는 연평균 7.3%씩 증가했다.
담석증 환자 중엔 노년층 비율이 높다. 2012년 기준 연령별 담석증 환자를 조사한 결과 70대 이상이 25.3%로 가장 많았다. 50대 이상 환자는 전체 진료 환자의 68.8%를 차지했다. 천영국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담석증을 부르는 주된 요인 중 하나가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라면서 “나이가 들수록 담즙 내 콜레스테롤 농도를 조절하는 담즙산과 레시틴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새우나 달걀, 오징어처럼 콜레스테롤이 높은 음식을 많이 섭취하면 담석증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콜레스테롤은 지방성분이기 때문에 담낭 내 담즙에는 용해되지 않는다.
하지만 담즙산이나 세포막 구성물질 중 하나인 인지질과 함께 반응하면 담즙에 용해될 수 있다. 담낭에 용해된 콜레스테롤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해 담낭 안에 침전되면 담석으로 변한다.
체중이 단시간 지나치게 감소하거나 증가해도 담석증을 부를 수 있다. 체중이 급격히 감소할 때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비만 인구가 늘어나면서 젊은층에서도 담석증 빈도가 늘고 있다.
담석증의 초기 증상은 잦은 소화불량이다. 하지만 심한 경우 간과 담낭 부근의 복부가 갑자기 욱신거리기 시작해 길게는 5시간까지도 통증이 계속될 수 있다. 가슴속이 울렁거리고 구토를 동반하기도 한다. 별다른 증상이 없는 담석증은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낫기도 한다. 하지만 통증과 구토 등 증상이 심할 경우엔 수술이 필요하다.
담석증을 예방하기 위해선 식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배상준 일산병원 외과 교수는 “평소 콜레스테롤이 높은 음식 섭취를 줄여야 한다”며 “운동을 꾸준히 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