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클리닉]퇴행성 척추질환 ‘척추관 협착증’, 척추 내에 약물넣는 간단한 시술로 치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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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정형외과
척추신경성형술, 5∼10분이면 치료 끝
고령환자에도 안전하고 전신마취·흉터 없어 각광

제일정형외과병원 의료진이 허리 통증 환자를 대상으로 비수술적 치료인 신경성형술을 진행하고 있다. 제일정형외과병원 제공
제일정형외과병원 의료진이 허리 통증 환자를 대상으로 비수술적 치료인 신경성형술을 진행하고 있다. 제일정형외과병원 제공
서울 양천구에 사는 70대 노인 박모 씨는 3년 전부터 30분 이상 걸으면 허리가 뻐근하고 다리가 저렸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겨왔다. ‘나이가 들어서 그러겠지’라고 여긴 것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통증은 견디기 힘들 정도로 심해졌다. 병원을 찾은 박 씨는 ‘척추관 협착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심할 경우 신경장애가 올 수도 있는 병이라고 했다.

박 씨는 협착 정도가 심하지 않아 비수술적 요법인 신경성형술 치료를 받고 집에 돌아올 수 있었다. 박 씨는 “가벼운 허리 통증도 무시하지 말아야 큰 불행을 막을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며 다행스러워했다.

박 씨처럼 ‘말년에 허리 안 아픈 사람이 어딨어’라고 생각했다가 병을 키우는 노인이 많다. 특히 허리가 아프면 ‘수술’을 해야 한다는 공포감 때문에 병원 가기가 꺼려질 수 있다. 실제로 3년 전까지만 해도 척추 질환은 수술 치료의 비중이 높았다. 2011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척추질환으로 수술을 받은 환자는 약 15만 명으로 전체 질환 중 네 번째로 많았다.

허리질환 90%가 비수술 요법으로 치료


하지만 최근에는 비수술적 치료가 발달해 병원을 가는 것을 주저할 필요가 없어졌다. 제일정형외과병원 김재훈 원장은 “허리가 아프면 수술에 대한 두려움이나 불안감 때문에 병원을 찾지 않다가 더 악화돼 찾아오는 경우를 볼 수 있다”며 “대소변 장애, 다리 마비증상 등 증세가 심할 때에만 수술이 필요하고 실제 척추질환 환자 중 90% 정도는 수술 없이도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척추관 협착증은 대표적인 퇴행성 척추질환이다. 나이가 들면서 척추 디스크의 수분함량이 줄면서 미세한 균열이 생기고 척추 뼈가 미세하게 흔들린다. 이런 상황이 심해지면 척추뼈의 간격이 좁아지고 척추의 작은 뼛조각들이 자라면서 척추 관절이 커진다. 무릎 관절염이 있는 환자들의 무릎이 커지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 척추 관절이 커지는 과정에서 척추의 신경 구멍이 막히면서 퇴행성 척추관 협착증이 생긴다.

처음에는 단순 요통이나 양쪽 골반 부위로 통증이 나타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허벅지, 종아리, 발목, 발바닥까지 저릴 수 있다.

척추관 협착증은 신경마비까지 우려되는 질환이지만 조기에 발견하면 소염진통제, 근육이완제 등을 투여하는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등 보존적 요법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보존적 치료를 3개월 이상 받아도 호전되지 않을 경우 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하지만 수술은 대부분 전신마취가 필요하고 회복기간이 길고 절개 부위에 흉터가 남는다. 체력이 약한 노인이나 고혈압, 심장병,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는 수술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수술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고 통증을 없애는 비수술적 치료법이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다.

안전 정확, 신경성형술


척추신경 성형술은 대표적인 비수술 요법이다. X선 영상기기가 장착된 1mm정도의 특수관(카테터)를 추간판과 신경 압박 부위까지 정확하게 집어넣어 눌린 신경을 풀어주거나 약물을 주입해 치료하는 방법이다. 시술 중 X선 영상을 직접 보면서 환자에게 정확한 염증 위치를 확인하기 때문에 정확성이 높은 편이다. 염증 부위에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 약물을 주입하기 때문에 효과적이다. 전신마취가 필요 없으며 흉터도 없다. 환자 상태에 따라 당일 또는 하루 입원만으로도 퇴원이 가능하다. 휴가를 오래낼 수 없는 직장인, 수험생 등이 선호한다.

제일정형외과병원 김경한 원장은 “신경 성형술은 5∼10분이면 시술을 할 수 있어 체력적으로 부담감을 갖고 있는 고령의 환자들에게 적합한 치료방법이다”고 설명했다.

신경 성형술은 반드시 숙련된 전문의에게 시술을 받아야 한다. 미세한 관을 시술 부위에 접근시킬 때 신경을 건드리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수술이 불가피할 경우는 4가지 대원칙을 적용한다. 부위마취, 최소절개, 무수혈, 단기 입원 등이 바로 그것이다. 4원칙은 고령 환자들의 체력적 부담을 낮출 수 있다. 가장 흔한 최소 수술 치료는 척추관 협착증 미세현미경 감압술이다. 절개 부위를 최소화하고 부분마취로 진행해 1시간가량이면 수술이 끝난다. 3∼5배율의 현미경으로 수술할 부위를 보기 때문에 정밀도가 높다. 주변 조직의 손상도 최소화한다. 출혈이 적어 수혈도 필요 없다. 최근에는 기술이 한 단계 더 발전된 일측접근미세 감압술이 개발돼 90세 이상 고령 환자들도 수술을 받고 있다. 관절내시경 수술도 절개 부위가 작고 후유증이 거의 없어 최근 선호도가 높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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