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2~4㎏ 감량 실천… 꾸준한 운동도 잊지마세요
다이어트+영양+운동… 건강한 체중감량법
키 156cm에 몸무게 84kg이었던 대학생 윤모 씨(23·여). 윤 씨는 최근 두 달 새 ‘폭풍 다이어트’로 20kg을 감량했다. 현재 몸무게는 64kg. 이제 10kg가량 더 빼는 게 목표다.
하지만 며칠 전부터 윤 씨 몸에 이상신호가 감지됐다. 머리를 감거나 빗질을 할 때마다 머리카락이 한 움큼씩 빠졌다. 밤에 잠도 잘 오지 않고 기운도 없었다. 월경도 제때 못하는 등 생리불순까지 겹쳤다. 단기간 몸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무리한 다이어트를 감행했던 게 문제였다. 윤 씨는 “두 달 동안 살을 빼기 위해 하루 한 끼 정도만 먹으면서 운동했다”며 “요즘엔 음식을 조금만 먹어도 위가 아프고 몸이 붓는 등 거부반응이 나타나 괴롭다”고 토로했다.
무더운 여름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다이어트에 돌입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팔과 다리가 여과 없이 드러나는 얇은 옷들을 자신 있게 입고 싶은 마음에 단기간의 무리한 다이어트도 마다하지 않는다. 하지만 급격한 다이어트는 몸을 해치는 지름길. 건강을 고려하지 않은 체중감량은 득보다는 실이 많다. 급격한 다이어트로 인한 부작용과 올바른 체중 조절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과도한 열량제한, 영양불균형 초래
체중감량을 하는 주된 이유는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암 등 비만이 부르는 각종 만성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또 날씬한 체형은 사회생활에 자신감을 주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줘 체중 관리에 적극적인 사람이 많다.
하지만 급격하게 체중을 감량할 경우 영양 상태의 균형이 깨지게 된다. 송미연 강동경희대병원 한방비만체험클리닉 교수는 “단시간에 살을 빼는 사람들은 주로 음식을 굶는 방식을 택하는데 이는 비타민, 무기질 등 필요한 영양소 공급을 막아 호르몬의 균형을 깬다”며 “탈모, 생리불순, 빈혈, 영양실조 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원푸드 다이어트’처럼 한 가지 성분만 섭취하는 다이어트법은 영양 결핍에 걸릴 위험이 크다. 송 교수는 “대표적인 원푸드 다이어트가 바로 ‘강냉이 다이어트’”라며 “정제된 탄수화물만 주구장창 먹으면 다른 음식 섭취량을 줄여도 영양분이 골고루 공급되지 않기에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급격한 다이어트, 간까지 손상시켜
단기간 급격하게 체중을 감량한 사람들은 쉽게 예전의 비만했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경향이 있다. 흔히 ‘요요현상’이라고 부른다. 무리한 다이어트로 피로가 쌓이는 등 체력이 떨어지면, 몸속 생체 시계는 원래의 기준점을 향해 되돌아가려는 시도를 한다. 지재환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 교수는 “단기간 다이어트에 성공했어도 올바른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하지 않으면 부작용과 요요현상을 피할 수 없다”며 경고했다.
간에도 무리가 갈 수 있다. 단기간에 무리하게 체중을 줄이면 내장지방 조직이 과다하게 분해되면서 지방산이 급격히 축적된다. 이 지방산이 간에 영양을 공급해주는 간문맥을 통해 간에 이르게 되면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일으킨다. 과다한 지방산이 유입돼 간을 손상시키는 것이다. 이향림 서울북부병원 내과 과장은 “식욕억제제와 같은 비만치료 약물도 과다 복용할 경우 간에 무리를 줄 수 있다”며 “간은 대사조절, 혈액조절, 쓸개즙 생성 등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관으로 한번 상처받으면 쉽게 회복되지 않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균형 있는 식사, 꾸준한 유산소 운동이 답
올바른 다이어트법으로는 역시 균형 있는 식사와 꾸준한 유산소 운동이 있다. 송 교수는 “식사량을 한번에 확 줄이기보다 평소 섭취량의 3분의 2가량 줄이면서 균형 있는 식사를 하는 게 중요하다”며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도록 식단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효과적인 체중 감량 목표는 어느 정도로 잡으면 될까. 지 교수는 “한 달에 2∼4kg, 즉 주당 0.5∼1kg 정도를 감량하는 것이 좋다”고 제안한다. 그 이상의 체중감량도 가능하긴 하지만, 한 달에 4kg 이상 체중감량을 하기 위해선 매일 2∼3시간 이상의 유산소운동을 해야 한다. 만약 식이요법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운동 시간은 그 이상으로 필요할 것이다. 지 교수는 “이는 바쁜 현대인들이 실천하기 어려운 기준”이라며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몸을 쉽게 지치게 하고 공복감에 따른 폭식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성공적인 운동요법을 위해선 지속성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강도가 낮은 운동부터 시작해 근육량을 서서히 늘려나가고 체내 산소섭취량을 점차 늘리면 과격한 운동에도 힘을 덜 들일 수 있게 된다는 것.
정인경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하루 20분씩 일주일 간격으로 10분씩 늘려나가는 것도 방법”이라며 “이후 운동시간을 약 1시간 정도 유지하면서 적정 운동 강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권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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