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박모 씨(22)는 점점 따뜻해지는 날씨에 걱정이 부쩍 늘었다. 하루에도 8번 이상 패드를 교체할 정도로 남들보다 월경량이 많기 때문. 박 씨는 “얇아지는 옷차림에 혹시라도 티가 날까 봐 신경 쓰인다”며 “장마철 날씨가 습해지면 불쾌지수도 더 높아질 텐데 걱정이 많다”고 했다.
건강보험공단 통계자료에 따르면 박 씨처럼 월경과다증상, 또는 월경불순을 겪는 여성은 지난 6년 사이 49.3%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월경량이 과하게 많거나 주기가 일정치 않다는 건 내분비 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이임순 순천향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월경과다증은 현대 여성들의 과도한 스트레스나 무리한 다이어트, 기타 환경적 요인에 의한 호르몬 불균형, 약물 남용, 자궁 이상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며 “장기간 방치하면 철 결핍성 빈혈뿐 아니라 내분비 기능 이상 등의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전했다.
월경과다증은 과도한 월경량에서 오는 빈혈, 극심한 월경통, 피로나 실신 증상 등으로 신체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또 화장실 출입이 잦아지고 남들보다 큰 패드를 사용하는 데서 오는 자괴감 등으로 심리적으로도 위축될 수 있다.
하루 10개 이상의 두꺼운 패드를 사용하거나 월경 기간이 일주일 이상 지속된다면 월경과다증일 가능성이 높다. 월경 전후 평소에 없던 현기증을 느낀다면 과도한 월경량으로 인한 빈혈일 수 있으므로 산부인과를 찾아 월경과다증 여부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이 교수는 “부인과 종양이나 암의 원인이 될 수도 있어 진단과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월경과다증을 예방하기 위해선 호르몬이 원활히 기능할 수 있도록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급격한 체중 변화, 심한 운동 등은 피하고 걷기, 요가 등을 통해 자궁을 튼튼하게 해주는 것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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