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궁금해요]발냄새 방치땐 발바닥 세균이 피부 침투… 통풍 잘시켜주고 비누-세정제로 씻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9일 03시 00분


신정원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신정원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Q.여름철 심해지는 발 냄새,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서울 강남구 이준호 씨(29·회사원)

A.발 냄새는 날이 덥고 습할수록 특히 심해집니다. 발에서 나는 땀과 세균이 만나 냄새를 만들기 훨씬 수월해지는 환경이 되기 때문입니다.

사실 발에서 나는 땀 자체는 대부분 물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냄새가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이 땀이 피부를 타고 흐르면서 각질을 무르게 만들고 여기에 세균이 대량 번식하면서 문제가 생기죠. 세균 증식 과정에서 시큼한 악취를 풍기는 ‘이소발레릭산’이라는 화학물질이 만들어지는데 이것이 바로 여름철 발 냄새의 주범입니다.

심한 발 냄새는 냄새 그 자체보다 더 큰 질환으로 이어질 소지도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냄새를 풍기는 발을 방치하면 혐기성(공기를 싫어하는) 세균이 2차적으로 피부로 침투합니다. 이때 발바닥에는 분화구 모양의 구멍이 송송 뚫리는데 이를 ‘오목각질융해증’이라고 합니다. 이 질환은 살이 썩는 냄새뿐만 아니라 엄청난 통증을 유발합니다. 낫기 위해서는 장기간 항생제 치료까지 받아야 하기 때문에 철저한 예방이 중요합니다.

발 냄새를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발을 건조하게 유지하고 통풍이 잘되도록 해야 합니다. 장화나 워커, 부츠처럼 밀폐된 신발보다는 샌들이나 통풍이 되는 재질의 운동화를 신는 것이 좋습니다. 될 수 있으면 실내에서는 신발을 벗거나 슬리퍼를 신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땀을 많이 흘리고 난 뒤에 세척도 중요합니다. 단순히 물로만 발을 씻기보다는 평소 발 냄새가 심한 사람은 항균비누나 세정제를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민간처방으로 실시하는 마늘이나 식초, 카레, 술 같은 음식은 오히려 악취를 악화시키고 다른 피부질환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합니다

이 같은 조치를 했는데도 발 부위에서 땀이 많이 분비되고 냄새가 난다면 다한증 치료를 해야 합니다. 다한증 치료를 위해서는 약물요법, 발바닥에 미세한 전류를 흘려보내는 치료, 보톡스나 수술 등의 방법을 씁니다. 드물지만 비만, 당뇨병, 갱년기증후군, 갑상샘(선)기능항진증 등 내분비계 질환으로 땀이 흐르는 경우에는 내과치료를 통해 발 냄새를 잡아야 합니다.

신정원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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