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팬지들이 의사소통하기 위해 서로 주고받는 몸짓의 의미가 밝혀졌다. 침팬지가 목소리로 대화하는 것은 아니지만, 몸짓을 소통 수단으로 쓴다는 점에서 '침팬지 언어'가 번역된 셈이다.
BBC는 7일 캐서린 호바이터 박사가 주도하는 연구팀이 우간다의 야생 침팬지 공동체에서 의사 교환을 5000회 관찰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침팬지들이 몸짓을 통해 구체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이 메시지가 19가지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호바이터 박사에 따르면 침팬지의 몸짓언어는 명확한 의미를 갖고 있는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가령 침팬지가 나뭇잎을 물어뜯는 행위는 명백하게 성적인 관심을 끌고자 하는 의미다. 그러나 뭔가를 움켜쥐는 행위에는 "그만 둬", "나한테 업혀", "저리 가" 등 다양한 뜻이 담겨 있다. 호바이터 박사는 침팬지의 몸짓이 다양하게 해석되지만 상황에 따라 명확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미 침팬지가 기분이 좋지 않은 새끼에게 발을 내미는 행위는 다른 뜻이 아닌 "내 등에 올라 타"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몸의 특정 부분을 상대방에게 보여줄 때는 그 부분의 털을 다듬어달라는 뜻으로, 상대방을 손등으로 가볍게 밀 때는 "저리 비켜"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캐서린 호바이터 박사는 "앞선 연구에서는 유인원이 상대방이 지르는 소리(음성)에서 정보를 이해한다고 알려졌었다"며 "이번 연구는 침팬지의 몸짓이 의미를 담은 의사소통 수단이라는 것을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호바이터 박사는 "인간과 침팬지만이 상대방에게 메시지를 의도적으로 전달하는 의사소통 체계를 갖고 있다. 이런 점에서 침팬지의 몸짓 언어가 놀라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잔 슐츠 매사추세츠대 진화생물학 교수는 "인간 언어의 진화 과정 중 모호한 부분을 이번 침팬지 언어의 발견이 채워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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