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건희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지자 세계적인 대기업 총수도 피해가지 못한 ‘심근경색’에 대한 궁금증이 일파만파 퍼져 가고 있다. 아는 것이 힘! 우리 몸의 엔진 역할을 하는 심장의 질환별 종류와 증상, 자가진단법을 알아보자. 심장근육의 빈혈 ‘관상동맥 질환’ 심장의 대부분은 전신의 혈관으로 피를 뿜어주기 위해서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고, 원활한 작동을 위해서는 심장근육 자신도 충분한 혈액 공급을 필요로 한다. 관상동맥이란 심장근육으로 혈액을 공급하는 큰 동맥혈관 3가지를 말한다. 하지만 심장이 필요로 하는 혈액의 양은 일정하지가 않다. 예를 들어 수면을 취할 때는 혈액의 공급이 소량만 이루어져도 되지만, 격한 운동을 할 때는 수면 시 수배가 넘는 혈류 공급이 있어야 심장근육이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다. 이렇듯 혈액의 공급량을 조절할 수 있으려면 관상동맥의 크기가 적절하게 변화될 수 있어야 하는 것. 하지만 이러한 관상동맥에 동맥경화증에 의한 심한 협착병변이 생기게 되면 심장근육이 필요로 하는 만큼의 충분한 혈액을 공급하지 못하게 되어 심장근육에 빈혈이 생기게 되는데, 이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질환들을 포괄적으로 ‘관상동맥 질환’이라고 하며, ‘협심증과 심근경색증’이 그 대표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
관상동맥질환의 원인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박덕우 교수는 관상동맥질환의 원인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관상동맥질환의 대부분은 관상동맥에 동맥경화가 생기는 것입니다. 동맥경화란 말 그대로 동맥혈관에 여러 가지 물질이 축적되어 돌같이 딱딱해지는 것이죠. 동맥경화증이란 노령화 현상의 하나로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기 시작하는 혈관의 병적인 상태로 이해할 수 있으며, 엄밀한 의미에서 완전한 예방이나 치료는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이는 자연스러운 노령화현상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협심흉통의 증상으로 위험을 사전에 감지할 수 있을까. “흉통의 양상은 환자들에 따라서 ‘가슴을 짓누르는 듯하다’, ‘가슴이 빠개지는 듯하다’, ‘숨이 차다’, ‘고춧가루를 뿌려 놓은 것 같다’ 등 아주 다양하게 표현됩니다. 흉통이 관상동맥질환을 가진 환자들이 가장 흔하게 호소하는 증상이지만, 드물게는 호흡곤란이나 갑작스러운 부정맥 혹은 심장박동이 불규칙하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으며 불행하게도 심장마비 혹은 급사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협심흉통 자가진단 가만히 앉아 있는 휴식기간에는 통증이 없다가 급히 움직이는 운동을 할 경우 통증이 유발된다. 대부분의 경우 흉통은 2~3분 지속되다가 안정 시 없어진다. 협심흉통이 30분 이상 지속되는 경우에는 심근경색의 가능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협심증과 심근경색증의 차이점 협심증은 심장근육의 혈류공급 감소로 심근에 허혈상태가 초래되어 환자가 흉통을 느끼게 되는 일련의 병리상태를 일컫는다. 이에 비해 심근경색은 심근허혈 상태가 지속되어 심장근육의 일부가 죽은 상태로 안정이나 약물투여에 의해서도 심근손상은 다시 회복이 어렵고 급성심근경색이 진행되는 동안 반수 이상의 환자가 심한 부정맥 등으로 사망할 수 있다. 협심흉통이 30분 이상 지속되는 경우는 심장전문의의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질환들은 보통 운동을 하면서 심전도를 찍은 운동부하검사, 동위원소 단층촬영, 심장 초음파검사 등으로 진단받게 된다. 협심증 및 심근경색증의 치료방법은 크게 2가지로, 약물치료와 그물망 삽입술이라고 하는 수술적인 치료방법이 있다. 삼성 이건희 회장은 급성 심근경색 이후 막히거나 좁아진 혈관을 뚫고 넓히도록 설계된 금속그물망 ‘스텐트’를 삽입하는 시술을 받았다.
어떤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냐는 환자에 따라 다르다. 그물망 시술은 1991년 서울중앙병원 심장내과에서 국내 최초로 시작되었으며 최근 들어 개발된 코일형의 그물망은 기존의 튜브형에 비해서 방사선 투시에 잘 보임으로써 시술을 비교적 용이하게 할 수 있다. “코일형 그물망은 유연성이 좋아서, 협착병변이 관상동맥의 멀리 떨어진 부위에 있거나 심한 굴곡이 있는 혈관의 병변에 있어서도 효과적인 시술을 할 수 있습니다. 코일형 그물망의 경우 98%의 높은 시술 성공률을 보였으며, 6개월 후 재협착률은 15%로 기존의 다른 그물망의 보고에 비해서 우수한 시술 성적을 보였습니다.” 개폐작용 문제 ‘심장판막질환’ 심장판막질환이란 판막의 열고 닫히는 개폐작용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를 지칭한다. 기능적으로 판막이 잘 열리지 않는 경우를 협착증이라 하고, 반대로 열리기는 잘하지만, 꽉 닫히지 않아 피가 역류하는 경우를 폐쇄부전증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심장판막질환의 원인은 무엇일까. “태어날 때부터 구조적 이상이 동반되는 선천적인 경우도 있을 수는 있지만, 이는 매우 드문 현상입니다. 대개는 후천적으로 구조적인 병변이 발생되어 기능장애를 초래하게 됩니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흔한 원인으로는 초등학교 혹은 중학교 시절 목감기의 후유증으로 류마티열이라는 질환을 앓고 난 뒤 심장판막이 망가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외에 퇴행성질환을 들 수 있습니다.” 심장판막질환의 치료방법으로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심장을 절개하여 병든 판막을 제거하고 인공판막으로 대체하는 판막지환술은 보편적으로 시행되는 수술법이다. 최근에는 판막을 대체하지 않고 병든 자기 판막을 수선하여 계속 사용하게 하는 성형술도 시행되고 있다. 그리고 인체의 적절한 보상기전을 염두에 두고 내과적인 약물치료로 충분히 안정시킬 수 있는 경우가 있다. 심장판막질환 자가진단 처음에는 심한 운동이나 움직일 때만 호흡이 가빠지는 것을 느낀다. 점차 악화되면 안정 시에도 호흡이 가빠지고 똑바로 누워서 잠을 못자 꼬박 앉아서 밤을 새우는 경우도 있게 된다. 이때에는 기침 및 가래가 심하며 흉통을 느끼게 되는 경우도 있다. 콜레스테롤 증가 ‘고지혈증’ 고지혈증은 혈액 속에 지방 성분이 높은 상태로 총콜레스테롤이 240mg/㎗을 넘거나 중성지방이 200mg/㎗을 넘는 경우를 뜻한다. 고지혈증 중 콜레스테롤이 주로 증가하는 경우는 90% 이상이 유전적인 소인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에 중성지방의 증가는 이차적인 원인인 당뇨병, 비만증, 지나친 음주 등과 관련이 있다. 박 교수는 식이요법으로 콜레스테롤 섭취를 줄이고 하루 섭취 칼로리를 제한하는 방법을 권장한다. “비약물요법에는 식이요법, 운동요법 및 제2차적인 원인 제거를 들 수 있습니다. 식이요법으로는 하루 콜레스테롤의 섭취를 300mg으로 줄이며, 중성지방이 증가되어 있는 경우에는 동물성 지방 섭취의 감소 및 하루 섭취 칼로리를 제한하는 식이요법이 권장되고 있습니다. 운동요법으로는 일주일에 3회 이상, 한 번에 30분 이상씩 조깅 정도의 운동이 권장되고 있으며, 이는 특히 중성지방의 감소와 HDL의 증가에 도움이 됩니다.” 이차적인 원인의 제거로, 당뇨병을 가진 경우에는 혈당의 적절한 조절이 필요하며, 지나친 음주를 삼가고 금주나 소량의 음주(하루에 소주 2잔 정도)로 만족해야 한다. 약물요법을 필요로 하는 경우, 꾸준하고 적극적인 치료를 함으로써 가장 무서운 성인병인 관상동맥질환이나 뇌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말 :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박덕우 교수 사진·기사제공 : M미디어 라메드, 류아연 기자 (kss@egih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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