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와 둘째가 모두 신생아 황달로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기자는 황달 치료에 대해 남다른 관심이 많다. 대개는 1, 2주 지나면 저절로 없어지지만 그동안 황달 수치를 체크하면서 광선 치료를 받아야 된다.
첫째와 둘째 모두 생후 3일째 ‘생리적 황달’이 나타나 하루 종일 벌거숭이가 된 채 광선치료를 받았다. 치료 6일 만에 황달 수치가 많이 떨어져 퇴원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광선치료는 특수한 파장의 불빛을 아이에게 쬐어 황달의 원인이 된 빌리루빈을 신장으로 직접 배출되게 만드는 원리이다. 그러나 치료를 위해선 인큐베이터 안 아이의 옷을 모두 벗긴 뒤 눈을 보호하기 위해 안대를 씌우고 강한 불빛을 쬐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지켜보는 부모에게는 힘든 시간이 아닐 수 없다.
모유로 생긴 신생아 황달일 가능성도 있어서 모유 수유의 제일 중요한 시기에 모유 수유를 끊어 버리기도 한다. 아기도 고생이다. 황달 수치 검사를 위해 뾰족한 바늘을 발뒤꿈치에 찔러 피 검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약물 사용 대신 인체에 큰 부담을 주지 않는 조명만으로도 질병을 치료한다는 것은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날로 발전하는 기술 덕분에 많은 제품들이 더욱 간편해지고 스마트해지면서 신생아 황달을 진단, 치료하는 부분에서도 눈에 띌만한 따뜻한 의료기기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필립스의 빌리체크는 비침습적으로 신생아 황달을 검사하는 기구로 주삿바늘 대신 아이의 머리나 가슴 피부에 따뜻한 조명을 비춰 통증 없이 빌리루빈 수치를 확인할 수 있다. 한국 드레가의 JM-105도 필립스의 빌리체크처럼 신생아 황달의 빌리루빈 수치를 비침습적으로 간단히 검사할 수 있다. 특히 바코드 측정 장치도 있어 신생아의 빌리루빈 수치를 자동으로 전자 차트에 전송할 수 있다.
황달 광선 치료도 치료형태가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필립스 빌리티엑스(BiliTx)는 담요 형태의 패널로 아기의 피부를 부드럽게 감싸 빛을 흡수시켜 황달을 치료하는 방식이다. 블루 LED 조명과 광섬유패널을 사용하는데 피부 접촉 면적이 넓어 치료되는 속도도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아이가 부모의 품에 안겨 따뜻하고 편안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일종의 캥거루 케어를 가능하게 해준다.
또 GE 헬스케어는 2011년부터 국내에 도입한 빌리소프트를 신생아 황달 치료에 활용하고 있다. 필립스의 담요와는 달리 패드 형태로 나와서 위에서 쬐는 광선에서 도달하지 못하는 등 뒤쪽 부분의 황달 치료에 많이 사용된다.
그러나 생후 3주 이후에도 황달이 지속되는 경우엔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때는 다른 원인에 의한 병적 황달이 아닌지 의심해야 한다. 흔한 원인으로는 담낭에서 담즙이 빠져나오는 길이 막혀 생기는 담즙 정체가 있다. 또 모유의 유당을 분해하지 못하는 갈락토스혈증이나 갑상샘(갑상선) 기능 저하증, 적혈구의 이상, 간 이상 등도 가능하다. 모두 치료가 만만한 질환이 아니다. 어떤 원인이든 황달이 오래 지속되는 것을 방치하면 자칫 뇌에 손상을 입는 핵황달에 걸릴 수 있다. 외국 자료에 따르면 황달 수치가 25를 넘게 되면 핵황달에 걸릴 가능성이 최대 0.15%까지 나온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