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여성이 수면클리닉을 찾아왔다. 평소 코골이가 심한 편이어서 남편으로부터 시끄러워서 함께 자기 힘들다는 핀잔을 들어왔다고 했다. 동창들과 여행을 가서 방을 함께 쓰게 됐는데 자신의 코골이 때문에 잠을 설쳤다는 원망을 듣게 되면서 코골이 치료를 결심했단다.
그녀는 “코골이 수술은 너무 아플 것 같고 수술 뒤에도 재발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수술은 받지 않기로 했다”면서 “함께 여행을 갔던 친구가 자기 전에 치아에 틀니처럼 장치를 끼고 자면서 이걸로 코골이가 없어졌다는 말을 듣고 나도 그 장치를 만들어서 착용하고 싶어서 찾아왔다”고 말했다.
치아에 착용해서 코골이를 치료하는 장치를 구강내장치(Oral appliance) 혹은 코골이장치라고 한다.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은 바로 누웠을 때, 중력의 영향으로 혀가 아래로 처지면서 기도를 막아서 생긴다. 이때 틀니와 비슷하게 생긴 장치를 치아에 끼고 자면, 아래턱을 앞으로 당겨줘 혀가 기도를 막지 않게 해서 효과를 나타낸다.
기도 구조의 특성상 혀가 두껍고 아래턱이 작거나 뒤로 밀려 있는 경우에 특히 효과가 좋다. 또 수술 부작용을 걱정하는 사람 또는 수술을 받았음에도 재발한 경우에 적합하다. 수면다원검사상 호흡장애지수가 25 미만으로 중간 이하의 수면무호흡증에서 효과가 좋다.
구강내장치는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에 대한 치과적인 치료여서 치과에서 제작한다. 착용 뒤 처음엔 약간 어색한 느낌이 들지만 2, 3일이면 쉽게 적응한다. 그러나 턱관절에 장애가 있거나 치아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이 장치가 적합하지 않다. 상하악이 붙어 있는 일체형과 상하악의 상대적 위치를 조정할 수 있는 조정형이 있다.
구강내장치는 아래턱을 내미는 정도에 따라 치료효과가 달라진다. 일체형은 저렴하지만 처음 만든 장치가 효과가 없으면 다시 제작해야 하고 착용 시 답답함이 단점이다.
한편, 조정형은 재제작 없이 간단하게 추가 조정할 수 있고 착용 중에도 턱을 움직일 수 있어서 편안하지만 비용은 조금 비싸다. 조정형 장치의 경우, 일정기간 착용한 뒤 수면검사를 통해서 치료효과를 평가하고 추가 조정하는 단계를 거친다.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은 원인이 다양하다. 연령과 기도구조에 따라 적합한 다양한 치료법이 있다. 이 중 구강내장치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비수술적 치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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