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y&Beauty]연세사랑병원, 3D프린터로 딱맞는 수술도구 제작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9일 03시 00분


‘인공관절 수술’… 정확성 높이고 수명연장까지 기대

김용찬 연세사랑병원 원장이 환자에게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 도구를 설명하고 있다.
김용찬 연세사랑병원 원장이 환자에게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 도구를 설명하고 있다.
무릎 퇴행성관절염은 대다수의 중장년층이 앓고 있는 대표적 노인성 질환이다. 특히 중년 여성들은 쪼그려 앉아 걸레질을 하는 등의 가사를 오랜 기간 해오면서 무릎 연골이 손상되고, 폐경을 거치면서 무릎 연골이 더 약해져 퇴행성관절염으로 이어지게 된다.

연골은 무릎을 보호하며 완충작용도 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노화로 인해 손상을 받고, 닳게 된다. 문제는 연골이 한 번 손상되면 자체 재생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만약 치료시기를 놓치고 연골이 다 닳아 뼈와 뼈가 부딪히는 퇴행성관절염 말기까지 진행된다면 인공관절을 이식하는 수술까지 고려해야 한다.

극심한 통증 없애는 인공관절

인공관절 수술은 염증을 일으키는 관절 대신 인체에 해가 없는 인공 세라믹이나 금속 재질 등으로 만든 인공관절을 무릎 내에 이식하는 것이다. 퇴행성관절염 말기로 고통을 받던 환자에게 인공관절 수술을 시행하면 극심했던 통증이 사라진다. 또 다리의 통증이 없어지면서 움직임이 많아지기 때문에 무릎의 운동성 역시 높아진다. 인공관절의 수명은 환자의 몸 상태, 활동량, 수술 정확성 등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보통 15∼20년 정도이므로 수술에 앞서 시기를 잘 고려해야 한다. 이 때문에 주로 재수술에 대한 부담이 없는 65세 이상의 고령 환자들에게만 수술을 권유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강동 연세사랑병원 관절센터 김용찬 원장은 “퇴행성관절염 말기에는 통증이 극심해 걷기가 힘들고 다리가 휘어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며 “꾸준한 재활운동을 통해 근력을 강화하고 무릎 기능을 회복시킨다면 원활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인공관절 수술에도 3D 프린터 이용

최근에는 3D프린터를 이용해 인공관절 수술의 정확성을 높이고 수명연장까지 기대할 수 있는 수술법이 도입돼 주목을 받고 있다. 3D 프린터로 환자 개개인의 무릎에 맞는 수술도구를 제작해 수술을 하는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이 그것이다. 미국에서는 2009년부터 시행됐고, 국내는 2010년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을 얻은 다음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지난해에만 전 세계에서 4만 건가량 시행된 것으로 학계에 보고되고 있다.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은 일단 수술 1, 2주 전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해 무릎 관절의 모양과 크기를 정확하게 측정한다. 이후 환자의 무릎을 3D 입체영상으로 만들어 환자의 무릎 모양을 재현한 뒤 3D 프린터를 이용해 연골 병변의 두께, 모양, 하지정렬에 맞는 인공관절모형을 제작한다. 이 모형에 맞게 인공관절이 정확하게 삽입될 수 있도록 컴퓨터와 3D 프린터로 관절 모양을 절삭하는 수술도구를 제작해 수술한다.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은 MRI, CT 등 3차원 이미지를 통해 환자의 무릎모양을 정밀하게 측정하기 때문에 무릎 절개를 하지 않아도 무릎 뼈와 수술도구를 환자의 무릎에 맞게 정확히 제작할 수 있다. 또 수술 전 환자의 무릎을 보며 수술 계획을 미리 세우고, 수술 중에도 환자 맞춤형으로 제작된 수술도구로 수술을 하기 때문에 정확한 수술이 가능하다. 수술의 정확성이 높아져 절개 부위가 축소되며 수술 시간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기존 인공관절 수술은 수술시간이 너무 길어서 폐부종, 하지정맥혈전증, 폐색전증, 출혈량 증가 등의 합병증이 생기기도 했지만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은 이런 합병증도 줄일 수 있다.

오차 없이 정확한 수술 가능

사람마다 무릎 관절의 모양, 구조는 다 다르다. 인종, 생활습관, 관절염의 진행 정도 등에 따라 관절의 모양도 달라진다. 기존 인공관절 수술은 이런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같은 수술방법을 적용했다. 특히 인공관절을 삽입할 위치를 잡기 위해 관절 부위를 잘라내면서 인대, 근육 등 주변 연부조직이 손상되기도 했다. 수술 후 부자연스러움, 하지정렬의 부조화 등의 부작용도 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은 수술 전 환자의 무릎 모양과 중심축을 파악하고 수술 도구를 제작하기 때문에 잘라낼 손상 조직의 위치와 각도를 정확하게 정할 수 있다. 정확하게 정렬 축을 맞춰 수술하기 때문에 오차 없이 정확한 수술이 가능한 것이다.

특히 인공관절 수술은 하지정렬을 정확히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정렬은 우리 몸의 몸무게를 지탱하는 중요한 요소로 인공관절의 수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은 하지정렬을 정확히 맞추기 때문에 인공관절의 수명을 연장하는 것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지난해까지는 환자의 무릎 모형을 미국 업체에 의뢰해 약 6∼8주 정도 뒤에야 수술이 가능했지만 최근에는 3D 프린터를 이용하여 맞춤형 수술도구를 제작하는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되면서 1, 2주 정도면 수술이 가능해졌다.

강남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원장은 “3D 프린터로 제작된 맞춤형 수술도구를 이용하기 때문에 수술 오차범위를 줄일 수 있어 정확성이 높다”며 “특히 하지정렬 축을 정확하게 맞출 수 있어 인공관절 자체의 수명 향상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최윤호 기자 uk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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