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지구’(오른쪽 아래) 상상도. 슈퍼지구 내부에 암석이 녹아 만들어진 ‘마그마의 바다’가 있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이언스 제공
미국 연구진이 ‘슈퍼지구’ 내부에나 있을 법한 ‘우주 물질’을 실험실에서 인위적으로 만드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슈퍼지구는 태양계 바깥을 돌아다니는 행성 중 암석으로 이뤄진 지구형 행성을 말한다.
마리우스 밀로 로런스리버모어 국립연구소 박사팀은 ‘스티쇼바이트(stishovite)’라는 광물에 500만 기압에 이르는 초고압을 가해 지구 질량의 5배가량인 천왕성과 해왕성급의 슈퍼지구 내부 상태를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과학학술지 ‘사이언스’ 23일자에 발표했다.
스티쇼바이트는 지구의 지각을 이루는 주성분인 이산화규소(SiO2)의 구조가 변해서 만들어진 물질이다. 지상에서 스티쇼바이트가 만들어지는 경우는 운석이 땅에 충돌하면서 순간적으로 엄청난 고온고압 상태가 될 때뿐이다.
연구진이 스티쇼바이트에 500만 기압을 가한 뒤 서서히 온도를 높여주자 8000도 근처에서 스티쇼바이트가 녹기 시작했다. 밀로 박사는 “슈퍼지구 내부에 암석이 녹아 만들어진 ‘마그마의 바다’가 존재할 수 있다는 뜻”이라며 “슈퍼지구의 지각 바로 아래 맨틀과 그 아래 핵 사이의 경계면이 이런 상태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우리 은하에서 발견된 외계 행성은 1000개가 넘는다. 밀로 박사는 “이번 연구는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슈퍼지구를 찾는 단서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태양계 형성 과정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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