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호주 아시안컵 결승전을 앞두고 있는 축구대표팀의 우승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영국 연구진은 선수들의 생체시계를 조절하면 경기력을 최고로 끌어올리는 데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롤런드 브랜드스태터 버밍엄대 생명과학과 박사팀은 선수들의 경기력이 시간대에 따라 최대 26%까지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 29일자에 발표했다. 브랜드스태터 박사는 “경기력에서 1% 차이는 경기 결과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가령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남자 육상 100m에서 2등과 4등이 뒤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당시 2등은 9.89초, 4등은 9.93초를 기록했다.
연구진은 평균 연령이 22.5세인 운동선수 121명을 수면 습관에 따라 ‘아침형’ ‘저녁형’ ‘중간형’으로 나눈 뒤 하루에 여섯 차례 지구력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를 토대로 운동능력이 최고로 향상되는 시간대를 분석했다.
그 결과 아침형 선수는 평균적으로 눈을 뜬 지 5시간 36분 뒤인 낮 12시 20분에 운동 능력이 가장 뛰어났다. 반면 저녁형 선수는 일어난 지 11시간 11분 뒤인 오후 7시 40분에 최상의 컨디션을 나타냈다. 중간형 선수는 기상 후 6시간 30분이 지난 오후 3시 50분에 정점을 찍었다. 이는 일반적으로 선수들의 경기력이 저녁에 최고조에 이른다는 통념과 배치되는 결과다.
연구진은 그 이유로 스테로이드 호르몬인 코티솔을 지목했다. 브랜드스태터 박사는 “저녁형 선수는 수면을 유도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가 늦어지면서 덩달아 코티솔의 분비도 지연된다”면서 “근육이 힘을 내는 데 코티솔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운동능력이 최고조에 이르는 시간대도 저녁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동호 인하대 예술체육학부 교수는 “자고 일어난 직후에는 운동능력이 떨어지는 만큼 한국스포츠개발원은 태릉선수촌이 아침식사 전에 실시하는 새벽훈련의 강도를 낮추도록 권고하고 있다”며 “시차가 다른 해외에서 경기를 할 때는 멜라토닌을 섭취하고 일찍 자는 전략을 쓰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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