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숭현 극지연구소 선임연구원 발표
기후변화가 지각에 미치는 영향… 결정적인 증거 처음으로 제시
빙하기와 간빙기가 교대로 찾아오며 해저 지각 형성에 영향을 미쳤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한국 과학자에 의해 처음 제시됐다. 박숭현 극지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빙하기에 해저 지각이 많이 생기고, 간빙기에는 적게 형성됐다는 연구 결과를 ‘사이언스’ 6일자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지구의 지각은 맨틀 위를 덮고 있는 10여 개의 판으로 이뤄져 있다. 판과 판의 경계에서는 새로운 지각이 생성되거나 기존 지각이 소멸한다. 그간 학계에서는 빙하기와 간빙기 등 기후 변화가 해저 지각이 생성되는 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지만 증거는 찾지 못했다.
박 연구원은 국내 쇄빙선 ‘아라온호’를 타고 남태평양에 있는 호주-남극 중앙해령을 가로지르며 해저 지형과 지자기 측정을 진행했다. 이 데이터를 토대로 해수면의 높이가 100m 이상 낮아지는 빙하기에는 물이 해저 지각을 짓누르는 압력도 약해져 지각의 재료가 되는 맨틀의 녹는점이 낮아지고 결과적으로 지각이 많이 생성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반대로 간빙기에는 물의 압력이 커져 맨틀의 녹는점이 높아지면서 지각 생성이 적었다.
홍종국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이번 연구 결과는 지구 대기 상태의 변화가 지각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박 연구원이 논문의 유일한 한국인 과학자이자 교신저자로, 미국 하버드대와 영국 옥스퍼드대 등 세계 유수의 연구진을 이끌었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박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30일부터 프랑스 연구진과 함께 프랑스 다목적 연구선 ‘라탈랑트호’를 타고 이달 5일까지 호주-남극 중앙해령을 탐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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