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금연 성공’ 안도감 속 술자리 등서 자신도 모르게 한 대
25일부터 금연치료 건강보험 적용 의약품-보조제 비용 30∼70%지원
회사원 조모 씨(36)는 최근 다이어리에 ‘2012년 1월을 잊지 말자’고 적어 놓았다. 대학 1학년 때인 1997년부터 하루 평균 한 갑 정도의 담배를 피운 조 씨는 2012년 1월 생애 첫 번째 금연을 시도했다. 스스로도 놀랄 만큼 첫 한 달은 잘 참았다. 하지만 한 달을 넘어서서, 정확히 금연 5주차 때 있었던 거래처와의 회식에서 자신도 모르게 줄담배를 피우고 말았다.
전문가들은 금연 한 달 전후로 무심코 피운 담배 한두 대 때문에 금연에 실패하는 사람이 많다고 지적한다. 이 시기는 금연 1, 2주차 때만큼 금단 현상이 심하게 나타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정도면 금연에 성공했다’는 안도감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담배에 다시 손을 대는 이가 많다.
조홍준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금연 한 달 정도가 지나면 ‘담배 한 대 피우고 싶다’는 내면의 욕구가 동료들과의 식후 대화, 저녁 식사자리, 술자리 같은 데서 강하게 나타나고 무의식중에 흡연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흡연 욕구가 생길 수 있는 상황에 대한 자체 대비책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회식이나 거래처 식사처럼 오랜 시간 지속되는 저녁모임에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면 흡연 욕구가 생길 때마다 잠시 자리를 비우거나 찬물을 마시고, 사탕을 먹는 식으로 분위기를 전환하는 게 좋다.
설령 무의식중에 담배를 한 대 피우더라도 ‘목표가 무너졌다’ ‘역시 난 안돼’ 식의 자포자기는 금물이다. 조 교수는 “금연에 성공하려면 평균 5, 6번의 금연 시도가 필요하다는 연구도 많다”며 “금연에 실패하는 건 얼마든지 생길 수 있는 일이고 다시 도전하면 된다는 마음가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초 금연을 시도하다 최근 실패한 이들은 설 연휴 후에 재도전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때맞춰 25일부터 금연 치료에 대해 건강보험이 지원된다. 병·의원 금연 치료 프로그램을 통해 12주 동안 6회 이내의 상담을 받고, 금연 치료 의약품(부프로피온, 바레니클린)이나 금연보조제(패치, 껌, 사탕)를 처방받으면 비용의 30∼70%를 지원받을 수 있다. 12주를 기준으로 할 때 본인 부담금은 △패치 단독 사용 2만1600원 △패치와 껌 사용 13만5300원 △부프로피온 사용 5만1800원 △바레니클린 사용 15만500원 정도. 본인 부담 의료진 상담료는 최초 방문 시 4500원, 2∼6회 방문 시 2700원이다.
금연 치료 프로그램 관련 정보는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www.nhis.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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