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청으로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낀 이모 씨(63)는 몇 개월 전 보청기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없이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에 매료되어 저가형 보청기를 구입하였다. 착용 후 불편한 소리에 대해 몇 차례의 조절을 받아 보았으나 여전히 불편했다. 보청기를 판매한 사람은 “그냥 적응하라”고 말했지만, 제품을 계속 사용하긴 힘들었다. 그는 점점 난청으로 인한 불편함을 느끼게 됐다. 최근에 보청기 전문점을 전전하다가 결국 본원을 내원하였고, 본인 청력에 맞는 보청기를 처방 받았다.
한 번 손상된 청력은 다시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난청 초기에 보청기를 통한 청력 관리가 필요하다. 보청기의 올바른 처방을 위해서는 이비인후과 검진과 필수적인 몇 가지 청력검사를 통해 본인의 난청 정도와 유형을 파악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보청기 울림소리에 대한 민감도 △큰소리에 대한 민감도와 △소음에 대한 장애 정도 △말소리에 대한 인지력 △소리에 대한 방향감각, 즉 공간지남력 측정도 반드시 필요하다.
보청기 착용 후 보청기 소리의 울림현상이나 큰소리, 주변소음에 대한 불편함으로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사전 시행되어야 할 여러 가지 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탓이다. 검사 결과에 따라 보청기를 올바르게 처방받고, 지속적으로 조절 및 관리를 한다면 이런 문제는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이 씨 경우처럼 보청기에 대한 기본 상식 없이 보청기를 ‘단순히 구입해서 그냥 끼면 되는 기구’로 생각하고 가격에만 관심을 가지고 구매하는 경우엔 손해를 보기 십상이다. 보청기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고 더 나아가 난청을 조기에 치료할 수 있는 기회조차 잃게 될 수 있다. 저렴한 보청기 가격은 구매시에만 매력적인 사항이다. 즉 구매 후 수년간 사용하는 과정에서 그 효용성을 보장받을 수가 없다. 중요한 것은 구매 후에도 보청기 효과와 난청 진행 상황들을 확인하는 사후처리다. 값이 싸다고 해서 무턱대고 사면 이런 사후처리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오히려 보청기에 대한 안 좋은 기억만 남긴 채 착용을 포기해버리게 된다.
보청기는 가장 자연스러운 소리를 만들기 위해 정교하고 복잡한 기술들이 들어있는 첨단기기이다. 보청기에는 난청인 개개인의 소리에 대한 민감도를 반영하여 잘 들리게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 이런 기능들을 충분히 활용하여 난청인이 잘 들리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 때문에 가격만으로 보청기를 선택하면 문제가 된다. 특히 노인성 난청이나 소음성 난청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올바른 보청기 착용을 위해서는 신중하고 정확하게 자신의 상태를 판단해야 한다. 본인만의 특성에 맞출 수 있는 보청기 기종을 처방 받을 수 있어야 하고, 올바른 사후관리가 보장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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